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후 5년동안 땡스기빙 관련 포스팅을 여러개 올렸는데 결혼 초기의 포스팅을 읽어보면 ‘나중에 우리에게 아이들이 생긴다면 그때는 터키도 굽고 땡스기빙 명절 음식도 준비해서 보내자’ 라고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아이가 생긴 그 해부터 남편과 저는 땡스기빙을 집에서 음식을 하면서 보냈더라구요.

2016/11/28 - [미국 생활기] - 미국의 명절 음식 직접 준비해 보니...부제: 땡스기빙 음식 준비하기~

와플이가 태어난 해에는 정말 뭐를 해야 할지 몰라 터키 대신 작은 로스트 치킨에 매쉬드 포테이토 외에 한두가지 정도 해서 명절 음식이라고도 할 수 없는 요리들로 떼우다시피? 했지만 작년에는 정말 제대로 터키도 굽고 크란베리 소스도 직접 만들고 얌 캐서롤 같은 땡스기빙 음식들도 몇가지 만들어서 나름 명절 분위기를 내며 보냈었더랬죠.

한번 시작해서인지 남편도 이제는 땡스기빙때 집에서 음식 만들어서 우리끼리 자축하며 먹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더군요. 올해도 자기는 스터핑과 매쉬드 포테이토, 그레이비를 담당하겠다며 저에게

“터키를 부탁해~”

하길래 작년에 먹다먹다 반도 못 먹고 버린 터키는 아직 우리 가족에게는 미션 임파서블 사이즈이니까 그냥 로스트 치킨으로 분위기만 내자고 했습니다.
사실 저에게 땡스기빙에 터키를 먹어야 한다면 그건 정말 분위기 때문이지 맛으로는 도저히 못 먹겠더라구요. 터키 특유의 냄새와 퍽퍽한 살코기가 정녕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와플이 낳고 나온 첫 산모식이 터키였는데 그때는 왜때문에 수육맛이 난거냐며!!!!

그리하여 올해는 (아마도 앞으로 쭈~욱) 로스트 치킨을 메인으로 굽기로 하고 땡스기빙 당일날 오븐에 넣을려고 포장을 뜯었는데....

뭔놈의 치킨이 터키 엑스 스몰 사이즈인지 우리가 평상시에 보던 치킨의 1.5배 크기더라구요. 터키 아니라고 아쉬워 할 필요가 없겠드만요. .
‘ 어차피 터키나 치킨이나 털 벗겨 놓고 머리 잘라 놓음 다~ 똑같은 새 몸뚱아리 인것을...'



그리하여 터키와 똑같이 버터 맛사지 문질 문질 해 주고 뱃속은 레몬 양파 마늘 채워 넣어서 오븐에 넣어 주었습니다.

터키가 구워지는 동안 얌 고구마 푹푹 삶아서 꾹꾹 잘 으깨어 얌 캐서롤을 만들고요.

위에 마시멜로도 듬뿍 뿌려 주었습니다.


노릇노릇 오븐에 구워내기만 하면 되는데...

이 쉬운걸!!!! 오븐에 넣어놓고 클럽에이 멤버들과 카톡 수다 떠느라 삐삐 알림음을 못 들어서 그만 ㅠ ㅠ

 


숯검댕이 마시멜로가 되어 버렸어요.
마시멜로만 탔을 뿐 속재료는 이상이 없으니 먹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명절 요리는 비주얼도 중요하니까 얌 캐서롤은 실패 한걸로!

작년에는 텍사스 로드 하우스의 롤을 만들었는데 올해는 빵대신에 옥수수가 듬뿍 들어간 빵 식감의 콘 캐서롤에 도전 했습니다.



레시피 그대로 따라 만들기만 했는데 이번 땡스기빙 요리중에 제일 성공적인 메뉴 였어요. 옥수수 좋아하는 제 입맛에 딱! 이였습니다.

땡스기빙하면 또 펌킨 파이인데 작년에 펌킨 파이를 만들어보니 호박을 좋아하지만 각종 향신료가 들어가서인지 제 입맛에는 ‘우와~ 맛있다!!’ 정도 까지는 아니였거든요. 그래서 올해엔 ‘우와 맛있다’ 가 절로 나오는 초간단 치즈
케잌을 펌킨 파이 대신에 만들기로 했습니다.......만

‘그래도 땡스기빙인데 펌킨이 빠지면 섭섭하잖아’

그래서 그 펌킨을 치즈 케잌에 넣어서 펌킨 치즈 케잌을 만들어 보는 무모한 도전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단호박을 넣을 생각이였는데 땡스기빙 당일날 단호박을 안 사온걸 뒤늦게 알아 차리고 어쩌지? 하다가 눈에 띈 제가 키우고 수확한 호박을 쪄서 으깨어 넣었어요.

사실 호박을 파보니 호박이 덜 익어서 실패 예감이 왔지만 치즈 케잌이 워낙 맛있어서 만회가 될것 같았거든요.



일단 오븐에서 구워져 나온 비쥬얼은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죠? ㅎㅎㅎ

맛은.... 치즈 케잌 자체가 맛있어서 맛있었지만 사실 호박맛은 거의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차라리 단호박으로 할걸 그랬나봐요.

이렇게 제가 4가지 음식 준비가 끝나자 주방에서 바톤을 이어 받은 남편이 매쉬드 포테이토와 그래이비 스터핑을 만들었습니다.

전 작년에 처음 먹어 본 스터핑이 솔직히 별로 였는데 올해는 약간 레시피를 달리 하더니 좀 먹을만하더라구요. 그래도 여전히 목 매이는 느낌의 저 음식은 저는 적응이 안돼요.

준비 된 모든 음식을 식탁에 놓고 터키인척 하며 놓여진 로스트 치킨과 기념 사진을 찍어 주려고 셋팅을 한참 하던 중이였는데.....



그 사이에 우리 제제씨가 이런 만행을!!!!!


와플이 아부지 긴급 자진 투입하더니 감쪽같이 응급 복구를 마쳤더라구요.

 

 

 

 

그래서 애들 앉혀 놓고 기념사진을 쫌....... 찍자!!! 아이구 이놈들아!!!!

 

 

기념 사진 그깟게 뭐라고!!! 하시겠지만 매년 저희 시누이가 시부모님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이들 사진을 넣어서 달력을 제작하거든요. 거기에 11월 사진은 아이들이 땡스기빙때 터키와 찍은 사진을 넣길 원하더라구요. 나중에 완성 된 달력을 보니 매월 그 시기에 맞게 찍은 사진들이 들어 있으니 보기도 좋고 기념도 되구요. 또 저도 매년 이렇게 사진을 남기니 애들한테 나중에 좋은 추억의 사진이 될거 같기도 해요.


이렇게 차려 놓긴 했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미국 명절 음식들이 낯설고 또 테이블 장식에도 엄청나게 공들여서 셋팅하는 미국인들의 명절 상차림에 비하면 너무 보잘것 없어서 포스팅 하기도 부끄러웠어요. 그런데 하다 못해 라면 먹는 일상이라도 좋으니 올려 달라는 덧글을 본 적이 있어서 ㅋㅋㅋㅋ 이 정도면 라면 보다야 나으니 올려도 되겄지 뭐~ 하면서 올린거예요.

그리고 작년 보다는 올해가 좀 더 나아졌으니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아질테고 그러다보면 저도 언젠가는 멋지게 테이블 데코까지 멋들어지게 한상 차려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뭐 ^^;;;










Posted by 스마일 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