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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엄마가 직접 만든 할로윈 코스튬- 슈퍼 와이(super why)

by 스마일 엘리 2017.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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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이 다가 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걱정이 하나 생겼습니다.

 

우리 첫째 아들 와플이가 저에게 불가능할 것 같은 미션을 하나 주었거든요.

자기 생일 케이크로 슈퍼 와이 케이크를 주문하더니, 할로윈 코스튬도 슈퍼와이의 와이엇 캐릭터를 하겠대요, 글쎄!!!!!

 

마트에 널리고 널린 수많은 캐릭터의 코스튬은 마다하고, 왜!왜! 팔지도 않는 슈퍼와이 코스튬이냐고!!!!

 

슈퍼맨, 배트맨 좋잖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영웅 캐릭터!

 

근데, 뭐 본인이 싫대는데 어쩌나요 ㅠ.ㅠ 슈퍼 와이 코스튬을 정녕 구할길은 없는것인가 인터넷 검색을 해 봤더니 파는 곳이 있긴 있었죠.

 

 

근데 어린 애들 코스튬 가격이 보통 20~30불인데, 이놈의 슈퍼와이 코스튬은 무슨 발렌티노 명품 브랜드를 달았나, 아니면 이탈리안 장인이 박음질했나 가격이 50불에서 120불!!!!!

 

 

내 아무리 자식 사랑이 넘치기로서니, 할로윈날 두 시간 입고 사탕 받으러 다니자고 50불을 쓸 수는 없지!!

까짓거, 두 세시간 안 찢어지고 버틸 정도의 직선 박기로 비슷하게 만들면 되는거 아니겠어?

.....라는 오기가 발동한거죠. 물론 땅이 꺼질듯한 한숨과 부담 백배는 덤이구요.

 

 

 

 

일단 슈퍼 와이 캐릭터 사진을 저장해서 비슷한 색깔을 천을 구입했습니다.

천을 구입해 놓고도 일주일 동안은 한숨만 쉬었어요.

전, 미싱이 있어도 다른 기능은 사용할 줄도 모르고 오직 직선 박기만 할 줄 아는 여자거든요.

게다가 옷 같은건 만들어 본 적도 없어요.

아, 약 25년전 중학교 가정 시간에 인형 블라우스 만들기를 한 기억이 어렴풋하게 있을 뿐이죠.

 

그래서 또 미친듯이 인터넷을 검색해서 일단 바지 만드는 법, 티셔츠 만드는 법을 검색했더니 패턴이 있어야 된다네요.

패턴 따위 있을리가 없고, 무료 패턴이 있어도 프린터기가 고장나서 프린트도 못하니...

별수있나요?

잔꾀를 발휘했죠.

 

 

패턴이 없음, 집에 있는 옷을 패턴으로 대신하면 어찌어찌 되겄죠, 뭐.

'완벽할 필요 없다. 몸에 걸쳐지고 2시간 버틸 내구성만 갖추면 된다'

이렇게 제 자신을 세뇌시키며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오호~ 몸에 걸칠 수 있게 바지 형상이 갖춰 지지 않았습니까? 브라보!!!

근데 패턴따위 모르는 여자가 이미 만들어진 옷을 덧대어 따라 그리고 오려서 만들다 보니 허리 부분이 고무로 인해 원래 사이즈보다 줄어든 사이즈라는걸 생각하지 못했던거죠.

 

실컷 다 만들었는데 허리때문에 바지를 입어볼 수도 없는 불상사가... ㅠ.ㅠ

 

생길 뻔 하였으나, 잘 안 먹어서 또래보다 훨씬 마른 와플이의 몸이 이렇게 저를 또 살려주었습니다. 고...고맙다...

골반에서 한 템포 쉬어가기는 하지만 허리까지 무사히 올라와 주더라구요.

 

 

영웅 캐릭터들의 필수품

덧팬티

바지 만들고 나니 덧팬티쯤이야~ 

 

 

벨트는 펠트지로~

 

 

앗!, 사진 순서가 바뀌었군요.

덧팬티에 벨트를 대어 본 후, 벨트를 만들었습니다.

 

 

만들어진 벨트를 덧팬티에 박아 주었습니다.

그래서 벨트와 팬티가 따로 놀지 않도록~

대충 만들자 하면서도 자꾸 섬세해 질려고 하는 이 어미의 마음.

 

 

 

이렇게 해서 하의 완성!!!

마스크도 만들어서 와플이 머리통 크기에 맞게 고무도 매어주었습니다.

 

 

상의도 와플이 티셔츠 올려놓고, 따라서 오리기

 

역시나 '완벽할 필요 없다. 대충해도 훌륭하다' 를 되뇌이며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작업할려고 노력했어요.

 

 

티셔츠 위에 붙여줄 슈퍼와이 책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가는 상의

몇시간 입고, 두번 다시 입을 일 없을테니 시접 처리 깔끔하지 않아도 되어서 그냥 무조건 직전 박기만 한 후 뒤집어 주었습니다.

소매 부분은 정말 험난하고도 고된 작업이더라구요.

일단 패턴이 없으니 정확한 패턴으로 그릴수가 없어서 몸통 부분과 소매 부분을 딱 맞게 연결해서 박음질하는게 힘들었어요.

25년전 가정 시간에 블라우스 퍼프 만들던 기억을 떠 올려가며 패턴을 그렸습니다.

그때 당시, 옷 사 입으면 되지 만들어 입을 것도 아닌데 왜 이런걸 해서 점수를 매기나 했는데...

그때 배운것을 자식 할로윈 코스튬 만드는 일에 쓰일줄이야!!!

 

거적대기 같이 걸쳐지기만 하면 된다고 수백번 세뇌시키며 작업했는데 왠지 목에 너덜너덜 올리 풀려 나오는게 신경이 거슬려 25년전 앞치마 만들기 할때 바이어스 처리하는 방법을 떠 올리며 마무으리~

 

케이프는 덧팬티 만들고 남은 파란천 그냥 대충 주름 잡아서 박고 찍찍이만 붙여 줘서 완성 했는데...

뭔가 풍성한 느낌이 없어서 다시 천 사와서 새로 만들까 지금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대충 만들자고 해 놓고서도 원하는 그림대로 안 나오니 자꾸 욕심이 생기네요.

 

 

 

 

코스튬의 마지막은 아이 마스크

좌우 대칭을 맞도록 미리 종이로 본을 떠서 가위로 자른 후, 그대로 따라 그리고 오렸습니다.

그리고 고무줄로 머리둘레 사이즈를 맞춰주면 끝~

 

 

이렇게 해서 와플이 코스튬은 완성이 됐구요.

 

제제는 그냥 작년 4개월때 입었던 호박 코스튬 재탕 하기로 했습니다.

입혀 보니까 간당간당하게 맞길래 올해는 대충 떼우고, 내년에는 제제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야죠.

 

 

 

그런데 이 녀석은 호박 모자는 가만히 써 주질 않아서 호박 코스튬의 하이라이트인 호박 모자가 무용지물

어떻게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아하~

끈을 달아서 사탕 받으러 다닐때 들고 다닐 사탕 가방을 만들면 되겠더라구요.

 

 

와플이 아이 마스크 만들고 남은 연두색 부직포로 끈을 달아 주었더니 훌륭한 사탕 가방이 되었어요.

끈을 모자 속으로 쏙 집어 넣으면 호박 모자로도 사용할 수 있고, 끈을 꺼내서 모자를 거꾸로 들면 사탕가방이 되니 일석이조.

 

 

문제는 아직 왜 사탕가방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는 제제는 손에 이 가방을 쥐어줘도 냅다 던져 버리네요. ㅠ.ㅠ

 

제제의 사탕가방 착샷?은 할로윈 당일에 찍기로 하고,

와플이의 엄마표 슈퍼와이 코스튬 착샷을 공개 합니다.

 

 

 

짜잔~

 

 

작년까지만 해도 코스튬 안입겠다고 오열을 하던 그 아이 맞나요?

올해는 자기가 직접 코스튬 제작 주문도 하고,

너무도 기꺼이 엄마표 코스튬을 입고, 행복해 했습니다.

얼른 사탕받으러 가자고 난리~

 

저도 야매로 기술도 없이, 그냥 대충 만들어 본 코스튬이였지만 아들이 이렇게 좋아하고,

막상 입혀 보니 그럴듯해서 뿌듯했어요.

 

맹모삼천지교라고, 아들을 위해서 세번 이사를 한 맹자 엄마 맘이 이해가 되드만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불가능한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싶은게 엄마 마음이더라구요.

 

할로윈 엄마표 코스튬을 입고 사탕 받으러 돌아다닐 와플이 모습이 너무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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