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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이 제제의 한국 방문기 1

by 스마일 엘리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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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성수기 시즌이 끝나고 한가한 비수기 시즌이 돌아오면 아이들과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 부모님댁이죠.

2018년 3월에 방문해 두달간 한국에서 지내다 온 것이 아이들의 마지막 한국 방문이였거든요. 아이들은 그 사이에 훌쩍 커버렸고, 부모님과 아이들의 거리도 그만큼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조바심이 나서 학교를 며칠 빼더라도 비수기를 이용해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을 다녀 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학교 휴교일과 공휴일을 적절히 섞어서 6일 정도의 결석으로 11일의 긴 연휴를 만들 수 있었어요. 저도 스케쥴을 월초와 월말로 잘 분산시켜 2주의 휴무를 만들어 냈습니다.

비수기인데다 평일이라 비행기 빈 좌석이 여유가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은 아주 경기도 오산!!!



좌석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대기하다가 마지막 저희 차례가 되었을 때 두 좌석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린 세 좌석이 필요한 상황이니 안타깝지만 다음 차례로 대기하고 있는 분들에게 좌석을 넘기고 1시간 뒤에 있는 대한항공을 타기 위해 카운터로 나왔더니 이미 체크인 시간이 지나서 카운터는 문을 닫아 버렸더라고요. ㅠ.ㅠ

아~ 어쩐다?? 다음 날 출발 하면 하루를 버리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음 날이라고 좌석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이럴 땐 또 짱구 회로를 최고속도로 돌려야 한다!!!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검색을 해 보니 엘에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밤 출발이 있더라고요? 게다가  아시아나 항공의 좌석 상황이 좀 여유가 있어서 아무래도 오늘 출발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얘들아!! 엘에이로 가자!!”

그렇게 씨애틀에서 인천행 대신 엘에이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엘에이까지 가는 비행기 좌석이 여유가 있었던 것도 다행이였죠.

장거리 비행 간다고 목베개까지 야무지게 잘 챙겨왔는데…

그렇게 엘에이 공항에 도착을 했고, 자정까지 한참이나 시간이 남아서 공항에서 시간을 떼워야 했죠. 그래도 다행이라면 아시아나 항공의 좌석이 꽤 여유가 있어 탑승까지 기다리지 않고, 체크인 할 때 바로 좌석을 받을 수 있어서 일찍 탑승 구역으로 들어올 수 있었어요.  게다가 엘에이 사는 쭈동생이 일 하러 가기 전에 인앤아웃 버거까지 사다 주고, 잠시 수다 떨다 가서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지겹지는 않았습니다.


드디어 아시아나 항공 탑승!!!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아이들은 파스타

애미는 비빔밥!!!  
원래 남의 집에서 얻어 먹는 밥이 더 맛나는 법이쥬??? 고추장에 참기름까지 쳐서 아주 야무지게 삭삭 긁어 먹었네요.

다 먹고 나서는 승무원 분들께서 치우기 쉽도록 납작 납작하게 트레이 정리도 미리 해 드렸어요.
일 해 보니까 밀트레이 받을 때 고~대로 납작하게 정리해서 주시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래서 비행기 탈 때 마다 애들한테도 교육 시킵니다. 

도착할 때 즈음 되자 비디오 스크린에서 기내 체조가 나왔는데 승객들이 너무 열심히 진지하게 따라 하셔서 놀랐어요. 근데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함요. 장시간 비행기에 앉아 있으면 혈액 순환도 잘 안되고, 퉁퉁 붓잖아요. ( 저 인천 비행 끝나고 애틀란타에서 씨애틀까지 집 가는 비행기에서 발이 부어서 신발이 안 들어가는 바람에 신발 구겨 신고 온 적이 있어요)

아이들은 긴 비행에 틈틈히 잠도 잘 자고, 잘 놀아 주어서 아주 수월했답니다.  2018년 제제 덕에 머리에 꽃달고 넋이 반은 나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말이죠.

아이들은 한국에 도착했다고 신나 했지만 
"얘들아 이제 반 왔다. 아직 갈 길이 멀다 ㅠ.ㅠ" 


지하철을 타고, 김포 공항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대한항공 스탠바이를 해야 했거든요.

첫번째 비행기 만석

두번째 비행기도 만만석

이쯤되니 지상직원 분께서 저를 가엽게 여기셨는지 세번째 비행기도 만석인데다 좌석이 생겨도 한꺼번에 세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고 일찌감치 포기를 유도해 주셔서
"얘들아, 좌절 할 시간도 없다.  플랜 B로 가자"

이때쯤 되니 이젠 제가 피곤이 몰려와 점점 참기 힘든 지경이 되었습니다.

에라이 모르겠다! 걍 택시 타고 강남 가자!!!

그렇게 택시 타고 강남 고속 버스 터미널로 가서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비행기 두번 타고, 지하철 타고, 택시 타고, 고속버스 타고…
이거슨 대한민국 대중교통 맛보기 체험 현장?!?!

그래도 아이들은 불평 하지 않고, 고속 버스에서도 잘 자고 게다가 휴게소 간식도 먹고 아주 즐거워 했습니다. (애미는 드디어 그 입소문으로만 듣던 소떡소떡 영접함)
"이것들아! 영광인줄 알아!! 휴게소 간식은 미국인 단기 관광객 따위가 영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여!!!" 

친정 가는 길이 이리 힘들어서야 원~ 이쯤되면 예수님이 걸었다는 가시밭길은 꽃길 아님????
그래도 저녁으로 제가 좋아하는 숯불 왕갈비 먹고 그 힘든 여정은 고새 다 까먹었죠.



다음 날은 가족들과 함께 경주에 갔습니다.

남편이 경주에 갔을 때 너무 좋아했던 기억이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경주의 대릉원을 꼭 보여 주고 싶었거든요.

아이들은 대릉원 보다 포켓몬 솜사탕에 더 흥분했지만요.

이것들아!! 사진 좀 찍게 날 좀 바라봐!!!!

(그나저나 우리 와플이 덥수룩 머리에 이 애미 죄책감 느꼈.... 괜찮아!! 차원이 다른 한국 미용 손기술을 보여줄테니까!)

제제는 큰 감흥이 없는 듯 했지만 우리 와플이는 꽤 진지하게 대릉원을 둘러 보더라고요.(아니 근데 사진 찍자고 하면 자꾸 일부러 눈 감고, 눈 안 떠주는거 왜 그래요? 잼민이의 반항인가???) 

6년전에 만난 삼촌 얼굴도 기억 못할텐데 그래도 피는 서로 끌리나봐요?

우리 제제가 낯가림이 엄청 엄청 심해서 낯선 사람에게 절대로 곁을 안 주는데 외삼촌에게 금방 안기더라고요.

역시 몸으로 막 험하게 굴려줘야 좋아하는 거였쒀!!

저렇게 별로 안 친한 사람한테 손 맡기고 있는 제제 너무 낯설어요!!!  시어머님께 안기는 것도 몇년이 걸렸다구요.

대릉원 구경 후에 근처 찻집에서 따끈 따끈 차 한잔씩~

어른들 따라 다니느라 지치고 힘들만도 한데 자기들한테는 이국적인 풍경의 외국이라 그런지 신기해하며 불평 불만 없이 잘 따라 다니더라고요?  기특함.

미국서 아들 두 녀석 데리고 오느라 고생했다며 멋진 한정식집 예약 해 준 이모! 땡큐~

제제가 이 사진은 자기 얼굴에도 스마일 올려 달라는 특별 요청으로.JPG

한국 전통 한옥 한정식 집이라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음식도 정갈하고 깔끔하게 나오긴 했는데…

이런 음식 먹을 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은 먹을게 없다고 대실망 ㅠ.ㅠ

얘들아 실망 하지마.. 엄마도 솔직히 그냥 돼지갈비가 더 좋았어 ㅋㅋㅋㅋ

경주 최부잣집 집안의 밥상이라는데... 좋은 한식 못 먹고 산 세월이 오래라 입맛이 하향화 된건지 한식 코스 요리들이 저한테는 딱히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ㅠ.ㅠ 

저한테는 먹을게 없어서 많이 아쉬웠던 한정식집 . 그래도 이모가 신경써서 예약하고, 대접해 준 한정식집이라 맛있게 잘 먹었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기도 미안하더라고요. (실제로 맛있게 잘 먹지를 못했.. ㅠ.ㅠ ) 

그래도 전통 한옥의 모습을 잘 재현해 놔서 분위기는 최고였습니다. 

와플이 제제도 한옥을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라고요. 
잼민이가 된 와플이와 제제의 한국 방문기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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