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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일본 음식이 그리운 날- 고마다레 (참깨소스) 냉우동 만들기

by 스마일 엘리 201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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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살면서 일본 음식 별로 안 즐긴 사람... 바로 저!!! 입니다.

 

간장 베이스의 일본 음식보다 고추장, 마늘 베이스의 한국 음식을 더 좋아하는지라 일본 음식이 저한테는 그렇게 맛있게 안 느껴지더라구요.

 

특히 일본의 밑반찬들도 그러했구요, 그래서 일본에 7년이나 있었으면서도 일본 요리는 거의 할 줄 아는게 없어요. ^^;;;

게다가 오죽 일본 음식들을 안 좋아했으면 일본인과 결혼한 친구가 저를 방문하면서 그 남편분이 저한테 선물로 뭐 사갈까 물었을 때 그 친구가

 

일본 음식 안 좋아하니까 일본 음식은 사지마세요~

 

라고 했다는....

 

'친구야, 솔직한건 좋지만 니 신랑한테는 너무 잔인한 소리지 않니... '

 

아무튼 그런 저인데....

 

미국에 오니 갑자기 안 먹는 일본 음식들 중에서 그나마 제가 즐겨 먹었던 음식들이 지독하게 땡기는 날이 오더라구요.

 

어느날 갑자기 일본의 코코 이찌방야 카레가 너무 땡기더라구요.

 

늘 주문해 먹던 치킨카츠 카레, 3레벨의 맵기, 100그람의 쌀밥~

 

그래서 오뚜기 카레로 그 맛을 재현하려 했지만 일본 카레와 한국 카레는 맛이 확연히 달랐어요. 그 맛이 아니야 ㅠ.ㅠ

 

샐러드 드레싱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이 미국에서... 일본서 먹던 참깨 드레싱이 그리워서 쎄서미 드레싱을 샀지만 역시 그 맛이 아니야 ㅠ.ㅠ

 

게다가 일본의 통통하고 쫄깃쫄깃한 수타 우동이 너무 그리운데 그런 우동... 여기엔 없죠 ㅠ.ㅠ

 

그리하여 우정을 무기로 내세워 친구 찬스~ 사용했습니다.

 

두 친구가 보내 준 든든한 구호 물품

 

 

 

 

 

 

요즘 한국에서 핫하다는 진짬뽕~

친구도 소문 들었나봐요. ㅎㅎㅎ

진짬뽕까지 챙겨서 보낸 센스~

 

 

 

게다가 한 친구는 한국 여행가서 사 온 한국 음식까지 함께 보내주다 못 해, 이 소포 상자를 바리바리 싸 들고 하와이까지 와서 하와이에서 국내 택배로 보내 주었답니다.

 

또 다른 친구로부터의 택배~

요청한 카레와 고마 드레싱 (참깨 드레싱), 와사비 그런데 일본에서 호떡 믹스까지 구해서 보내 주었네요.  감동 감동~

 

 

이 정도만 있어도 제가 너무 그리워 하는 몇 안되는 일본 음식 다~ 만들 수 있어서 부자가 된 느낌이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직 한국은 차가운 봄비로 갑자기 추워 졌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곳 사우스 캐롤라이나는 이미 한 여름과 같은 날씨였죠.

시원한 뭔가가 땡기는 그런 날씨~

 

일본에서 먹던 고마다레 냉우동이 먹고 싶다아~

 

필요한 재료 다 있고, 때마침 전 날 닭백숙을 만들었기에 닭 살코기도 남은게 있어 고마다레 냉우동을 완벽하게 만들어 볼 수 있겠더라구요.

 

그리하여 구호물품 1 우동을 삶았습니다.

 

 

 

이 우동은 정말 최고예요. 끓는 물에 9분만 삶아주면 수타 우동의 쫄깃함과 면발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 우동으로 비빔국수 해 먹어도 대박이고, 카레 우동 해 먹어도 대박~ 암튼 최고입니다.

친구한테 너무 맛있다고 고맙다고 했더니 나중에 저 보러 오게 되면 한 보따리 싸들고 온다고 약속~ 했어요.

'친구야 약속은 소중한거야 그치?'

 

우동을 삶고, 고명으로 올릴 야채들을 구하러 개장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화분 텃밭 농사 3년차 되니 이제 제법 야채들 키우는 솜씨가 프로페셔널하죠~잉?ㅋㅋㅋㅋ

 

상추 깔고, 삶은 우동 살포시 내려 놓고, 그 위에 깻잎 쫑쫑 썰고, 오이 썰고, 방울 토마토로 구색 맞춰주고, 닭고기로 영양 밸런스 맞춰주니~

 

 

 

와우~ 진짜 그럴듯한 고마다레 냉우동이 되더라구요.

일본에서 먹던 그 비쥬얼하고 비슷한거 같아요. 아닌가? ㅡ.,ㅡ;;;;

 

 

 

구호물품 2인 고마 드레싱을 꺼내고, 잠시 고민합니다.

요걸 따로 그릇에 담아, 우아 떨면서 우동을 찍어 먹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원래 나의 본연의 모습 그대로 마구마구 비벼 먹을 것인가...

 

 

뭐하러 설거지 그릇 하나 더 추가하겠습니까?

그냥 소스 듬뿍 뿌려서 비벼 비벼 참깨소스 비빔 우동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어차피 장 속에 들어가면 다 섞일거~

 

일본에서 먹었던 고마다레 냉우동에는 깻잎이 고명으로 올려진 경우는 없었는데 이렇게 해서 먹어보니 깻잎이랑 고마 드레싱이랑 완전 환상 궁합이더라구요.

 

으아아~ 완전 맛있었어요 ㅠ.ㅠ

 

그런데 이 고마다레 우동이 마지막 우동이라는 슬픈 사실~

 

친구가 보내 준 우동 다 먹고, 이게 마지막 우동이였거든요.

그래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었으니 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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