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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기

미국인도 인정할 수 없었던 일본 술집의 한국 음식

by 스마일 엘리 2012.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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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주말 저녁에 남편과 이자까야에 갔었어요. 
우연히 친구들과 그 이자까야에 갔을 때 보니 메뉴에 한국 안주 페이지가 따로 생겼더라구요.
이제 일본 술집까지 접수해 버린 우리 한국 음식...
(그러고 보니 이번주는 내내 음식얘기로 포스팅이구만요 ^^;; ) 
어쨌든 일본 술집에서 파는 한국 안주는 어떤 맛일까 기대를 잔뜩 하고 갔답니다.

자리를 안내 받고, 조심스레 메뉴를 펼쳤더니
짜잔~



요렇게 한국 안주 페이지가 나왔습니다
김치, 떡볶이 볶음(?), 부대찌개, 돼지 철판 볶음이 나와 있네요~
마음 같아서야 다 주문해서 먹어보고 싶지만 제일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부대찌개와 떡볶이를 주문했어요.




돌솥에 담겨진 떡볶이,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 팍팍 나지 않나요??


술집에 왔으니 한잔 정도 드링킹~ 드링킹~ 빠질수가 없잖아요... ㅋㅋㅋ
하지만 무알콜 칵테일인 '키위 요구르트'랍니다.



남편의 안주가 먼저 도착했어요.
아메리칸 스타일 버팔로 윙(메뉴에 그렇게 씌여져 있었음) 과 피쉬 앤 칩스~

여러분~ 우리 남편 좀 보소!!!!
한국 와이프랑 살더니 입맛도 퓨전화 되어서 프렌치 프라이 찍어 먹는 케챱에 고추가루를 뿌려 섞어 먹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폭탄 발언 하나 더 하면요.... ㅋㅋㅋ
튀김에는 와사비 짜서 올려 먹어요.  (요건 이제 일본을 떠야 할때가 왔다는 신호? )


드디어 부대찌개가 도착했어요!!!
오오~ 즉석에서 끓여 먹을 수 있게 가스버너와 함께 서빙되었습니다.
저의 기대치는 상승곡선을 그리며 점점 올라 갑니다~
그러나 뭐든 뚜껑을 열어봐야죠~잉?


오오~ 그럴싸해!! 그럴싸해!!!
작은 냄비에 부대찌개 재료가 깨알같이  들어있어요.
비엔나 소세지, 김치, 배추, 버섯, 베이컨, 배추, 피망!!!

끓고 있어~ 끓고 있어~

우선 추천 버튼 꾸욱~ 누르고 읽어 주실거죠??? 추천에 힘내서 글쓰는 엘리랍니다




밑에 꼭꼭 숨어 있던 라면도 발견, 떡볶이 사리(?)도 발견
그런데......
국물이 ㅠ.ㅠ 된장국색깔 (철푸덕;; )
한입 떠 먹어 보니
이것은.........................
무늬만 부대찌개 ㅠ.ㅠ

부대찌개의 얼큰한 맛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좀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했는데 이것은 전혀 색다른 맛이었어요.
사실, 남편은 부대찌개를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부대찌개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국물 한술 떠 먹더니...

음... 이건 한국 찌개의 맛은 확실히 아니야!!!


라고 까지...
왜냐면 남편은 한국 음식, 특히 매운 찌개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부대 찌개는 안 먹어 봤어도 김치 찌개, 된장 찌개, 육개장 같은 매운 국물 음식은 많이 먹어봤거든요.
하지만 한국 찌개의 맛과 다르게 끝맛이 달짝지근한 일본 술집의 부대찌개는 미국인 남편에게도 뭔가 좀 이상했나 봅니다.

부대찌개에 다소 실망했지만 남편과 저는 떡볶이에 기대를 걸었지요~
그리고 드디어 떡볶이 등장!!!!

흠?? 이건 어느 나라 떡볶이??
'괜찮아, 저 야채들 밑에 빨간 떡볶이가 다소곳이 들어있을거야'
불안한 기색을 감추고 애써 침착하며 젓가락으로 야채들을 헤치려하자 눈에 띈 것은 삼겹살 (또 한번 철푸덕)
아니 떡볶이에 왠 삼겹살이??? ㅠ.ㅠ


 
바닥에 깔려 있던 떡볶이는 단 세개!!!!!
그리고 빨갛지도 않고, 어디에도 고추장 양념은 없어요 ㅠ.ㅠ
한국의 떡볶이를 기대했는데 이건 그냥 떡을 일본식 고추 기름인 '라유'에 볶은 일본식 떡볶이

아아아아아아악~~~~~~~~~~~

한국 떡볶이와는 완전히 다른데 어째서 메뉴판에 ' 한류 떡볶이 볶음' 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요?
차라리 그냥 일본식 떡볶음이라고 하던가!!!
떡볶이를 먹어보지 못한 일본인들과 외국인들이 저 음식을 처음 먹어 보고 한국 떡볶이도 저럴것이라 생각하고 실망할까봐 걱정되더라구요.

남편도 떡볶이 한개 집어 먹더니만

아니야, 이건 떡볶이가 아니야!!!
(계속 떡볶이를 씹으면서) 흠... 아니지, 이건 떡볶이 맛이 아니지, 이건 한국 음식이 아니야, 미국인인 나도 알겠네;;;;

비록 떡볶이의 광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도 먹어보고, 집에서도 가끔씩 떡볶이를 만들어 먹곤 했기 때문에 떡볶이 맛은 확실히 알고 있는 남편이 저렇게 장담을 하는거 보니까 웃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하더라구요.

우리 음식이 외국에 알려지고, 외국에서 판매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너무 현지화 시켜서 본래의 맛과 형태를 찾아 볼 수 없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의 음식이 아니라, 나중에는 그 나라의 음식이 되어 버리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더라구요.
(게다가 저 이자까야는 일본의 대형 체인 이자까야인지라 일본 전국에 없는 곳이 없는 술집이거든요.)

차라리 다른 이름으로 판매 된다면 모를까, "한류" 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떡볶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던 일본 술집의 한국 음식... 
미국인인 제 남편도 인정못 할 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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