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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아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데...

by 스마일 엘리 2018.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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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왜?! 아내말을 안 듣는건가요?

자존심 때문인가요?

 

며칠전 일본인 친구 (놀스캐롤라이나에 살던 친구가 제가 사는 이곳으로 이사를 왔으니 왠지 제 블로그에 자주 등장할 것 같은 예감으로 이제 그녀의 이름을 공개토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 아유가 저희집에 놀러를 왔죠.

 

그녀의 집의 커피 테이블 상판이 유리로 되어 있는데 고정하는 나사가 헐거워지고, 아이들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커피 테이블이 갖고 싶어서 커피 테이블을 바꾸자고 했대요. 그랬더니 그녀의 남편은 단호히 "놉!"

그래서 그럼 나사라도 좀 조여 달라고 하며 나사를 조으는 남편 옆에서 아유가

 

 "너무 꽉 조으지마, 유리가 깨질 수도 있으니까"

 

했더니 보란 듯 더 꽉 꽉 조으며

 

"이 정도로 유리가 깨지지는 않아"

라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빠지직~

 

아내 말을 듣지 않은 남편은 결국 아내가 원하는 커피 테이블을 사줘야 하게 됐다는 해피 엔딩 스토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내 말 안 듣는 남자, 저희집에도 하나 있지요.

 

자기가 뭐라도 하려는데 제가 옆에서 한마디 이상 거들면 그냥 손 놓고 "니가 해" 하고 가 버리는 남자...

그래서 그냥 뭐 하겠다 하면 전 눈감고 "안보인다 안보인다" 하면서 주문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오후 갑자기 저한테 ROCK CANDY 만들 줄 알냐고 묻더라구요.

 

만들줄도 모르고 그게 뭔지도 모릅니다만?!?!?!

 

 

 

 

검색을 해서 보여준 롹캔디는 바로 이것!

<

 

제가 만들 줄 모르니 자기가 만들어 보겠다대요?

그래서 레시피를 막 검색하더니 주방에서 덜그럭 덜그럭 대며 뭔가 열심히 하더라구요.

레시피를 살펴 보니 재료도 더 없이 간단하게 설탕과 물, 식용색소만 있으면 되고, 이 막대기에 롹캔디가 점점 자라나서 커지게 되는거라 아이들과 관찰과 실험놀이로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급 관심이 생겨 주방으로 가서 남편을 좀 도와 주고 싶었죠.

 

필요한 설탕량을 계량해서 주고, 남편은 물에 설탕을 섞어서 끓이고, 막대기 넣는 마무리까지 자기가 다 하겠다기에 전 화장실에 다녀 왔습니다.

 

 

 

 

화장실 잠시 다녀 온 사이에 이미 모든 작업 완료!!!!

 

뜨아악~

 

이게 왜 놀랄일인가 하면요, 설탕 알갱이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뜨거운 물에 녹여야 하고, 잘 식혀서 플라스틱 컵에 부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화장실 다녀 온 시간 내에 모든 작업이 끝났다는 것은 두가지 중 한가지의 치명적 오류가 있었다는 말!

 

첫째는 아주아주 뜨거운 설탕물을 플라스틱 컵에 부었다는 것, 고로 환경 호르몬의 영향으로 건강에 치명적일것으로 예상

 

둘째는 뜨겁지 않은 설탕물을 부었다면 설탕 알갱이가 충분히 녹지 않았을것이므로, 레시피에 충실하지 못해 이 롹캔디는 실패, 엄청난 설탕양 낭비

 

문제 파악을 위해 컵을 만져 봤더니 컵이 미지근하더군요.

설탕 알갱이를 충분히 녹이지 않은 물의 온도이므로 롹캔디는 실패 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왜냐면 레시피에서 몇번이나 강조했던것이 설탕 알갱이가 보이지 않고, 뜨거운 물이 투명해 질때까지 잘 저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미 육안으로 봐도 설탕 알갱이는 보이지 않지만 물이 희뿌연 상태였거든요.

설탕이 완전히 녹지 않았다는거겠죠.

 

그때부터 잔소리 장전~ 발사!!! 다다다다다다다다

 

"이걸 레시피대로 했어야지, 레시피에는 설탕 알갱이가 안 보일때까지 저어야 한다고 했는데 물이 이렇게 안 뜨겁고, 맑지 않다는 말은 설탕이 제대로 안 섞였다는 말이니까 이 레시피는 실패 한거나 다름 없고, 당신은 지금 이걸로 얼마나 많은 설탕양을 낭비한건지 알기나 해? 만들 때 레시피 대로 똑같이 잘 만들어야지 성공하지 블라 블라 블라~ "

 

보통때라면 제 잔소리에 "그럼 니가 하던가" 하면서 나가버렸을텐데 이미 모든 작업은 끝나서 제가 할 수 있는것도 없고 남편도 좀 당황한 기색이 ㅋㅋㅋㅋ

기가 죽은 듯한 표정과 목소리로

 

"뭐, 일단 되는지 안 되는지 지켜 보자고"

 

하더라구요.

그 말에 전 또다시 잔소리 장전~ 발사!!!

 

"이미 레시피가 실패했는데 롹캔디가 만들어 질 리가 없잖아, 분명히 롹캔디는 안 생길거야 내가 장담해, 레시피에서도 설탕을 투명해 질때까지 섞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했고, 이대로 안 하면 롹캔디가 안 만들어 진다고 했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자기가 출장 가 있는 2주 동안 버리지 말고, 손대지 말고 가만히 놔둬 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그리고 남편은 출장을 떠났죠.

 

전 이번일을 계기로 남편이 요리할 때 레시피에 좀 충실하고, 아내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기를 바라면서 솔직히 말하자면 은근 실패하기를 바랬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런데 한 3일쯤 지났을까요?

 

어어?

 

 

막대기에 뭐가 생겼다!!!!

 

어?.... 절대 안 생길거라고 내가 호언장담을 했는데...

생기면 곤란한데?

 

 

파란색 막대기에도 뭔가가 생겼다.

이렇게 사탕이 맺히기 시작하면 날이 갈 수록 점점 더 크게 맺히거든요.

이게 실패를 해야 제 예상 시나리오대로 가는건데....

어째 이번엔 제가 틀린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그리고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 왔을 땐....

 

 

 

결국 롹캔디가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완전한 성공은 아니고 절반의 성공이였어요.

원래는 이것보다 훨씬 더 크고 두껍게 자랐어야 하거든요.

역시나 레시피에 충실하지 못한 남편의 실수이죠.

 

 

 

이번일을 계기로 남편이 아내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기 바래봅니다만...

미국 옛말이 아닌 한국 옛말이라 씨도 안 먹힐것 같군요.

 

게다가 아내 말 안들어도 사탕은 생겼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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