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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에서 술 담배 구입시 신분증 검사, 그 의미는 한국과 다르다!

by 스마일 엘리 2016.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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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의 나이를 훌쩍 지나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들어섰는데도  술집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 받았다며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자랑을 가끔 들을 때가 있습니다.

 

기분 좋은 일 맞습니다, 맞고요~

어쨌든 나이보다 어려 보였기에 신분증 제시를 당한것이니 이것도 일종의 동안 인증 아니겠습니까?

 

제가 여기 미국에 와서 마트에 알바 시작 전 철저하게 교육 받은 것 중 하나가 술이나 담배 판매시에 신분증을 반드시 확인하라는 것이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의 담배 판매 코너 예요-

 

 

제가 사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경우,  담배는 18세이상, 술은 21세 이상에게만 판매가 가능하고  (아마도 타주도 마찬가지 일듯 합니다만) 나이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에게 판매되지 않도록 신분증 검사를 철저하게 하도록 교육 받았습니다.

 

그 교육 내용은 신분증으로 사용 가능한 것들이 운전 면허증, 여권, 밀리터리 아이디등등이 있으며, 외모가 27세 이하로 보일 경우는 반드시 신분증을 요구할 것! 이였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는 어려 보이면 신분증 제시를 요구해야 하는데, 미국에서는 그건 당연한거고, 27세로 보여도 실제로는 그 보다 어리거나, 미성년일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분증을 요구해야 하는거죠.

(역시나 마의 17세를 순탄히 넘기지 못하고, 격동의 외모 변화를 겪은 미국인들이 많아서일까요? )

 

그러니까 혹시나 미국에서 술이나 담배 구입하면서 신분증 제시 받았다고 한국에서처럼 그걸로 동안 인증으로 착각 하시면 아니~ 아니 되오..... 나 27살이 넘은 나이라면 조금 기뻐하셔도 됩니다 ^^

 

그런데 문제는 말입니다.

'27세 이하로 보일 경우 반드시 신분증을 요구할 것' 이 규정이 실제로 일하다 보니 너무 터무니 없는 기준의 나이더라구요.

 

왜냐하면...

노안이 많아도 너~~어무 많고, 노안이 심해도 ~~어무 심해서죠.

 

이 미국 사람들, 아니 서양 사람들 외모로는 나이가 판단이 안돼요!!!!

그래서 일하는 날은 하루에도 몇번씩 정말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그 이유는요...

정말 누가봐도 할아버지, 할머니 같아 보이는 분들은 신분증 요구를 하지 않고, 그냥 구두로 생년 월일을 여쭤보고, 화면에 입력하는데요, ( 술과 담배를 스캔하면 저의 화면에 생년 월일 입력이 자동으로 뜨고, 입력을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보기에 40대초? 30대 후반 정도로 보여서 생년 월일을 물어보면 뜬금없이

 

1993년 5월 **

 

이라거나,

 

1995년 2월 **일

 

이라고 할 때가 있거든요.

 

특히 1995년생은 올해의 생일이 지나야만 만으로 21세가 되는것이기 때문에, 신분증 확인을 안 한다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거죠. (그나저나, 1995년이면, 단발머리 커튼 삼아, 양손 꽃받침 만들어 쪽잠 자던 여고 시절인데... ㅠ.ㅠ 그때 태어난 늬들이 벌써 술을 마시는거니? ㅠ.ㅠ )

 

아무튼, 이게 저한테 어쩌다 한번 있는 일이 아니라, 정말 하루에 한번 이상은 꼭 꼭 일어 나는 일이라 저는 제 나름대로 기준을 정했습니다.

 

외모가 40세 이하로 보일 경우는 반드시 신분증을 요구할 것!

 

그리고 불과 며칠 전, 한 미국인이 술을 구입하기 위해 제 계산대로 왔습니다.

보기에는 30대 후반처럼 보였지만 제 기준에서는 신분증을 봐야 하는 대상이였기에 신분증을 좀 까달라고 예의바르게 부탁드렸죠.

 

오 마이 갓!!!

역시 까보길 잘했어!!!!

 

세상에, 30대 후반처럼 보였던 그 손님은 어제까지는 합법적 음주 불가능자= 고로 어제 막 생일이 지나 오늘부터 드디어 술을 마실 수 있는 합법적 음주의 세계로 입문한 새내기였던 것이였습니다. (축하주 사러 온게로구나~ )

 

이런일이 반복되다 보니, 미국인들의 신분증 검사는 동안으로 보여서가 아니라, ' 확실한 노안도 다시보고, 확실한 노인도 다시보자' 라는 의미로, 나이가 들어 보여도 실제로는 미성년일수도 있기 때문에 하는게 아닌가 생각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30대후반이나 40대 초반인데도 신분증 요구를 많이 받아서인지, 이미 미성년이 훨씬 지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술이나 담배를 살 때 미리 신분증을 준비해서 제가 요구하지 않아도 먼저 보여 주시는 손님들도 계시고, 또, 막상 제가 요구 했을 때 거의 모든 분들이 당연한 듯 보여 주시더라구요.

 

또 어떤 여자분은 누가봐도 40대 중년 여성이였는데 식료품들과 술을 계산대에 올려 놓으시면서

 

오늘 신분증을 안 가지고 왔는데, 신분증 확인해야 되면 술은 구입하지 않을게요~

 

 

라며 먼저 신분증 확인 절차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시고, 제가 신분증이 확인을 못해서 판매를 할 수 없다면 구입을 안하겠다고 하던 분도 계셨어요. ^^

 

근데요,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신분증 제시할 나이가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신분증 제시를 받으면 기분 좋아하는건 마찬가지더라구요.

 

 

50대 6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한테 신분증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생년 월일을 화면에 입력해야 하니까 전 꼭 여쭤 보거든요. (직접 묻지 않고, 자기 임의대로 그냥 대충 써 넣는 동료들이 대부분이지만요)

그럼 다들 허허~ 웃으시며 알려 주시고는

 

"물어줘서 고마워요~"

 

 

"정말 내가 그렇게 어려 보여요? "

 

라며 꼭 한마디씩 나이에 관한 농담을 던지고들 가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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