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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누구를 위하여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드는가

by 스마일 엘리 2017.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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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잘들 보내셨나요?
전 땡스기빙 연휴 끝무렵에 왔던 친구네 부부와 아이들이 저번주에 돌아가고 거의 4주만에 저희 가족끼리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친구네가 와 있어서 전 좋았어요. 애들도 지지고 볶든 지들끼리 너무 잘 놀아주었고 친구가 멕시코 요리도 많이 만들어주고 전 또 일본을 떠난지 2년반만에 거의 한달 가까이 하루종일 일본어를 쓸 수 있었거든요. 역시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린다는걸 실감했어요.
너무 많은 일본어를 잊어버렸더라구요.

근데 그 반대로 애들의 언어 습득력은 정말 빨라서 와플이와 친구네 큰 아이 릴리아는 서로서로의 언어를 금방 따라하더군요. 근데 웃긴건 와플이는 영어와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고 친구네 아이는 스페인어와 일어 그리고 영어를 사용하다보니 자기들끼리 놀 때는 다섯가지 언어가 짬뽕이 되서 자기들끼리만 알아듣는 외계어로 놀드만요.

아무튼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도 모르게 하루하루가 금방 지나가더니 4주도 눈깜짝할 새 지나가고 어느덧 12월의 끝자락이네요.

연말을 맞이하여 저희 남편 직장에서는 각자 칠리를 만들어와서 제일 맛있는 칠리를 선정 해 상금과 선물을 주는데 저희 남편이 1등을 했지 뭐예요. 칠리를 좋아하는줄은 알았지만 남편이 만든 칠리가 이렇게 맛있는 칠리인줄은 몰랐어요. (칠리를 얼마나 좋아하냐면 자기 죽으면 자기 관에 칠리도 같이 넣어 달라고 했음)
이렇게 1등을 해서 상금과 기프트 카드를 받아온 남편이 기특하고 또 1등으로 뽑아준 회사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뭔가 답례를 하고 싶어서 폰던트 슈가 쿠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애들이랑 쿠키 만들기 할 때 검증 되었던 레시피로 슈가 쿠키 반죽을 만들고 컷터로 찍어내기~

​슈가 쿠키의 생명은 타지 않게 하얗게 잘 구워 내는것!

크리스마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저는 또 하얗게 밤 새울 각오를 하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쿠키 컷터를 이용해서 폰던트를 찍어내면 슈가 쿠키와 같은 사이즈로 나오니까 그대로 올려 주기만 하면 돼요.

슈가 쿠키는 굽기 전이나 구운 후나 크기 변화가 없거든요.

크리스마스 트리니까 일단 별 부터 올리고 시작합니다.

​알록 달록 오너먼트들도 장식해 주면 트리 쿠키 완성

​캔디 캐인 만들 차례~

​캔디 캐인은 화이트 레드 스트라이프가 진리니까요.

​눈사람은 어떻게 장식하느냐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수십가지

애들이랑 쿠키 만들 때 친구네가 만들었던 눈 사람은 빨간 모자를 쓴 눈사람이였는데, 전 검정 모자를 씌워 줄까 하다가 검정색을 만들려면 검정 색소가 많이 들어가서 먹기가 꺼려 지더라구요.

​그래서 베이비 블루의 눈 사람을 만들었어요.

하늘색은 파란색 색소를 이쑤시개로 콕 찍어주면 묻어 나오는 양으로도 만들어 지니까요.

​눈 코 입 붙여주고, 단추까지 붙여 주었더니 귀여운 눈 사람 완성!

산타 스타킹 만들 차례~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이 잎사귀 만들어 내는게 보통일이 아니였어요.

컷터가 있으면 그냥 찍어내면 되겠지만 컷터가 없어서 비슷하게 모양 낸다고 아이싱 깍지로 하나 하나 다 찍어내야 했거든요.

이거 만들 때 이미 시간은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어서 집중력도 흐트러지고 졸리기도 하고, 빨리 끝내고 누워서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던 때라 그냥 이 장식 없이 끝내 버릴까 했지만 이왕 시작한거, 받는 사람들이 좋아하며 칭찬했다는 말이 듣고 싶어서 ㅎㅎㅎㅎㅎ

​그렇게 정신력을 발휘해서 만든 산타 스타킹

몽글 몽글 털 느낌 살리는것도 일일이 다 표현해 줬어요.

​이것만 하면 마지막이다!!! 진저맨!

​진저맨은 진저맨 답게 심플하게 가기로 하고 눈 입, 단추만 붙여 줄 생각이였죠.

​그런데 하다보니 털장갑, 털부츠까지 다 입히고 신겼더라는;;;

​이렇게 해서 완성 된 남편 직장 동료분들 드릴 크리스마스 쿠키 완성!

작업 끝나고 나니 새벽 5시더라구요.

예쁘게 카메라로 사진 찍어 남기고 싶었는데 어두운 시간이라 카메라 사용해도 노란 불빛인 저희집에서는 예쁘게 안 나올거니까 나중에 어플로 필터 하나 입힌걸로 만족합니다.

회사 사람들한테 나눠 줬더니 다들 사진 찍고 자기네들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랬대요.

다들 마음에 들어한 것 같아서 밤 새운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크리스마스엔 뭐니뭐니해도 쿠키가 빠질 수 없으니 이날 하루는 쿠키 만들기에 모든 시간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산타에게 줄 쿠키를 와플이와 함께 만들기로 약속을 했거든요.

그래서 쿠키 반죽을 밀고, 컷터로 찍어 내는 작업은 와플이와 함께 했어요.

와플이도 산타가 먹을 쿠키라 하니 너무너무 설레어 하더라구요.

산타가 쿠키를 먹는다=산타가 우리집에 온다 = 산타가 선물을 가져 온다 =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 반드시 내일 아침에 있을것이다

바로 이거죠!!!

어라!!! 색감 죽이지 말고 구워 냈어야 하는데 탔네?!?!?!  ㅠ.ㅠ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도로 알록 달록 구워 낼려고 했는데...

​두판째는 성공했습니다.

와플이 취향 저격 미키 마우스 쿠키

​쿠키와 쿠키 사이에 잼을 바르고 슈가 파우더를 살살 뿌려야 하는데 들이부은 린저 쿠키

처음으로 만들어 본 머랭 쿠키


​페퍼민트 향을 첨가해서 만든 페퍼민트 머랭 쿠키

 

​그리고 마지막엔 아이싱 쿠키까지 만들었어요.

전 폰던트 작업만 해 봤지 아이싱은 한번도 안 해봐서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 해 봤거든요.

아이싱 농도에 대한 감이 전혀 없어서 레시피 그대로 했다가 실패 했어요.

나중에는 농도에 대한 느낌이 왔는데, 농도별로 테두리용, 안에 채워 넣기용 각각 준비해야 하고 아이싱 색깔별로 준비하는 것도 꽤 번거로운 일이더라구요.

아이싱 쿠키 하시는 분들 대단하세요. 폰던트는 팔뚝 힘만 있으면 되는데;;;

가진건 팔뚝살과 팔뚝힘 밖에 없는 여자(정녕 가진게 팔뚝살과 팔뚝힘 뿐이더냐?!?!)인 저는 그냥 폰던트만 열심히 할래요. ^^;;;

 

이렇게 해서 산타에게 줄 쿠키는 다 완성 했고, 와플이에게 예쁜 것들을 골라 산타에게 줄 접시에 담으라고 했죠.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 나눠주러 다니느라 배 고플 산타를 위해 와플이가 고른 쿠키들.

그리고 목 축이라고 놓은 우유 한잔

이렇게 곱게 놓아두고 와플이는 아주 일찍 7시 반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그 놈의 산타가 뭐라고, 이 엄마는 하루종일 주방에서 쿠키 굽느라 동동 거렸는데...

그래도 보람 있네요.

산타가 이렇게 우유도 씌원하게 한잔 다 마시고, 쿠키도 하나 남기고 다 먹어 치웠으니!!!!!

그리고 그 산타는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지요.

 

누구를 위하여 크리스마스 쿠키를 만드는가!!

내가 묵을라꼬 만들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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