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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기

일본 마트에서 사온 마법의(?) 한국 양념 치킨 가루

by 스마일 엘리 201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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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장보러 마트에 갔어요.

필요한 식료품들을 사고, 해외 식재료 코너에 들렸습니다.

제가 사는 이와쿠니가 일본에서도 시골에 해당하는 만큼 해외 식재료 코너라고 해도 뭐 별건 없어요.

그나마 한류의 영향으로 (이제 일본도 한류가 끝물인듯 시들합니다) 고추장, 쌈장, 즉석 잡채, 순두부 찌개 소스, 부침개 가루 정도가 들어와 있어요.

그런데 이번에 눈에 띈 것이 있었으니...

 

 

요것은 양념 치킨 가루~

어느날 갑자기 뼈에 사무치게 양념치킨이 땡기는 날이 있는데 후라이팬에 7분이면 완성 된다는 저 글귀!!!

이것이 바로 마법의 양념 치킨 가루인가!!!

한국에서는 일본의 마법의 치킨 가루가 유행이라는데, 저는 역으로 일본에서 마법의 한국 양념 치킨 가루를 사게 되네요.

어쨌든 사진만 봐도 먹음직스러운게 제대로 된 한국의 양념 치킨 비쥬얼인지라 후딱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게다가 3인분을 만들 수 있는 양이라니 양념 치킨이 땡기는 날 저녁 대신으로 후다닥 만들어 먹으면 딱! 이겠더라구요.

 

 

 

그렇게 집으로 모셔(?) 온 마법의 양념 치킨 가루를 며칠 후 드디어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재료도 초간단해요. 닭이랑 식용유만 있으면 끝!!! 

도대체 어떤 마법이길래 튀김옷 입혀 기름에 튀기고, 갖은 재료 다 넣어 만든 양념에 비벼야 하는 과정도 없이 단 7분에 양념 치킨이 만들어 진다는건지 설레이기까지 합니다.

 

 

 

우선 설명서에 시키는대로 250g의 닭을 준비해야 하는데 13g이 모자라는 237그람으로...

설마 13그람에 마법의 효력이 떨어지는건 아니겠...지...요?!?!?!?

 

 

 

봉투를 뜯어 보니 두 종류의 봉투가 각 각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옷이라고 씌여져 있고, 또 하나는 조미 소스라는걸 보니

오호라~ 튀김옷과 양념이렷다!!!

 

 

 

역시 설명서에서 시키는대로 "옷" 봉투를 뜯어 닭에 골고루 옷이 입혀 지도록 조물 조물 합니다.

그..그런데.... 튀김옷을 입어야 하는데 저 깨알 같은... 아니 저 깨알 옷들!!!!

뭐지? 이것은?

조금 불길해질려고 하는데.....

 

 

 

아직 마법은 시작되지 않은걸지도 모르니까 다시 집중~ 집중~

시키는대로 후라이팬에  굽습니다.

 

 

 

닭은 다 익었는데....

한국의 양념 치킨은 바삭 바삭한 튀김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데...

뭐...뭐지? 이 다닥 다닥 붙은 깨알에 둘러 쌓인 이 치킨들은?!?!?!

조리의 마지막 한 단계를 남겨 둔 이 시점에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점점 불길한 예감은 틀릴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듭니다.

 

 

 

물 2큰술과 조미 소스를 섞어서 양념장을 만들고, 치킨에 양념 옷을 입히는 마지막 단계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도해 봅니다.

비쥬얼은 비쥬얼일 뿐!!!

맛은 똑같을지도 모르니까요.

 

 

짜잔~ 완성된 양념 치킨!!!

 

뭔가 조금은 그럴듯 해 보이긴 합니다만...  ㅠ.ㅠ

바삭 바삭한 튀김옷에 쫀득 쫀득하고 매콤 달콤한 한국의 양념 치킨을 기대했거늘....

이것은 그냥 매끈한 닭살에 깨알이 덕지덕지 붙은 정체 불명의 치킨 요리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감히 "양념 치킨" 이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 치느님을 욕보이는거와 다름없습니다.

 

맛은요...

봉투에 나와 있던 맵기 레벨 4는 최고 레벨 100중에 4라면 끄덕 끄덕 인정.

그리고 튀김옷이 아닌 통깨옷이라 그런지 바삭 바삭한 식감은 없고 금방 느끼해졌어요 ㅠ.ㅠ

게다가 비록 13g이 모자라기는 했지만 분명 3인분의 양이라고 했는데 3분 안에 끝나는 양이였나봅니다.

혼자 먹었으니 다행이지 남편과 같이 먹었으면 입안을 스쳐지나가는 양 때문에 부부싸움 나겠더군요.

일본의 치킨인 카라아게와는 다른 맛이라 일본인들에게는 어필할 수 있는 맛이겠지만 역시나 한국의 제대로 된 양념 치킨의 맛을 아는 한국인에게는 많이 실망스러운 맛이였습니다.

그러게요, 7분안에 만들어 지는 양념 치킨이 어디있겠어요.

정석대로 튀기고 양념 소스 만들어서 버무려야 제대로 된 양념 치킨 맛이 나겠죠.

이상으로 맛으로나 양으로나 아쉬운 일본식 양념 치킨 가루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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