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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기다리고 기다리던 할로윈이 끝났습니다

by 스마일 엘리 2016.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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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기다렸냐구요?

저 말고 와플이요!!!

 

와플이가 작년 겨울쯤? 우연히 할로윈송을 보고 할로윈에 대해서 알게 된 뒤로 1년간을 할로윈을 손꼽아 기다려 왔거든요.

할로윈이 뭔지는 모르지만 펌프킨도 있고, 유령도 있고, 해골도 있고 뭐 그런거다 하는 정도로 알았는데 할로윈이 점점 다가올 수록 trick or treat을 하면 사탕을 받을 수 있다는것도 알게 된 후로는 하루에 한번씩 해피 할로윈을 외쳐댔답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 할로윈 때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어 봤더랬죠.

와플이의 기호를 잘 알고 있는 제가 보기를 주었습니다.

 

1번 공룡

2번 미니언

3번 슈퍼 히어로

 

그랬더니 배트맨을 하겠대요.

 

2년전 와플이의 생애 두번째 할로윈이자 첫 데뷰때는 제 맘대로 촌스런 빨간 리본을 단 테디베어(

2014/11/03 - [와플 이야기] - 할로윈 그리고 와플이의 첫 trick or treat~)

였는데 2년새 훌쩍 커 버린 이 녀석이 어느새 지구의 평화를 걱정하며 박쥐남이 되겠다니... 흐뭇하구나~

 

그리하며 반년동안 끊임없이 심경의 변화는 없는지 확인 재확인을 했지만 배트맨이 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서 할로윈을 약 한달 앞두고 배트맨 코스튬을 주문했습니다.

 

코스튬이 도착하자 마자 바로 입혀 봤는데....

 

글쎄 이녀석의 반응이....

...

...

...

...

...

...

...

 

 

 

 

이렇게 오열을 하지 뭡니까? ㅠ.ㅠ

전생에 조커한테 두들겨 맞은 기억이 갑자기 떠 올랐나?!?!?!?!  

아놔~ 왜에?

 

 

 

이유는 저 팔에 달린 검은 부분이 거슬려서 였습니다.

어릴때부터 뭔가 몸에 거슬리는건 싫어했던 와플이

그래서 이유식 할 때 턱받이도 거부하고, 썬그라스도 거부하고, 모자도 거부했었어요.

그런데 배트맨 코스튬의 팔 부분이 와플이게는 거추장스러워 견디기 힘들었던거죠.

아놔~ 까탈스러운 녀석 같으니라고!!!

 

그래서 당장 반품하고, 다시 보기를 주었습니다.

 

1. 미니언

2. 포 패트롤 마샬

3. 포 패트롤 체이스

 

그랬더니 망설임없이 2번 포 패트롤 마샬을 선택한 와플이!!

 

포 패트롤은 개 녀석들로 구성된 구조대로 어려움에 처한 동물을 구하는 미국 애니메이션입니다.  

 

 

 

개 경찰(일명 견찰?) , 개 소방관, 개 잠수부 뭐 이런 역할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중에 와플이가 선택한 마샬은

 

바로 이 달마시안, 개 소방관입니다.

 

사람이 개 캐릭터가 되겠다니 좀 웃기지만 사실 배트맨도 알고보면 박쥐남이니까...

 

어쨌든 와플이의 의사를 100% 반영해서 마샬 코스튬을 구입했고, 구입한 당일 집에서 거부감 없이 순순히 입어보더니 흡족해 하더군요.

심지어 저 등에 매는 펍팩과 모자를 계속 쓰고 있겠다고까지...

그래서 할로윈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달래서 코스튬은 고이 클로젯에 모셔 두었습니다.

그리고 할로윈을 사흘 앞 둔 10월 28일

힐튼헤드 아일랜드의 shelter cove park에서 펌킨 패치 행사를 한대서 데리고 갈려고 코스튬을 입혔더니

아놔~ 안 입겠대요 ㅠ.ㅠ

죽어도 안 입겠대요.

 

"코스튬 입고 할로윈 파티 하러 갈까? 코스튬 안 입고 그냥 집에 있을까?"

 

"집에.."

 

이 말은 정말 죽기보다 더 입기 싫다는 말 ㅠ.ㅠ

 

몇번을 꼬셔보고 달래보고 했지만 코스튬을 입힐려고 시도 하면 폭풍 오열을 하며 거부를 하더군요.

전생에 개 장수한테 잡혀간 적이 있나....

어쩔 수 없이 제제만 코스튬을 입히고 와플이는 평상복으로 펌킨 패치 행사에 갔습니다.

 

펌킨 패치는 보통 할로윈 전에 호박 농장 같은 곳에 가서 호박을 고르는 것인데 농장에서 게임도 준비하고, 동물들 먹이도 주고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아이들과 가족이 즐길 수 있답니다. 하지만  힐튼 헤드 아일랜드에서 하는 펌킨 패치는 그냥 동네 아이들이 맛보기로  즐길 수 있는미니 펌킨 패치 행사더라구요.  

 

 

 

곳곳에 이런 에어 슬라이드를 설치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 올라가 탈 수 있어요.

 

 

광대 아주머니도 한 자리 마련하셔서 아이들에게 말도 걸어주고 풍선 아트도 만들어 주셨어요.

 

 

와플이에게 뭘 만들어 줄까? 공룡? 개? 하고 물어 보시길래 와플이가 "공룡" 했는데...

앞에 개를 요청한 아이와 똑같은 걸 만들어 주시며 "여기 공룡~" 하시더라구요.

공룡이 태초에는 개과였나봅니다. ^^;;;

 

 

사탕과 장난감도 준비해 놓으셔서 맘껏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또 한쪽에서는 농장 동물들을 쓰다듬을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습니다.

먹이를 판매하는데, 구입해서 먹이를 줄 수도 있구요.

아기소와 염소, 라마가 왔더라구요. 당나귀도 있었던거 같고...

 

 

 

동물 너~무 좋아하는 와플이

 

 

 

인사도 하고, 가까이 오면 "아이 예뻐~" 하며 쓰다듬어 주기도 했습니다.

 

 

펌킨 패치 행사이니 호박 줍기도 해야겠죠?

농장에서는 제 머리통만한 호박들이 널러 있겠지만 여기는 농장이 아니니까~

귀여운 미니 호박들 여기저기 널어 놓고, 하나씩 골라 잡습니다.

 

 

 

골라잡은 호박은 한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여러가지 그림 그려 넣기도 할 수 있구요.

 

 

코스튬도 안 입은 와플이가 펌킨 패치 행사를 즐기고 있는 동안 코스튬 입은 제제는....

 

 

혼자서 까꿍 놀이중 ㅋㅋㅋㅋ

 

 

블러프턴 초등학교 학생들의 댄스 공연도 있었는데 재롱잔치 였습니다.

 

 

훌라후프가 있길래 왕년에 좀 돌렸던 실력으로 돌려 봤는데 훌라후프가 밑으로 떨어져야 정상 아니던가요?

근데 왜 제 훌라후프는 돌리면 돌릴수록 위로 위로 올라가 가슴께에서 돌고 있........ㅠ.ㅠ

아래로 내려가기엔 몸뚱아리에 장착된 스페어 타이어가 너무 많아서 못 내려 갔나 봅니다.

 

 

코스튬 콘테스트 시간

코스튬을 거부한 와플이덕에 구경만 신나게 할려고 했는데 갑자기 누가 뒤에서 등을 떠밀며 나가라네요.

와플이 아부지가요...

그래서 급하게 제제를 데리고 나갔죠. (나 단상 같은데 나가서 서고 그런거 싫어하는 여자야!!! )

 

 

호박 모자까지 씌워서 나갔는데 거짓말 많이 보태서 우뢰와 같은 박수를... ㅋㅋㅋㅋ

제제가 최연소 참가자였어요. ㅋㅋㅋ

그래서 나이덕을 좀 봤습니다.

시상하는건 못 보고 왔어요.

참가에 의의를 두고...

 

 

이렇게 펌킨 패치 행사를 다녀오고나니 할로윈이 걱정 되었습니다.

죽어도 코스튬 안입겠다는 와플이 녀석 ㅠ.ㅠ

코스튬 안 입으면 사탕 못 받는다고 했는데도 안 입고 사탕 안 받겠다네요.

에휴~

 

그래서 작전을 짰습니다.

와플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들을 불러서 우리집에서 옷을 갈아 입히고 즐겁게 룰루랄라 사탕 받으러 나가는 모습을 보면 와플이도 입으려 들것이다!!!

 

그리하여 친구네가 저희집에 와서 아이들 옷을 갈아입혔죠.

도중에 몇번이고 제 친구가 와플이를 꼬셨습니다만 와플이는 단호하게 "노~"

 

작전 개시!

옷을 다 갈아입힌 친구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 밖으러 나가고 저도 제제를 데리고 밖으러 나갈려고 하니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 와플이는 "노~노~"를 외치며 발을 동동 구르더라구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바로 코스튬 들이밀며

"빨리 입고 우리도 가자" 하며 허겁 지겁 막 급한척 입혔죠.

자기 두고 친구들이 갈까봐 마음 급해진 와플이는 지가 뭘 입는지도 모르고 저에게 몸을 맡긴 채, 친구들에게 시선 고정하며 손을 뻗어 "wait~ wait~"을 외쳐 댔습니다.

 

미션 컴플리트~

 

그렇게 해서 와플이 코스튬 입히기 성공!!!!!! 꺄올~

 

 

 

 

2016년 와플이의 4번째 할로윈이자 제발로 걸어서 나가는 첫 사탕 앵벌이 기념샷 되겠습니다.

 

 

 

아우~ 귀여워!!

그러게 입으니까 좋잖아!!!!

 

 

제일먼저 저희 옆집부터~

옆집도 사탕 앵벌이 하러 온 가족이 총출동 했기 때문에 사탕은 문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사탕은 아무리 많이 놓여 있어도 하나만 골라야 한다는 룰을 유튜브를 통해 배운 와플이 ㅋㅋㅋ

등 뒤에 매달려 있는 저 펍팩 귀여워!!!! 어쩔거임

 

 

처음인데도 너무너무 잘 하더라구요.

이런것도 뿌듯해하는 나는 도치맘 ㅋ

 

 

아우 귀여운 녀석들~

차고를 개조해 귀신의 집 분위기를 연출한 이웃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일단 신나게 들어갑니다.

 

 

저 빨간눈 귀신이 사탕을 나눠 주고 있으니 와플이는 사탕도 뿌리치고 냅다 삼십육계 줄행랑~

빨간 눈 귀신이 사탕 받아가라 외쳤지만 뒤도 안 돌아보고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뛰어 나갔어요. ㅎㅎㅎㅎㅎ

 

 

Trick or treat!!도 잘 외치고, 사탕 받고 나서 Happy halloween 인사도 잊지 않고 합니다

 

 

 

원래는 초인종 누르고 트릭 오얼 트릿~ 해야 나와서 사탕을 주지만 사탕을 준비한 집들은 보통 집 밖에 이렇게 나와서 아이들에게 나눠 줍니다.

그 많은 아이들 일일이 문 열고 사탕 나눠 주다간 문이 빠질지도...

 

 

사탕 주는 집은 빠지지 않고 혼자서도 막 뛰어가서 받아 오는 와플이~

사탕 앵벌이 시스템 적응 완료!

 

 

 

받아온 사탕들로 통이 점점 가득해 집니다.

그.러.나!!!! 앵벌이의 최종 단계는 상납이라는 것을 아직 모르는 와플이

 

 

엉덩이에 달린 꼬리 열심히 흔들며 사탕 앵벌이는 계속 됩니다.

 

 

앵벌이 나온 해적도 만나고...

 

 

할로윈 데코레이션이 멋졌던 집

2015/12/04 - [미국 생활기] - 한참 뒷북이지만... 우리 동네 할로윈 장식 구경 좀 하시렵니까?

사탕 받으러 좋다고 뛰어가다가 데코레이션에 겁먹고 주춤하는 와플이...

그래서 제가 손잡고 같이 가 줬어요.

 

 

할로윈 분위기 물씬 나는 장식이죠?

 

 

 

케이든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형아

그 형아 손을 꼭 잡고 다닙니다.

 

 

 

손잡고 걸어가는 귀염둥이들 모습 너무너무너무 귀여워요~

 

 

사탕 한바구니 동 나고 다시 리필 해 오시는 아주머니

 

 

 

그 사이 아이들은 코스튬 입고 얌전히 앉아 있는 강아지를 쓰담쓰담 합니다.

 

 

 

오후 6시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했는데 날이 점점 어두워졌어요.

이제는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

같이 사탕 받으러 다닌 형아와 친구는 이제 피곤하다며 돌아가자고 하는데 제발로 걸어서 처음 트릭 오얼 트릿 해 보는 와플이는 너무 신나서 지칠줄도 모르고 사탕 주는데만 있으면 무조건 최고속력으로 전진.

 

 

할로윈밤의 사탕 앵벌이 피날레는 제 블로그에서 쭈꾸미 레이디로 알려진 이웃 사촌 언니네에서 끝내기로 했습니다.

창문으로 보이는 좀비들의 그림자까지 완전 멋진 데코레이션이죠?

프로젝터로 보여지는거라 좀비들이 막 사람 내장 파 먹는 장면까지 연출된다는...

 

 

저 피 묻은 인형들...

 

 

낮에 본 언니네집 입구에 있는 허수아비

완전 아기자기하죠?

돌아오는 주말에 블러프턴에 거주하는 한국인 분들이 다 같이 만나는 자리를 언니네서 마련했거든요.

그때 만나서 실컷 놀아보자는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자기 얼굴보다 더 큰 바구니에 사탕 많이 받았다고 뿌듯해 하는 와플이

 

"자~ 앵벌이가 끝났으니 상납하거라!!!"

 

 

 

"노!" 하며 사탕 바구니를 숨겨 보지만

원래 앵벌이의 최종 단계는 상납이라는 사회 생활의 쓴맛을 오늘 맛보게 된 와플

 

 

사탕은 하루에 하나씩!

한개 쥐어주니 급 화색이 돌며 다시 해피해진 녀석...

코스튬 벗기기 전에 기념샷 한번 더 찍고... (입히기 너무 힘들었으니까)

 

 

제제의 첫 할로윈 데뷰와 케이든의 첫 앵벌이

아주아주 성공적이였습니다.

와플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할로윈밤은 이렇게 저물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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