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도 이제 뼛속까지 엄마가 됐나봅니다.
하다 하다 이젠 애 기저귀 뗀 얘기도 포스팅이랍시고 블로그에 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엄마가 되면 이 "기저귀 떼기"의 미션이 얼마나 역사적이고, 의미있는 일인지 공감하실겁니다 .
그러니 지금 이 글을 미혼 여성이 또는 남성...아, 그냥 뒤로 가기 누르시겠다고요? 아, 네네~ 알겠습니다.
흠흠...
그러나 꿋꿋이 이 글을 읽겠다고 스크롤을 내리신 미혼 여성분...
선행 학습 한다고 생각하고 읽어 주시면 미래에 아주 작은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
미국의 아침 시간에 항상 친정 엄마와 화상 통화를 하는데, 화상 통화 화면의 뒷편 (저의 뒷 편 어딘가에서)에서 놀고 있는 와플이의 반라를 보실 때 마다
"아직도 기저귀 차고 있나? **는 버~얼써 기저귀 뗐다"
라며 와플이의 동갑 내기 이모와 비교를 하기 시작하시더군요.
==> 삼촌이 늦장가?를 가고, 아주 아주 힘들게 오랜 시간 노력하여 뒤늦게 얻은 귀한 딸이라 족보가 꼬여, 와플이와 동갑임에도 이모가 된 비하인드 가족사입니다. ㅋㅋㅋㅋ
아무튼 친정 엄마의 그런 말에도 꿋꿋하게
"뗄 때 되면 떼겠지, 그런걸로 스트레스 안 줄려고... 설마하니 학교 갈 때까지 기저귀 차고 있겠어?"
했습니다.
그러다 와플이가 33개월 되었을 때, 마트에 갔다가 와플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paw patrol이 그려진 팬티 셋트를 구입하고, 나중에 기저귀 떼기 할 때 되면 써야지 했는데, 메모리얼데이 연휴기간에 와플이 아부지가 본격적으로 팬티를 입히더니 기저귀 떼기 훈련을 시작하더라구요.
" 이제부터 피피 하고 싶으면 말해야 돼, 오케이?"
우와~
놀랍게도 와플이는 피피가 하고 싶어지자, 하던일을 멈추고 얼음 자세로 바지를 입은 채, 피피를 하고는 '부르르' 몸을 떠는 마무리까지...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죠. ㅎㅎ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상황 종료 됐는데도 남편은 와플이 손을 잡고 "고! 고!" 하면서 화장실에 데려가 젖은 옷을 벗기고 변기에 앉혔습니다.
그리고 잠시 기다렸다가 다시 새 팬티를 입히고, 또 다시 바지에 실수를 해도 무조건 우선은 화장실로 데려가서 변기에 앉힌 후 피피 다 했냐고 물어보고 다시 옷을 갈아 입히고 그렇게 연휴기간 동안 반복하더니, 마침내 연휴 마지막날 와플이가 피피하기 전에 "피~ 피~" 하면서 와플이 아부지 손을 잡고 화장실로 같이 뛰어 가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해서 소변 가리기는 약 4일만에 성공 했답니다.
물론 그 이후에 몇번 실수도 했죠. 아직 어리다 보니 재밌게 놀다보면 노는것에 정신이 팔려, 쉬 마려운걸 참다가 그냥 옷에 싸 버린다던지, 참다가 참다가 피~피~라고 말하면서 싸 버리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몇번의 실수 이후로는 기특하게도 완벽하게 소변 가리기는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변 가리기!!!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소변을 금방 가려도, 대변 가리기는 시간이 걸리며 길게는 1년도 걸린다는 후기를 읽었기에 저도 1년 예상하고 느긋하게 가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와플이에게 푸푸 하고 싶으면 꼭 엄마에게 말해 달라고 했죠.
그러나 와플이는 절대로 저에게 푸푸하고 싶다는 신호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냥 팬티위에 응아를 흐흑 ㅠ.ㅠ
그래서 소변 가리기 처럼, 응아를 했더라도 변기에서 하는거라는 걸 알려 주기 위해서 변기위에 앉혀 볼려고 했지만 소변 볼 때는 스스로 잘 앉는 변기위에 대변을 본 직후에는 죽어도 안 앉겠다는겁니다.
달래도 안되고, 꼬셔봐도 안되고, 에라잇! 강제로 앉혀보자 해서 그냥 번쩍 들어 올려 앉히려 했더니 어디서 개 잡는 소리가!!!
'이건 애를 잡을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시 고쳐 잡을 일이지...' 하며 심호흡을 하고, 1년 예상 했으니 아직 한참 멀었다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만
아놔!!! 똥 묻은 팬티에 자꾸 무너지는 결심 ㅠ.ㅠ
내 새끼 똥이지만 똥은 똥이라고요~ 냄새도 아주 스펙타클하고, 그 쪼그만한 똥꼬가 신통방통하게 야구공을 자꾸 빚어 내는데 아후~ 죽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잠시 사라진 와플이는 반라의 몸으로 제 눈 앞에 나타나 울기 시작하는겁니다.
"피피 했어? 그럼 팬티 입어야지, 고고고~ "
하며 팬티를 가지러 와플이 손을 잡고 뛰려는데 와플이 엉덩이에 응아 범벅이...
삐~삐~
뒤늦은 경고: 쓰다보니 너무 똥 얘기군요. 읽기 거북하거나 비위가 약하신 분은 뒤로가기를 클릭해 주세요~
그래서 샤워를 시킬려고 욕실로 향했는데 어머머!!
글쎄 변기위에 아기 변좌가 올려 져 있고, 거기도 똥 범벅, 화장실 바닥에 야구공 한 덩어리!!
이거 보고 저 울었잖아요. 너무 감동 받아서!!!!
와플이가 기특하게도 혼자서 변기위에서 응아 할려고 시도한거였어요.
아~ 정말 이렇게 사랑스럽고 이쁜 아기가 어딨나요? ㅠ.ㅠ
완전 폭풍 칭찬 해 주고, '응아 빠빠이~' 손 흔들며 물 내리는 이별의식을 진행한 후, 이날부터 작전을 바꿨습니다.
아직까지는 대변을 볼 때 변좌에 앉는 두려움이 있는것 같아 강요하지 않고, 대신에 팬티에 싼 응아를 변기에 버리는걸 직접 보여주면서 응아와의 이별 의식을 매번 거행했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또 팬티에 야구공을 빚었다며 와플이가 신호를 주길래 이별 의식을 하러 화장실로 가서 팬티를 벗겼는데 이 녀석... 빚다 말았.... 푸하하하하하하
그래서 와플이에게
"응아가 아직도 와플이 엉덩이에 있어, 우리 푸쉬 해 볼까? "
하면서 변기에 앉혔더니 으잉? 순순히 앉더라구요?
그리곤 '푸쉬! 푸쉬'를 함께 외치며 힘주기에 들어갔죠.
같이 손 잡고 푸쉬를 했더니 누가 푸쉬의 여왕인 제 아들 아니랄까봐 응아를 숨풍~ ㅋㅋㅋㅋㅋ
"우와! 성공!! 만세!! 하이 파이브"
온갖 호들갑은 다 떨면서 칭찬하고, 부상으로 엄마가 급 데코한 초코렛 아이스크림을 수여했답니다.
그랬더니 와플이도 으쓱~ 하더라구요.
이것이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변기에 앉는 두려움이 사라졌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다시 원래대로 강요하지 않으며 그냥 와플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 날의 반 성공 이후, 와플이는 여전히 팬티에 야구공을 빚고, 때로는 야구공을 손으로 짓이겨 놓기도 하는 만행을 저지르면서 저의 혈압을 올렸다 내렸다 하곤 했지요.
그런데 바로 오늘!!!
둘째 제제 분유를 먹이고 있는데 눈 앞에 있던 와플이가 다리를 꼬고 있길래
"피피하고 싶어? 피피하고 와~"
했더니
"풉~"
하는거예요.
그래서 또 빚었군! 하며 팬티를 확인했는데 아무것도 없는겁니다.
느낌이 왔죠! 오늘이다!!!!
"고!고!고!" 하며 와플이와 함께 화장실로 뛰었습니다.
분유 먹던 둘째 제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안락한 제 품에서 눈 감고 분유맛을 음미하며 한참 식사중이였는데 갑자기 젖병이 빠지더니 후다다닥, 그리고는 화장실 문 앞에 내동댕이 쳐 졌거든요.
다시 엄마 품에 안겨서 젖병이 물려졌을 때, 제제 앞에 펼쳐진 광경은 반라의 형이 변기에 앉아 "응아~" 하며 힘주는 장면이였습니다. (제제야~ 미안 ㅠ.ㅠ 이것이 둘째의 운명이란다)
'오늘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는 마음으로 화장실 문 앞에 앉아서 제제에게 분유를 먹이며 와플이와 '나 따라 해 봐요' 놀이를 하는 중이였는데
"마미, 아이 푸웁~"
하길래 변기를 들여다 봤더니
빰빠라밤!!!!!!!!
뱀 한마리를 숨풍~ 했더라구요.
"우와!!!! 나왔다!!! 만세!!!! "
기쁨, 감격, 환희의 교집합(얼마나 기뻤으면 수학 포기자인 제 입에서 이런 수학 용어 방언이 터져나왔겠습니까?!) 리액션 3종 셋트인 물개 박수, 하이 파이브, 뽀뽀를 시연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이 리액션은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14년만에 시연한 최상급의 리액션임. 그리고 곧이어 토네이도급 칭찬을 퍼 부은 다음 부상으로 또 초코렛 아이스크림을 제공했죠.
와플이 스스로도 뿌듯했는지 아빠에게 달려가
"대디! 대디! 아이 푸웁!!! 아이 푸웁!!!"
하며 자랑 하더라구요.
기저귀 떼기 뭣이 중헌디.... 하시겠지만 음...기저귀를 구입할 필요 없으니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되구요, 외출시에 기저귀를 챙길 필요 없으니 가방이 부피와 크기가 줄고요...라고 하기엔 둘째가 태어나 도로아미 타불 관세음보살 탁!탁!탁!탁! (목탁 두드리는 소리) 아흑 ㅠ.ㅠ
어쨌든 그동안 똥 묻은 팬티 빠느라 심신이 쇠약해 질려던 참이였는데 이젠 해방입니다요.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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