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도 영어 유치원 같은 곳에서는 코스튬을 입고 할로윈 파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의 할로윈 풍경은 지금껏 세 번 정도 포스팅 했고, 올해로 네번째 포스팅이라 특별한 것은 없겠지만 그냥 미국에서의 평범한 가정은 할로윈을 이렇게 보내는구나~ 하고 봐 주시면 좋겠어요.
사진이 많고 글이 길어질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시길~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다가 오면 미국인들은 할로윈과 땡스기빙때 사용할 장식용 호박을 사러 "펌킨 패치"라는 가을 나들이를 간다는 이전 포스팅 기억하시죠?
2017/10/16 - [미국 생활기] - 미국인들의 가을 나들이 "펌킨 패치"
펌킨 패치에서 골라온 호박은 장식해 두었다가 할로윈이 다가 올 무렵 잭오랜턴을 만듭니다.
너무 일찍 만들면 벌레가 꼬이고, 2~3일만 지나도 금방 썩어 버리더라구요. 그래서 할로윈 전날이나, 이틀전에 만들어 두는게 좋다는것을 경험으로 배웠죠.
할로윈 전 날 밖에 장식해 두었던 호박들을 가져와서 잭오랜턴 만들기를 시작했습니다.
호박 뚜껑을 따서 속을 파 내는 작업중이예요.
각자 호박 1개씩 전담합니다.
제제는 엄마랑 팀워크~
무허가 마미손 미용실 다녀온 제제 ㅋㅋㅋㅋ
그래서 졸지에 복남이 됐지요.
친정 엄마는 애 얼굴 다 버려 놓았다며 난리 난리~
근데 엘리양은 컷트 잘 했다며 칭찬~
오케이!! 컷트는 잘했는데 애 얼굴은 다 버려 놓은걸로!!!
호박에 밑그림을 그립니다.
잘 그렸죠?
잭오랜턴 밑그림은 조각 도구를 사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고로 제가 그린게 아니라 그냥 밑그림 따라서 그대로 그린것!
밑그림 따라서 조각 도구로 잘라주면 되는데 조각 도구가 작은 톱처럼 생겼는데 아주 쉽게 잘려요.
그래서 어렵지 않게 완성 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고양이 잭오랜턴과 아빠의 거미와 거미줄 잭오랜턴 완성!
거미줄은 밑그림을 이용했고, 거미는 그냥 아빠가 파 낸것!
와플이의 잭오랜턴은 호박 속이 까맣게 되어있어서 남편이 비위 상한다며 자기는 못한다길래 ㅋㅋㅋㅋ
비위 좋은 제가 속 파내고 밑그림 없이 대충 10분만에 파 내서 완성
잭오랜턴과 함께 와플이 제제 기념 사진 좀 찍어 줄랬더니
역시나 비협조적인 녀석들!!!
제제는 불 밝힌 잭오랜턴이 너무 신기해서 호박안을 들여다 보며 감탄을 합니다.
우~
우~
호박 뚜껑 다 열어 보는 제제
불을 끄고 보니 더 멋지다. JPG
그 와중에 어느샌가 또 식탁위를 올라 사진에 찍힌 제제
할로윈 아침에 집 앞에 잭오랜턴을 내 놓았습니다.
나름 가을 분위기 장식을 위해 멀쩡한 자전거 검정 스프레이 뿌려서 데코용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짚더미를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 했는데 시기 적절하게 동네분이 페이스북에 공짜라며 필요한 사람 들고 가라길래 한더미 받아와서 장식했어요.
주황 호박 왼쪽에 늙은 호박과 앞쪽에 작은 호박은 제가 텃밭에서 키운 호박이예요.
얘네는 나중에 호박죽 끓여 먹을거예요.
제가 직접 키운거니까!!!
드디어 할로윈 저녁이 되었습니다.
이제 사탕 받으러 가야죠.
짜잔~ 4개월때 입었던 코스튬을 16개월에 입은 제제
손에 들고 있는 호박 모자는 절대로 안 쓰니까 손잡이 달아서 사탕 바구니 만들어 줬더니 어머! 할로윈 당일에는 좀 들어 주더라구요.
2017년 해피 할로윈 사진을 한장 남겨 주고 싶어서 둘이 함께 같이 사진 찍어주고 싶은 이 엄마 마음은 알길 없는 아들들
앞을 좀 보라니깐!!!. JPG
직선박기의 승리, 슈퍼와이 코스튬
볼때마다 어찌나 흐뭇한지...
울 와플이도 엄마표 슈퍼와이 코스튬을 입고 싶어서 할로윈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다고요.
본격적으로 출발!!!
저희 동네는 어린 애들이 많고, 나중에 블러프턴 힐튼헤드 지역 페이스북을 보니 일부러 저희 동네로 사탕 받으러 오는 아이들이 많아서 사탕을 엄청 많이 준비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초인종을 눌러서 사탕을 받는 일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집 밖에 나와서 아이들이 오면 사탕을 나눠 주는 식이에요.
사탕 받으러 다니면서 이웃들의 할로윈 장식 구경도 합니다.
역시나 집 앞에 사탕을 한 바구니 쌓아두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계신 아주머니
해골이 그네를 타고 있네요.
작년에는 해골들이 마주보고 차를 마시고 있더니.
이렇게 해마다 장식을 다르게 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할로윈에는 다른 아이들의 코스튬도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요.
엄마도 코스튬을 입고요.
가족끼리 같은 테마로 코스튬을 맞춰 입기도 해요.
작년에는 그런 가족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생각보다 한산했어요.
나중에 보니 올해 할로윈이 화요일이라서 작년에 비해 많이 한산했다고 하더라구요.
사탕을 받으러 다니는 아이들만 코스튬을 입는게 아니라, 사탕을 나눠 주는 분들도 코스튬을 입고 할로윈 분위기를 냅니다.
차의 트렁크에 앉아서 사탕을 나눠 주시는 아저씨~
엄마의 코스튬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던 와플이는 누군가 코스튬에 대해서 칭찬하면 꼭
My mommy made this for me! 라고 자랑스럽게 얘기 하더라구요.
전 제제 손잡고 다니며 제제 사탕 얻어 주느라
먼 발치에서 와플이 사진만 주구장창 찍고 울 제제는 사진도 거의 못 찍었어요.
그냥 trick or treat을 외치며 사탕을 받으러 다닐 뿐인데 이게 아이들한테는 그렇게 신나는 일인가봐요.
웃음이 떠나질 않는 와플이
드디어 건진 제제의 trick or treat 사진
사탕 받고 빠빠이~ 하고 쉬크하게 돌아서는 녀석 ㅋ
와플이는 사탕을 받을 수 있다면야 무서운 장식따위! 에잇! 하며 용감하게 들어갔지만 제제는 장식이 무서운 곳은 절대로 안 들어가더라구요.
집 앞에서 와플이 형아 사탕 받아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중
사탕 바구니 가득 차서 들고 다니기 무거울텐데도 꿋꿋하게 차곡차곡 채웁니다.
그래서 이 엄마는 중간 상납을 받았지요.
그리고 빈통을 되돌려주며 "다시 채워 오느라"
집집마다 다른 할로윈 장식 구경하는것도 잼나요.
이분은 꽤 나이 많은 할머니셨는데 코스튬 입고 할로윈 분위기를 물씬~
엄마 손 안 잡고 형아들 따라서 사탕 앵벌이 나선 제제? ㅋㅋ
이 분이 쓴 가면은 목소리 변조 기능이 있는 가면이였어요.
신기방기~
뭔 코스튬인가 했더니 멕시칸 푸드 타코래요. ㅎㅎㅎㅎ
집집마다 직접 가서 사탕을 받아 오기도 하지만 이렇게 카트를 타고 다니며 사탕을 나눠 주는 이웃분들도 계세요.
울 제제가 제일 좋아하는 렉시 누나
역시 제제 사랑은 렉시누나~
사탕 바구니에 친절하게 사탕을 담아주는 렉시 누나~
제제는 렉시 누나를 마지막으로 trick or treating은 끝났고요.
지치지 않는 와플이는 몇군데 더 받으러 돌아 다녔습니다.
직접 나와서 사탕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렇게 셀프로 가져 가게끔 바구니만 놓아 둔 곳도 있고요.
보통 애들 데리고 사탕받으러 다녀야 되는 가정은 사탕을 나눠 줄 수 없으니 이렇게 사탕 바구니를 놓아두고 갑니다.
아, 그리고 저희 커뮤니티는 할로윈과 크리스마스가 되면 데코레이션을 심사해서 가장 멋지게 데코레이션 된 집을 선정하는데요, 올해에 마사 윤 언니네 집이 2등으로 선정되었어요.
그래서 마사 윤 언니의 허락을 받아 사진을 올려 봅니다.
집 내부는 심사하지 않지만 외관 못지 않게 내부도 너무 멋지게 장식한 마사 윤 언니네집
손재주가 남다르고, 물건을 보는 안목이 탁월해서 이런 소품들도 중고샵에서 구입한 후 다시 페인트 칠해서 멋지게 장식했더라구요.
저도 마사 윤 언니 따라잡기 하느라 중고샵에 갔는데 제 눈에는 왜 다~ 돈 주고 살 만한 것들은 안 보이던지 원~
사고 나면 꼭 "쓰레기를 돈 주고 사 왔네!" 하며 후회할 일만 있더라구요.
계단에 램프도 할로윈 분위기 물씬~
할로윈 장식 2등한 집의 데코레이션
나무에 매달린 해골과 집 외벽을 타고 오르는 해골들
할로윈 장식은 역시 밤에 봐야 하죠.
저 개 뼈다귀는 눈에 불 들어오면서 막 짖는데요.
저것을 본 엘리양
"저 개는 턱관절 오겠네~"
ㅋㅋㅋㅋㅋ
저 해골이 들고 있는 bone party 사인은 제제의 사랑 렉시누나의 작품
창문으로 보이는 해골들의 댄스 파티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잭오 랜턴
할로윈의 하이라이트 사탕 상납 시간
1년은 거뜬히 먹겠어요.
제제와 와플이는 신났지만...
미안하다 아그들아!!!
사탕은 엄마 아빠가 접수한다.
미국의 할로윈은 이렇게 동네 사람들이 아이들을 위해 사탕을 준비하고, 집 주변을 장식하고, 아이 어른 다 함께 즐기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신나는 날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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