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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깨알같이 재미있었던 미국직장의 송별회, 한국과는 좀 다르네!!

by 스마일 엘리 201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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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에 남편 직장 동료의 송별회가 있었답니다.
송별회의 주인공은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인이라 저랑도 좀 각별하게 지냈던 동생이기도 했어요.
같은 한국인이라는 유대감이 있어서인지, 더 가깝게 느껴지고, 남편의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누나'라고 부르며 (실은 아줌마라고 부르는걸, 협박해서 누나라는 호칭으로 하기로 상호 협약을 맺은 그런 돈독?한 관계지요) 사적으로 남편과 함께 한국음식도 먹으러 가고, 당일치기 여행도 다녀오고 했었네요.
아무튼 남편 직장 동료들이 이 친구의 송별회를 한 멕시칸 식당에서 열어주기로 했고, 저도 거기에 참석했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들께 미국인들의 송별회 분위기를 전해 드릴께요. 

 

미국사회는 워낙 가정 중심이라, 직장에서의 회식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고, 직장에서 주최하는 각종 파티 (바베큐 파티, 직장의 큰 행사등등)역시 부부 동반이랍니다.
처음에는 남편 직장의 회식인데, 아무 관련없는 내가 참석해도 되는건가 걱정되었지만 막상 가보니, 부부 동반, 심지어는 여자친구를 동반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분위기더라구요.
그렇게 항상 남편 직장의 식사 모임에 종종 나가다 보니, 이제는 뭐 회식이든 송별회든 뭐든 반드시 함께 참석하게 되었구요.
이번 송별회도 아내를 동반한 분이 저희 부부 외에 두분이 더 계셨고, 여자 친구를 데리고 오신 분도 계셨답니다.


이날 모인 인원은 총 20명이였는데요, 음식은 각자 입맞에 맞게 자기가 원하는 음식과 음료로 주문했습니다.
한국의 직장 모임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술!!!
하지만 미국인들은 마시고 싶은 사람만 주문하고, 누구도 술을 강요한다던지 하지 않습니다.
맥주를 주문하는 사람, 마가리타를 주문하는 사람, 콜라를 주문하는 사람, 쥬스를 주문하는 사람 가지 각색이고, 각자 주문한 음료를 들고 다함께 '건배' 를 합니다.
전 마가리타잔을 들고, 남편은 콜라잔을 들고, 어떤이는 물잔을 들고 건배를 했습니다.
그리고 송별회 주인공에게 직장 동료들이 준비한 선물 증정식도 하고 덕담도 건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

음식이 나오기 전에, 한 부부가 다른 식당에 이미 예약을 해 놓았기 때문에 가봐야 한다며 일어나더라구요.

송별회 주인공에게 인사차 잠시 참석하기로 하고, '거국적인 건배' 행사가 끝나자, 예약 된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간다며 나가는데도, 아무도 붙잡는 사람이 없었어요. 
다들 와줘서 고마웠다며 인사하고, 그 부부도 먼저 가게 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그렇게 가더라구요. 
한국의 분위기라면 직장 모임이 우선시 되어, 있던 약속도 취소하고 가야 되고, 도중에 약속이 있어 가봐야 된다고 하면 '에이~ 가지말고 그냥 여기서 먹어~ " 라고 붙잡는 분위기 속에 눈치봐가면서 일어서야 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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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면서 대화가 시작되었는데요, 인원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그룹별로, 각자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제가 있던 테이블에는 하필이면 남편의 상사분이 두분 계셔서 전 좀 경직되었더랬어요. 
그런데 의외로 대화 내용들이 가볍고, 재미있어서 두분의 직책 따위는 잊고, 나중에는 맞장구까지 쳐가며 즐거운 대화를 나눴네요. 
그중에 저를 빵 터지게 했던 대화는
 

남편의 상사분이 
내가 볼 때는 한국 여자들이 일본 여자들보다 훨씬 예쁜 것 같아요.
 
전 속으로 '너무 속보이는 멘트잖아' 하며
제가 한국인이라서, 제 앞이니까 그렇게 말씀하시는거죠???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니, 진짜로 그렇게 느꼈다니까요!!!!

근데 제가 여러번 말씀드렸지만 이곳에는 한국인이 정말 없어요.
여기에 사는 한국인을 찾을려고,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를 다 뒤지고, 남편 직장 동료들 다 수소문 했지만 제 블로그를 보고 연락주신 딱 1명의 한국인 외에, 전 한국 여자를 본 적이 없어요.
사실 이곳이 워낙 시골이라, 한국인이 여기까지 올 이유도 없는 곳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한국 여자를 보긴 보고 그런 말씀을 하시나 싶어
 
한국 여자를 본 적은 있으세요???

했더니 너무 당연하다는 듯
네, 당연히 본 적 있죠.

전 좀 놀랐어요. 그래서
진짜요??? 진짜 본 적 있으세요???

남편 상사분
당연하죠, 얼마전까지 계속 봤는데요???

전, 이곳에 또 다른 한국여자가 있다는 말에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정말요??? 어디서 만나셨어요????

남편 상사분

올림픽!!!!!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을 보고 한국 여자와 일본 여자의 미모를 비교하셨다는 말에 그만 빵~ 터지고 말았답니다.

이렇게 시작된 얘기가 흘러흘러 성형 수술 얘기까지 나와서 인터넷 뉴스에 나온 얼굴이 예쁘지 않아 바디모델로만 활동하다 성형수술 후, 방송 출연제의를 받았다는 한국의 모 모델분 얘기를 하면서 성형 전 사진을 보여 드렸더니 "성형전도 예쁜데?" 하시자 남편이
 
한국인들은 상대의 외모에 대해서 아주 직설적으로 말해서 깜짝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심지어는 제 와이프 가족들도 그녀에게  " 너 너무 뚱뚱해!!! ..... "

남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 너 너무 뚱뚱해" 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정말
일제히!! 단체로!! 합창하듯!! 
"오우! 워~ 워~ 워~
(저 순간 외양간으로 빨리 돌아가야 할 것 같은 강한 충동이 일었음 ㅋㅋㅋ)
그들의  반응에 제가 더 놀랬네요;;;;
사실, 미국인들은 상대방의 외모에 대해 직설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아주 무례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가족이라도 상대방이 상처 받을수가 있기 때문에 못생겼다던지, 뚱뚱하다던지 대놓고 말해선 안되는데 저희 가족들은 제가 한국 갈때마다 왜 이렇게 살쪘냐는둥, 뚱뚱하다는 둥, 살 빼라는 둥 하시니 그게 남편에게는 충격적이었나보더라구요.
마찬가지로, 남편의 동료분들도 너무나 직설적인 발언인 " 너 너무 뚱뚱해"에 놀라기도 했고, 미국인들의 기준으로 보면 제가 뚱뚱한것이 아니기도 한데, 뚱뚱하다고 했으니, 남편이 절대 입밖으로 내 뱉어서는 안되는 말을 내 뱉었다는 듯, 소몰이 사운드 동시 합창을 하더라구요. ㅎㅎㅎㅎ

이렇게 유쾌한 대화를 나누며 식사가 끝나자 계산을 할 시간이 되었는데요,
각자 먹은 것은 각자가 계산했습니다.

                                         (출처: google image )

송별회라고 해서 상사가 다 내어 준다거나, 또는 송별회 주인공의 음식값을 누가 대신 내어 준다거나 하지 않고, 각자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해서만 계산하더라구요.
제일 처음에 남편의 직장 회식에 참석했을 때, 각자 계산하는것에 좀 충격을 받았어요.
전체 금액에서 인원수대로 나눠서 똑같이 일정 금액을 낼거라고 예상했는데, 철저히 자기가 먹은 것에 대해서만 지불하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계산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내가 먹은 것이 남들보다 더 비싼 것일 수도 있고, 더 싼 것일 수도 있고, 또 나눠서 낸다면 내가 먹고 싶은것이 있어도 그것이 비싸다면 다른 사람에게 눈치가 보여 먹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철저하고 정확하게 계산한다면 내가 먹고 싶은것 눈치 볼 필요 없이 마음대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송별회가 끝나고 집에 오니 9시반, 남편과 저는 아직 여유있게 남은 불타는 금요일의 시간을 '독재자' 라는 영화 한편 다운 받아서 배꼽 빠지게 웃고 기분좋게 잠들었네요.

시작부터 끝까지 개개인의 취향과 의사가 존중되고, 부어라, 마셔라, 더 있다 가라, 2차 가자등의 실랑이 없이 깔끔하게 끝난 미국인들의 송별회, 그 분위기가 잘 전달 되었나요??
사진을 좀 찍어 왔더라면 좋았을텐데, 블로그에 올릴 생각은 전혀 못하고 갔던데다 남편직장 동료분들의 입담에 빠져서 그저 웃고 즐기다 와버려서 사진이 없는게 좀 아쉽습니다. 
다음 번 회식때 참석하게 되면, 사진을 좀 찍어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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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므로, 모든 미국인들의 송별회가 이것과 완전히 똑같은 식으로 진행된다고는 할 수 없다는 점, 알아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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