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 좋은 제품 많죠?
그래서 직구도 많이들 하시잖아요.
한국도 워낙 좋은 제품 많지만 제품에 따라서는 미국 제품이 더 저렴하고 좋은것이 있더라구요.
특히 애 키우다 보니 육아 용품이 종류도 다양하고, 선택의 폭도 넓고, 가격도 저렴하니 좋드만요.
그런데 뭐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미제라고 다~ 좋은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 중에 항상 불만인 제품이 양말입니다.
한국은 길거리 노점상에서 구입한 양말도 얇지만 짱짱하고, 좋은데, 미국엔 한국의 양말과는 좀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전 미국에 있는 동안 양말 구입을 미루다가 일본으로 가고 나서야 제 양말을 구입했더랬죠.
그런데 남편은 출근할 때도 신어야 하고, 평상시에도 양말을 신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미국에서 양말을 구입했었는데요, 이놈의 미국 양말들은 한국의 양말과 달리 두꺼워요.
양말의 기능을 생각해 본다면 땀 흡수 기능이 있을텐데, 그 두께만으로도 대량의 땀 흡수가 가능할 것 같이 보이더라구요. 대신, 신발 사이즈는 한 사이즈 크게 신지 않으면 양말 두께 때문에 신발이 낄 것 같은...
암튼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해지는 양말이였죠.
그러나 미국에서 나고 자란 남편은 '양말은 본래 이러한 것이고, 이리 생겨 먹었다' 라고 믿고 있었기에 한번도 양말에 대해 불평한 적은 없었습니다.
제가 신을 양말을 사러 쇼핑을 나갔다가 투덜투덜 대며 미국 양말들은 다 왜 이모양이냐고 불평을 하고, 결국 양말을 사지 않고 돌아 왔을 때, 그런 저를 오히려 이해하지 못했죠.
그러다 저와 함께 한국에 갔을 때, 남편의 운동화에 맞춰 신을 발목 양말을 구입하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한국의 양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얇으면서도 짱짱한 한국의 양말에 반... 했는지는 사실 모릅니다. 뭐 아무런 평이 없었거든요. ㅡ.ㅡ;;;
그런데 일본에 돌아왔을 때, 저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남편이 자꾸 제 양말을 신는다는걸요...
그때까지도 저는 남편의 양말이 충분치 못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그래서 다음번에 한국에 갔을 때 남편용 양말을 10켤레나 사왔습니다.
그 이후로는 제 양말을 신는 일이 없었기에, 양말이 충분한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미국으로 이사를 하면서 짐정리 할 때, 짐을 줄이기 위해서 낡은 것들, 입지 못할 것들을 버리느라, 남편의 양말들도 정리 대상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도착해서 남편이 양말이 없다며 양말을 사러 가야 한다더라구요.
한 두켤레 살 것도 아니고, 대량 구입은 샘스 클럽~ (코스코가 있음 더 좋겠지만 여긴 코스코가 없어요 ㅠ.ㅠ )
샘스 클럽 양말 코너 앞에서 그렇게 진중한 얼굴을 하고 양말을 고르는 남편의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쇼핑의 재미도, 묘미도 모르고, 쇼핑에 신중을 기한 적도 없고, 자기 옷 고르는 것도 단 몇 초, 대충 눈으로 보고 사이즈 맞으면 그냥 카트에 담아 버리는 사람인데 양말 하나 하나 손으로 만져 보면서
이런거 말고...
그리고 또 다른 양말을 만지며
이것도 아니야...
이 남자 갑자기 왜 이래?
옷도 아니고, 양말 사면서 뭐 이리 까탈스럽게....
도대체 찾는게 뭔데?
그때 한국에서 사 온 것 같은 그런 얇은 양말!
아니, 그런 양말이 필요 했으면 미국 오기 전에 한국 갔을 때 양말을 좀 사가자 그럴것이지, 미국 오고 나서 그런 양말을 찾으면 어쩌란 말이냐~ 양말 몇켤레 한국에서 주문하면 배송료가 더 나올텐데...
그래도 역시 두껍고, 몇번 빨면 보풀 투성이가 되는 미국 양말보다 한국 양말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 같아 으쓱한 마음도 들고, 동시에 구할 수 없는 한국 양말과 같은 그런 양말을 찾고 있는 남편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이런거!!! 바로 이런거!!!
하며 몹시 만족한 표정으로 마음에 쏙 드는 양말을 찾았지 뭡니까?
남편의 표정은 마치 '쳇, 미국에도 이런 제품 있잖아!' 하며 우쭐대는.... 그런 표정이였죠.
금손은 들어봤어도, GOLD TOE금발가락이라니...
미국인들도 이름 짓는 센스는 유치하구나 야~ 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남편은 한국의 질 좋은 양말에 버금가는, 가볍고, 질 좋은 양말을 미국의 마트에서 찾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구입한 양말을 서랍장에 넣기 위해 양말 포장을 제거하는데...
그런데...
금발가락 위에 씌여진 저....저것은?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데 인 코리아
그 순간 이 양말을 찾았을 때 미국에도 이런 양말 있잖아~ 하면서 우쭐해 하던 남편의 얼굴이 떠 올라 혼자서 대 폭소 했습니다.
그리고 막 호들갑을 떨며 제가 더 우쭐대며 이 포장지를 들이댔죠.
이것 봐!!! 이거!!! 이거 봐봐!!! 이거 한국제라고!!!!!!!
'미국 생활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르면 손발이 고생...이것은 진리다 (3) | 2016.10.20 |
---|---|
허리케인 매튜와 미국 정부의 대처를 경험해 보니... (8) | 2016.10.17 |
미국마트에서 구입하는 엘리의 필수 간식 쇼핑템을 소개합니다. (8) | 2016.09.26 |
정말로 그 분이 나타나셨습니다.(심신 미약자 야생 동물 사진 주의) (8) | 2016.09.22 |
소문으로만 듣던 미국의 출산 비용 직접 보니... (54) | 2016.09.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