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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미국인들과의 회식에서 보는 흔한 풍경

by 스마일 엘리 201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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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남편의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이 있었답니다.

미국인들의 회식 분위기는 이전에 한번 포스팅 한 적 있었죠?

 

2012/08/28 - [일상 생활기] - 깨알같이 재미있었던 미국직장의 송별회, 한국과는 좀 다르네!!

 

이번 회식 장소는 데리야끼 치킨과 얼굴 크기만한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판매하고 있는 이로리 산조쿠 라는 식당이였습니다.

이곳 역시 이전에 포스팅 했었더랬죠?

 

2012/11/23 - [일본 생활기] - 일본 산 중턱에서, 우리끼리 조촐한 땡스기빙 디너를...

2012/04/07 - [이와쿠니에서...] - 일본 이와쿠니 맛집- 깊은 산속의 레스토랑 "이로리 산조쿠"

 

남편 직장의 회식이긴 하지만 가족이 함께 참여해서 같이 식사를 즐기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저도 와플이를 데리고 함께 갔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다수의 인원이 단체로 식당에 가서 밥 먹는거 좀 피곤해졌습니다.

왜냐면요, 이게 한국과 미국의 회식 문화가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것인데요, 음식을 주문할 때 한국처럼 "통일" 이 안되기 때문이죠.

한국은 일단 한식 메뉴 자체가 하나의 메뉴를 사람수에 맞는 양만큼 주문하고, 덜어서 먹거나, 여러가지 메뉴를 시키더라도 같이 나눠 먹잖아요, 그리고 계산도 깔끔하게 총 합계금액의 1/N 로 나누어서 내다 보니 메뉴의 통일화가 가능하고, 주문도 빠릅니다.

 

그런데 이 미국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걸로 먹고, 돈도 자기가 먹은 것만 내다 보니 주문도 개인별로 받아야 하는거죠.

일단 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산조쿠 야끼" 라는 치킨 데리야끼가 있는데요, 이건 모든 사람들이 다 주문해서 먹었어요.

그럼 애초부터 "산조쿠 야끼 먹을 사람 손!!! " 해서 토탈 몇명이 먹을 것인지 그 수만 종업원에게 알려 주면 빠르겠죠?

하지만 각자 먹은 걸 각자 계산하는 시스템과, 다들 산조쿠 야끼만 먹고 계산하는게 아니다 보니 개인별로 계산서를 따로 해서 각자 주문을 받습니다.

 

물론 이 시스템의 장점은 단체 회식이라도 내가 먹은건 내가 낸다! 이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먹고 싶은 거 맘껏 주문해서 먹으면 되고, 음료나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가 먹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부담하지 않아도 되니 공평하고 합리적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주문방법의 단점은 개인별 주문이다 보니 종업원들이 세 네명이 와서 주문을 받지 않으면 주문하는데만 20~30분이 걸린다는 것!

실제로 이날도 마지막 분이 주문을 끝냈을 때 이미 시간은 30분이 지나 있었어요.

(일본인 종업원과 남편의 동료분들과 의사소통이 잘 안될때마다 제가 도와 드려야 해서 저 역시도 먹는데 집중할 수 없고, 먹는데 흐름이 자꾸 끊기니 도중에 입맛을 잃어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되더라구요.  이게 제가 피곤해 진 결정적 이유예요 ㅠ.ㅠ )

 

 

 

 

 

그래서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저와 제 남편이 주문한 메뉴는 왔는데,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분들은 음식도 없이 마냥 기다려야 하는거죠.

 

 우리는 벌써 치킨은 다 먹었고, 이제 고기 굽고 있는데.....

아직도 그분들은 하염없이 오지 않는 고기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개인별로 주문받고, 개인별로 계산서를 발행하는거라면, 이렇게 단체 손님이 왔을 때 종업원 한명이 주문받을게 아니라, 두 세명이 같이 와서 주문을 받으면 좀 더 신속하게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어 올 수 있을텐데 어찌보면 이 식당의 대처가 융통성이 없는건지도 모르겠네요.

 

자~ 어쨌든 다들 먼저 먹고, 나중에 먹고 해도 결국에는 맛있게 다 먹고 이제 부른 배 두들기며 수다 한마당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다들 이야기에 집중하질 못하더라구요.

그 이유가 뭐였을까요???

......

......

......

 

 

바로 좌식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인지라 다리가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던거죠.

그들에게는 괴로웠을지언정 저에게는 이 광경이 사실 너무 웃겼어요.

 

이 사람 저 사람 다들 어찌나 다양한 포즈를 취하시던지...

엄마 사과 깍는 포즈부터 시작해서 바위 위에 앉은 요염한 인어공주 포즈까지 ㅋㅋㅋㅋㅋ

게다가 여기서 불쑥 일어나고, 일어났다 앉으면 또 저기서 불쑥 일어나고...

 

 

 

 

 

 

여기서 불쑥, 저기서 불쑥????????

이거 좀.... 익숙한 광경인데.... 어디서 봤더라???????

 

아하!!!

 

 

 

추억 돋는다 "두더지 게임"

 

 

저는 칭얼대는 와플이를 안고 돌아다니느라 저 그룹에서 벗어나 전지적 관찰자 시점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인간 두더지 게임을 보고 있는 느낌이였어요. ㅎㅎㅎㅎㅎ

 

회식 갈때마다 보는 이 재미난 광경, 좌식 문화가 있는 한국이나 일본이니까 볼 수 있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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