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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엄마표 돌케이크와 돌상으로 집에서 하는 돌잔치

by 스마일 엘리 2017.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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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글이 없어 또 뭔일 있나부다 하셨죠?

예에~

있었습니다.

 

지난 2주간 우리 제제 돌잔치도 했고, 또 일본에서 친구가 저를 만나러 이 먼곳까지 와 주었거든요.

그래서 2주동안 손님 치르느라 블로그 방치 했어요.

 

그 2주간의 이야기 중 일부 제제의 돌잔치에 대한 수다를 떨어 보겠습니다.

 

원래 둘째는 돌잔치 안하는거라면서요? 그래서 안할려고 했죠.

그런데 둘째를 키우다 보니 항상 첫째보다는 덜 신경쓰고 막 키우는 느낌이더라고요.

첫째는 늘 새옷에 먹는것도 개월수 맞춰서 책 보며 신경써서 먹이고 (그랬는데도 편식쟁이) 돌잔치도 가족들 다 초대해서 파티도 해주고, 심지어 성장 동영상도 직접 만들어 주기까지 했는데 둘째는 형아 입던 옷 입히고, 먹는건 개월수 상관없이 옆에서 입맛 다시면 그냥 다 줘 버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는대로 낼름 낼름 잘 받아 먹는 효자) 그냥 대충 키워도 잘 커줘서인지 첫째 만큼 신경을 덜 쓰게 되는게 늘 미안했습니다.

 

그러던 중 또 주변에서 제제는 돌잔치 안할거냐고들 하시니 친하게 지내는 클럽 A 멤버들, 돌잔치 핑계 삼아 다 같이 모여서 밥 한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돌잔치를 하기로 했답니다.

 

 

초대를 하기는 했는데, 집에서 손님을 초대해서 잔치를 해 보는건 또 처음이라 막막~

날짜는 다가오고,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검색이나 열심히 해 보고 있는데 또 제가 케이크를 만들다 보니 다들 어떤 케이크를 만들것인가 기대를 하셔서 심적 압박이;;;;;;;;

 

차라리 디자인 정해 주고, 어떤 케이크를 만들어 달라고 하시면 오히려 더 쉽거든요.

근데 내 자식 생일이라 제가 직접 어떤 케이크를 만들건지 구상해야 하니 이렇게 어려울수가!!!

그나마 다행이라면 멋진 케이크 아니라도 욕 먹을 일은 없을테니 너무 잘 만들 필요 없다는거였죠.

 

어떤 케이크를 만들까 구상을 하다가 돌이니까 돌잡이도 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돌잡이 용품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돌잡이 용품을 슈가 반죽으로 만들어 볼까 하다가 머리에 번뜩!!! 하고 떠 오른 돌잡이 케이크!!!

 

그래서 테마는 돌잡이 케이크로 정했습니다.

 

돌잡이는 전통 돌잡이들로 간단하게 실, 붓, 엽전, 마패만 올리기로 했어요.

 

그냥 재미로 하는건데 청진기, 판사봉 이런거 "아이고~ 의미없다!" 싶어서요.

오래살고, 공부 열심히 하고, 적당히 돈 모으고, 처자식 먹여 살릴 직업만 있으면 되잖아요?

그래서 딱 필수품인 실, 붓, 엽전, 마패로다가!!!!

 

 

일단 제일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마패부터 제작 하기로 했습니다

 

 

 

원형 컷터로 동그라미 찍어 내구요, 아이싱 깍지로 작은 동그라미 찍어서 반은 다시 원형 컷터로 잘라 낸 후 두개를 붙여 마패 모양을 만듭니다.

 

 

마패니까 말도 있어야겠죠?

다행히 목마 모양의 쿠키 컷터가 있어서 목마를 찍어내고, 다리 밑에 있던 받침대를 잘라내서 말 모양을 완성해서 붙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보드카에 식용펄을 개어서 발라주면 반딱반딱 금빛나는 마패가 완성이 되지요 ^^

 

사실 제제의 돌 케이크를 만들때는 잔치 준비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블로그 포스팅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에 사진을 거의 안 찍었어요.

그래서 중간 과정샷이 거의 없습니다 ㅠ.ㅠ

 

 

 

엽전 만들기

엽전은 아이싱 깍지로 동그라미를 찍어내고, 빨대의 끝 부분을 사각형으로 만들어서 중간에 찍어 구멍을 내 주었어요.

 

보드카에 식용펄을 개어서 발라주면 멋진 엽전이 탄생합니다.

 

 

 

그 와중에 우리 제제의 돌잔치날 남편의 남동생의 와이프 즉 동서의 베이비 샤워가 있는데 시어머님께서 베이비 샤워에 쓰일 타퍼를 요청하셔서 잠자는 아기를 만들었습니다.

 

 

성별은 태어나는 날 서프라이즈로 알고 싶다고 해서 성별을 모른채 하는 베이비 샤워라 타퍼도 남자아기 여자 아기 각각 만들어 달라고 하셔서 하나씩 만들어 택배로 보내 드렸죠.

 

 

그러면서 돌잡이 용품도 틈틈히 작업해서 중간 과정없이 완성 되어 버린 마패, 엽전 실, 붓

 

저거 다 먹을 수 있냐구요?

네~ 다 먹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모두다 슈가 파우더와 마시멜로로 만들어 진 것이니까요.

다만 금색에는 보드카가 극소량 들어있습니다. 

 그치만 식용 펄 파우더를 갤 때 물이 아닌 보드카를 사용하는 이유는 보드카가 금방 증발되어 버리기 때문이예요. 물을 사용하면 끈적끈적한 채로 건조되기까지 오래 걸리거든요.

 

아무튼 케이크 타퍼에 올릴 돌잡이 용품들은 다 만들었으니 이제 케이크를 만들 차례~

 

 

전통 돌잡이 타퍼와 어울리도록 케이크도 색동의 느낌을 주고 싶어서 알록 달록 연한 색동의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2단 케이크 중 1단이 될 케이크 속은 뽀로로 케이크때 인기였던 커피 머랭 버터 크림으로 샌딩했어요.

그리고 복주머니 느낌이 나도록 주름을 만들어서 케이크를 커버해 주었습니다.

 

 

위에서 덮어씌우는 커버링보다 옆에서 붙여가며 하는 커버링 작업이 훨씬 더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요.

그래도 주문 들어온 케이크가 아니니 못 만들었다고 혼낼 사람 없다고 생각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사실 완성되고 나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너무 많았지만요.

케이크 높이도 1단에 비해 2단이 너무 높아서 맘에 안 들었고, 2단의 커버링도 슈가 반죽을 두껍게 밀었어야 하는데 밀고 보니 너무 얇게 밀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치대서 미는게 귀찮은 나머지 그대로 덮어 씌웠더니 울퉁 불퉁 케이크의 단면이 그대로 다 드러나고...

 

"제제야 그래도 이 애미는 할 만큼 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제제의 엄마표 돌 케이크입니다.

 

원래 케이크 만들고 나서 따로 케이크 사진을 찍는데 제 기준에서 완성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또 손님 맞이 준비하느라 따로 사진 찍고 할 시간도 없고 해서 사진빨 받은 케이크 사진은 못 남겼어요. ㅠ.ㅠ

 

 

 

케이크만 만들었느냐!

돌상 준비도 해야죠.

그래서 또 배너도 만들었습니다.

그냥 간단하게, 완제품 배너 살려고 했는데 제 입맛에 딱 맞는 색 조합의 배너는 또 없어서 마침 엘리양이 준 알파벳 스티커가 있어서 색지만 구입해서 배너를 만들었습니다.

 

 

돌상위에 놓을 돌 기념 사진도 미리 찍었어요.

나름대로 컨셉도 정해서 원목 배럴통에 풍선도 매달고 웃통 까고 오버롤즈까지 입혔는데...

 

 

 

오열도 이런 오열이 없어요. ㅠ. ㅠ

 

 

 

아주아주 비협조적으로 주인공 빼고 다~ 완벽한 돌 기념 사진 ㅠ.ㅠ

 

 

 

돌잔치에 참가한 분들을 위한 이벤트 게임도 준비했죠.

하나는 돌잡이 맞추기 이벤트 - 다 아시듯, 돌잡이 뭘 잡을지 예상해서 맞추신 분에게 소정의 상품을...

또 다른 하나는 사란랩 게임이라는건데요, 참가자들이 동그랗게 모여 앉아 주사위 두개를 던져서 같은 숫자 두개가 나오면 이 랩을 풀 수 있고, 다음 사람이 주사위 두개 같은 숫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풀 수 있어요. 랩은 과자와 초콜렛, 초코바 쿠키등등으로 채워서 동그랗게 공 모양으로 만들었어요.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심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bjaCCpZjT9o&t=184s

 

이 게임의 생명은 스피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임인데 주사위 던질 줄 모르는 와플이는 주사위를 냅다 내동댕이 쳐 버리질 않나... 성질 급한 저의 가슴에 천불을 부르는 게임이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그날 전 좋은 엄마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고 밤새 반성 모드 )

 

 

이렇게 잔치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제제의 돌잔치날이 되었습니다.

 

 

직접 만든 배너도 걸어주고

직접 찍은 돌 기념 사진도 올려 주고

밤새워 만든 전통 돌잡이 타퍼를 올린 돌 케이크도 올려 주었습니다.

양쪽에 하늘색 종이 가방 안에는 돌잔치에 참석해 주신 우리 클럽 A멤버들에게 드릴 답례품도 준비했습니다.

 

 

 

중간 컵에는 돌잡이 맞추기 이벤트를 위해 이름을 써 넣을 종이들을 넣어 두었구요

 

 

손님들에게 대접할 음식도 직접 만들었어요.

미국인 시어머님도 반한 그 등뼈 갈비찜, 데리야끼 닭봉구이, 김밥, 샐러드, 과일 정도 준비했는데 감사하게도 이웃에 사는 쭈꾸미 언니께서 언니의 특제 파스타와 김치를 만들어 오셨어요.

게다가 엄친딸은 라자냐를 만들어 와서 덕분에 먹을거리도 풍성했답니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다들 모여서 촛불 켜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부르고 이 날의 하이라이트 돌잡이 시간!!!

 

 

 

제제는 마패를 잡고 싶어 했지만 너무 납작해서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잡은건 실!!!!

우리 제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거겠죠?

그리고 돌잡이 이벤트의 당첨자는 바로 엘리양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한살 생일 파티때 케이크 스매쉬 라는걸 하는데요, 생일 주인공인 아기가 생일 케이크를 뭉개면서 먹는걸 말해요.  한국에는 한살 생일때 돌잡이라는 이벤트가 있다면 미국에는 케이크 스매쉬가 있는거죠.

돌잡이가 끝난 제제는 케이크 스매쉬도 했습니다.

코 끝에 버터 크림도 살짝 묻혀 놓고 맘껏 뭉개며 먹으라고 컵케이크도 하나 내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양손에 버터 크림 범벅을 한 채로 케이크 스매쉬도 성공적으로(?) 끝내며 제제의 돌잔치는 성공적으로 끝났답니다.

 

정말로 영혼이 탈탈 털릴 정도로 정신 없고, 힘든 파티 준비였지만 이렇게 축하하러 와 주신 분들이 계셔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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