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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해운대, 커플티, 커플셔츠, 커밍 아웃, 동성애자, 미국의 동성애자, 성적 소수자, 유니폼, 꽃무늬 셔츠, 국제커플, 미국인 남편, 커피
한국 여행동안 깨알같은 에피소드가 많다고 말씀드렸었죠????
그 중에 하나~
저를 박장대소 하게 만들었던 일입니다.
남편과 저는 해운대에 5박 6일간 머물렀답니다.
밤에는 백사장을 산책하면서 바닷가의 낭만을 즐겼지요.
우리에겐 산책인데 남들 눈에는 아마도
우리를 탈출한 돼지마냥 갈팡질팡 뛰어 다니는 한 여자와
목줄 풀린 개마냥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한 남자로 보였을겁니다.
어쨌든 한밤중의 모래밭에 광년이와 광식이의 운동회를 끝내고, 해변가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 밤 커피 한사발 하러 갔지요.
그곳은 주문하면 바로 진동벨을 주고 기다렸다가 받아 와야 하는 곳!!!
남편과 함께 다소곳이 앉아, 창 밖으로 보이는 밤 바닷가 풍경을 만끽하는데
남편이 흐뭇한 아빠 미소를 지으며
귀여운 커플이군...
남편이 응시하고 있는 곳을 봐도, 남녀 커플은 없고, 남자 두분이 있을 뿐!!!
"엥??? 뭔소리야??? 귀여운 커플이 어디에 있어??? "
그랬더니 남편 왈~
저기 커플 셔츠 입은 커플 안보여??
그곳에 커플티를 입은 귀여운 커플들은 바로 이분들!!!!
해운대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꽃무늬 유니폼 셔츠를 입으신 남자 두분!!!!!!!!!!!!!!!!!!!!!!!!!
전 정말 남편의 이 기막힌 오해에 빵~ 터지고 말았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편은 왜 이분들이 커플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우선 추천 버튼 꾸욱~ 누르고 읽어 주실거죠??? 추천에 힘내서 글쓰는 엘리랍니다
첫째: 한국은 커플들이 커플티를 즐겨 입는다.
남편 역시도 신기하게 생각하던 한국 문화 중 하나인 커플들의 커플룩!!!
제가 일본인 친구들에게 설명했던 것처럼 남편에게도 커플티를 입는 이유에 대해서 똑같이 설명을 해 줬더랬어요.
같은 옷을 입고, 일체감을 느끼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가 커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라고...
저 남자분들이 유니폼처럼 보이지 않는 꽃무늬 셔츠를 두분이서 함께 입고 계셨으니 커플임을 밝히기 위해 입었다고 생각했나봐요.
둘째: 미국에서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그리 보기 힘든 광경은 아니다.
이건, 남편의 미국적인 사고와 한국의 커플룩 문화의 이해가 짬뽕이 되면서 생겨난 오해인데요, 앞서 말씀 드린것 처럼 미국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의외로 동성애자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고,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들도 많기 때문에 놀라거나,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아요.(남편의 직장 동료분 중에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분이 계시기도 하구요)
그냥 '아~ 동성애자인가보다!!! '하고 말뿐이죠.
그래서였는지, 한국에서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가 당당히 커플티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했대요.
셋째: 바캉스 분위기 물씬 나는 유니폼
남편의 오해를 부른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저 유니폼!!!!
휴양지에서 흔하게 입는 꽃무늬 셔츠가 유니폼일거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두 사람이 똑같이 입고 있고, 또 여기는 한국이니 당연히 커플셔츠라고 오해한거죠.
넷째: 야심한 시각에 남자 단둘이서 오붓하게 커피를...
저희가 커피숖에 갔던 시간이 거의 밤 11시가 넘은 시각!
아마도 저분들은 근무 중 휴식 시간이 되어 잠시 커피나 한잔 하면서 나른한 기운을 날려 버릴려고 했나 봅니다.
그러나 남편의 눈에는
커플 셔츠를 입은 남자들이
이 야심한 시각에
단 둘이서 커피를.............
마시러 왔으니 그 오해에 확신을 더해 줬나 봅니다. ㅡ.ㅡ;;;;
남편의 황당하고 기막힌 오해~ 저만 웃긴가요?????
그래도 제 남편이라 그런지 이런 귀여운 오해가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더라구요.
왜냐면 제 일본 친구들을 비롯해서 많은 미국분들이 커플룩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심지어 어떤 미국인은 커플룩을 입는 사람들이 멍청해 보인다고까지 해서 마음에 스크레치를 좀 입었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남편은 커플룩이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거죠.
게다가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협한 시각과 편견으로 그들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남편은 그들의 선택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유니폼을 입은 분들이 정말로 커플이였고, 그 유니폼이 커플 셔츠였다면 당당하고 귀여운 커플이라고 생각했을거래요.
이제 콩깍지 벗겨질때도 됐는데, 이런 말하는 남편에게 '나보다 더 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내 남편이라니;;; ' 하며 하트가 뿅뿅 솟아나던 밤의 엘리 이야기 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오해의 대상이 되셨던 두 분께 사과 드릴께용~밤 늦게까지 근무 하신다고 고생 많으시죠???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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