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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뭐가 되도 될 놈!

by 스마일 엘리 2021.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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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가는 한인 마트인 H 마트의 출구에는 우리 와플이와 제제 시선을 말뚝 박아 버리는 기계가 한대 있습니다. 바로 포켓몬 카드 기계예요.  

아시다시피 애비의 포켓몬 덕후 유전자 몰빵으로 부덕자덕 (아부지가 덕후면 아들도 덕후) 이 되어 두 아들놈도 포켓몬 덕후거등요. 왠 다큰 어른이 포켓몬 덕후야? 하시겠지만... 저 대학 다닐 때 우리 와플이 아부지는 포켓몬에 심취해 있던 꼬꼬마였...

뉘예~ 그런 꼬꼬마가 저한테 잘 못 코 꿰여서 상한가 시절 저에게 매수 당했죠. 뭐 중도에 매도의 유혹도 있었지만 그냥 장투로 묻어 두었더니 미니 포켓몬 덕후 2주를 더 보유하게 됐네요. 

암튼, 이 미니 포켓몬 덕후 1호가 그 H마트 갈 때 마다 포켓몬 카드가 갖고 싶다고 하는걸 오늘 장 보느라 돈을 다 써서 돈이 없다며 나중에 니 돈 모이면 그걸로 사자~ 하며 달래서 돌아왔거든요.  (출구에 기계가 있어서 을매나 다행이게요~ )  그런데 우리 와플이 돈은 이 하나 빠질 때 마다 이빨 요정한테 5불씩 받은 돈 뿐인데, 그 돈 중 일부는 기부도 하고, 아빠 생일 선물도 사고 하느라 남은 돈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 아이에게 '니 돈 모이면 사자' 라는 말은 이빨 강냉이 다 털릴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데... 고로 이 애미는 안 사주겠다는 의지의 우회 표현이였죠. 

그런 와플이가 어느날 의미 심장하게 저에게 다가와서는 H 마트 또 언제 갈거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왜" 하고 물어보니 

"포켓몬 카드 살거야" 

"너 돈 다 모았어? 포켓몬 카드 살려면 네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택도 없어, 더 모아야 해"

했더니 그 시간 이후로 뭔가 분주해 진 와플이. 

제 맞은편 책상에 앉아서 막 뭘 그리고 쓰고 하더라고요? 이삿짐 상자가 쌓여 있던 한 공간을 막~ 정리를 하고, 뭔가를 나르고, 붙이고 하더니  저에게 짜잔~ 하면서 선 보인것은 바로...

지가 먹는 홍이장군은 어른들에게는 안 판다고 no grown ups (아직 1학년이니 스펠링 틀린건 눈감아 줍시닼ㅋㅋ) 이라면서 전시 해 놓는건 뭔가요? ㅋㅋㅋㅋ 아, 제제가 공짜로 배급 받아 가긴 하드만요. coming soon은 집구석에서 뭘 또 팔라고?!?!

가게를 오픈했대요. 판매 물품을 보아 하니 물도 팔고, 장난감도 팔고, 자기 사진도 팔고... 업종, 업태 구분도 안되는 그런 정체 불명의 가게를 열어 놓고, 엄마와 아빠에게 목이 마르면 자기에게 5불씩 내고 물 한병씩 사 먹으래요. 

미국판 봉이 와플이가 납셨구만... 물 한짝에 5불인데, 한병에 5불씩이라니!!! 이거 너무한 바가지 아니냐며!!!  그런데 이녀석이 매점매석을 해 버려서 영업 신고도 안하고 장사하는 이 불법 업체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사 먹을 수 밖에 없게 되자 불법 영업, 바가지 요금 근절 해결사 와플이 아부지가 등판해서 이 문제를 해결 하기로 했습니다. 

와플이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더니 결국 물 한짝을 20불에 쇼부 치고, 자유롭게 물을 가져다 마실 수 있게 되었죠. 그렇게 미니 포켓몬 덕후 1호 와플이는 20불을 벌었습니다. 

다음날, 제가 와플이 가게에 전시되어 있는 물 한병을 뽑아 들자 "웨이러미닛"을 외치며 득달같이 달려 오더니 돈을 내라네요? 

그래서 "어제 아빠가 20불에 물 한짝 다 샀잖아!!!" 했더니 

"그건, 아빠랑 거래 한거고, 엄마는 또 따로 돈을 내야 해" 

헐~ 요녀석 봐라!!! 

봉이 김선달 업그레이 버전의 세일즈를 하시는구만.... 

너무 기가 막혀서 남편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이에 한술 더 뜬 남편은

"앞으로 물 사오면 그걸 와플이한테 팔아, 그럼 와플이는 낱개로 되팔고... 그게 시장 경제의 원리 아니겠어?" 

그래서 며칠 뒤에 물 두짝을 배달 시키고, 그걸 본 와플이가 또 자기 가게에 전시할려는 찰나!!! 제가 한 손을 높이 쳐 들고 외쳤죠. 

"웨이러미닛!!!!"

"이건 엄마가 주문한 엄마 물이니까 너네 가게에서 팔고 싶으면 나한테서 이 물을 사야해. 한짝에 5불이야" 

했더니 시장 경제의 원리에 순응하며 순순히 5불을 내 놓더라고요. 

이렇게 이 작은 집구석에 장마당이 생겨났고, 우리 와플이는 결국 돈을 벌어 H마트에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는지.... 친구한테 '사막에서 히터 팔고, 남극에서 냉장고 팔 뇬' 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이 애미를 닮아... 너도 뭐가 되도 될 놈이야!!! 

참고로 우리 와플이 가게는 영업 시간, 폐점 시간도 정해져 있어요. 가게 오픈하면 방방마다 돌아다니면서 가게 오픈했다고 광고 하고 다녀요. ㅎㅎㅎㅎ 그럼 와플이 아부지가 꼭 가서 구경을 하고 뭐라도 하나 사주더라고요. 

그런데 여러분도 알다시피... 영업장이 생기면 꼭 그 영업장에 좀도둑들이 있고, 그 좀도둑 들로 인해 수익에 손실이 조금씩 발생하는 것이 또 이 현실 세계의 시장 경제 원리 아니겠습니까? 배울려면 현실감 있게, 생생하게 배워야 하니까!!! 그래서 제가 오며 가며 슬쩍 물 한병씩 빼 먹고 있는데....  와플이 싸장님이 눈치를 못 채시네?!?! 

그리고 잡화점으로 재미를 좀 본 와플 싸장님이 사업을 확장하시더니 피를 나눈 것도 인연인데.. 하며 족보 드립을 치더니 제제에게 가게 하나 차려 주셨어요. 

바로 캔디샵인데.... 간판은 있는데 물건은 없는... 물건을 채워 놓으면 30분이면 스스로 다 털어 먹는 그런 유령 캔디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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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얘들 왜 이렇게 귀여운건가요? 정말 하는 짓이 너무 귀여워서 미치게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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