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이 한국인은 커녕 동양인도 보기 드문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블러프턴이라고 몇 번 제 블로그에서 언급했었죠?
그 덕분에 블러프턴으로 최근에 오신 분들이나, 앞으로 오시게 될 분들이 검색을 통해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한국인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답니다. 유후~
이 시골에서 쓸쓸하고 외롭게 살아갈 줄 알았는데 저의 절규가 하늘에 닿았나봐요.
그동안은 이곳에서 만난 유일한 한국인 친구와 가끔 아이들 데리고 만나서 수다 떨며 외로움을 달랬는데, 남편 직장 근처의 일식당에 남편이 밥 먹으러 갔다가 거기 사장님 내외분이 한국분인걸 알게 되어 가끔씩 소식을 전하며 지냈죠. 그러다 제제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부차 연락을 주셨는데 너무 기쁜 소식이 있다는거예요.
기쁜 소식이라는 말에 번개같이 답장하고 싶었지만... 애 젖주랴, 쪽잠자랴, 하다 보니 어느새 카톡이 왔다는걸 까 먹고 다음날이 되서야 연락을 드렸죠.
그랬더니 제가 사는 커뮤니티에 한국분이 사신다지 뭐예요?!?!?!?
주변에 도로와 나무 밖에 없는 이곳에 나 말고 또 다른 한국인이 산다니!!!.JPG
근방에 사시는 것도 아니고, 저와 같은 단지 안에 한국 분이 계실줄이야...
1년 넘게 지내면서 어쩜 한번 마주지지도 않았는지...
게다가 제가 식료품 마트인 크로거에서 7개월간 알바 했는데, 거기서 우연이라도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기에 이곳에 사는 한국인은 정말 다섯 손가락 안인가 보다~ 하며 살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이 반가운 소식을 전해 듣고, 제 연락처를 알려 주셔도 된다고 말씀 드리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맞선보고, 맞선남의 연락을 기다리는 처녀마냥 휴대폰을 들었다 놨다 하는 도중에 똬앗~ 하고 온 메세지!!
왔구나~
신생아가 있다는 말을 들어 연락 하기가 조심스러우시다며 시간 될 때 연락 달라는 메세지였습니다.
아놔~ 우리 집에 있는 신생아로 말할 것 같으면 조심스러울 필요가 없는 온갖 악조건 (와플이의 괴성, 생활 소음) 속에서도 꿋꿋하게 꿀잠자는 녀석이걸랑요.
그래서 바로 답장을 드리고 몇번의 메세지를 주고 받은 끝에 통화를 시도 했죠.
두근 두근~
세상에!!
게다가 알고 보니 제 사촌이지 뭐예요?
이웃 사촌!!!
정말로 저희집에서 몇발짝 걸으면 되는 거리에 살고 계셨더라구요.
그리하여 다음날 바로 만남을 시도 했습니다.
처음 만났는데도,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것처럼 친근한 언니셨어요. ^^
어색함도 없이 바로 커피 마시며 폭풍 수다를 쏟아 내다가 갑자기 언니께서 고백할 게 있으시다며....
으응? 고백?
오늘 처음 만난 사이에 고백이라함은... 나쁜일에 대한 고백은 아닐테고...
제가.. 몹시도 맘에 드.. 셨...나... 요? (부끄 부끄~ )
"실은 전에 제가 블러프턴으로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를 봤어요, 포스팅 중에 쭈꾸미 사연을 읽었는데, 크로거에서 쭈꾸미를 싹쓸이 해 간다는 쭈꾸미 레이디가 저... 인거 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맙소사!!! 언니 였어요? 그 쭈구미 레이디가?
저의 쭈꾸미 포스팅을 읽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치열했던 쭈꾸미 쟁탈전에 그 쭈꾸미 레이디가 바로 이 언니 분이였던거죠. 2016/07/04 - [미국 생활기] - 미국 마트의 쭈꾸미 쟁탈전
제가 마지막에 "보고 있나 쭈꾸미 레이디?" 라고 했는데....
요렇게 말이죠.
허거걱!!! 쭈꾸미 레이디가 정말로 보고 있었을줄이야!!!
게다가 프라우지니님이 그 쭈꾸미 레이디가 한국인이 아닐까 한다는 덧글을 주셨는데... 자리 까셔야겠습니다?!
제가 한국인이 아닐거라 생각했던 이유는 또 다른 한국인 친구가 홍합을 사러 크로거에 갔더니 홍합이 없어서 직원에게 물었더니 중국인 여자 분이 홍합을 싹쓸이 해 갔다고 해서, 전 그 중국분이 쭈꾸미도 쌀쓸이 한 줄 알았거든요.
어쨌거나, 제가 프라우 지니님의 덧글에 단 답글처럼, 쭈꾸미 레이디가 이웃 사촌 한국인인걸 알게 되었으니 이제 쭈꾸미 쟁탈전은 막을 내리고, 사이좋게 나눠 먹게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생활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는 사람만 아는 미국의 쿠폰 사용 꿀팁 (8) | 2016.11.07 |
---|---|
기다리고 기다리던 할로윈이 끝났습니다 (4) | 2016.11.03 |
미국 기프트 카드, 어디까지 써 봤니? (3) | 2016.10.24 |
모르면 손발이 고생...이것은 진리다 (3) | 2016.10.20 |
허리케인 매튜와 미국 정부의 대처를 경험해 보니... (8) | 2016.10.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