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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3년만에 찾은 한국이 편안하지만은 않았던 이유 세가지

by 스마일 엘리 2018.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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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에 "한국이 미국보다 좋은 이유" 에 대하여 포스팅을 하였으니 좋은것이 있었으면 나쁜 것도 당연히 있지 않겠습니까?

오랫만에 가 본 한국은 내 고향에 왔다는 편안한 기분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미국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때때로 불만스럽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3년만에 한국을 찾은 제 입장에서 느낀 점을 쓰는 것일 뿐, 한국을 저격(?) 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 무조건적인 악플러 방지를 위해 ^^;;;

 

1. 산 좋고 물 좋다는 한국 하늘이 어쩌다가 잿빛 하늘로?!?!?!

3년전에 제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땐 미세먼지가 그렇게 큰 이슈가 아니였어요. 기상 예보 시간에 미세먼지 농도를 예보 해 주고 그런것도 못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국에서 한국의 미세먼지에 관한 소식을 들을 때 얼마나 심각하길래 매일 뉴스에도 나오고, 지역맘 카페에도 늘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못한다며 하소연인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천 공항에 도착하던 날, 공항 창밖의 풍경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미국에서 늘 올려다 보던 푸른 하늘빛 대신에 잿빛 공기에 가려져 하늘도 안 보이고, 그냥 뿌연 창밖 풍경을 보고 순간 '아! 이게 미세먼지구나!!' 하고 바로 느꼈거든요. 그때의 느낌은 '갑갑함' 이였습니다. 그것이 3년만에 찾은 한국의 첫인상이 되고 말았죠 ㅠ.ㅠ

그리고 이 미세 먼지가 와플이와 제제의 멈추지 않는 감기의 원인이 되기도 했구요. 두달 동안 떨어지지 않는 감기와 외출하고 돌아온 날은 어김없이 와플이가 밤새 기침을 해대서 온 가족을 걱정 시켰어요. 심지어 제제는 콧물 감기가 한달 반 동안 안 떨어져 항생제 복용을 했음에도 듣지도 않고, 약을 바꾸고, 또 바꾸고 결국 축농증까지 가버렸어요. 사실 이게 정말 미세먼지 때문인가 긴가민가 했는데요, 너무 신기하게도 와플이가 괌에 가 있는 동안은 기침을 거의 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괌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그 이튿날 부터 또 다시 밤마다 기침을 하다가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로는 한번도 기침을 안 했다는 것! 그래서 역시나 미세 먼지로 인해 공기가 나빠서 아이들도 기침을 하고, 감기가 낫지 않았던 거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기상 예보에서 다음 날의 미세먼지에 관한 예보를 해 주지만 한국에서는 다들 미세먼지 어플을 사용해서 그때 그때 확인하고, 외출 여부를 결정하더라구요. 그리고 미세먼지 농도가 "좋음" 으로 뜨면 공유해서 재빨리 환기를 시키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도 현지인? 처럼 미세먼지 어플을 깔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상당히 나쁨' 아니면 '매우 나쁨' 이였어요.  사실 이 미세먼지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건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서 들었기 때문에 알고는 있었지만 심각성에 대해서는 와 닿지가 않았거든요. 그런데 부모님과 외출중 갑자기 부모님 휴대폰으로 재난 경보음 같은 경보음이 울리더라구요. 그래서 확인해 보니 "미세 먼지 경보" 로 밖의 공기가 매우 나쁘니 외출을 자제하라는 내용이였어요.  그때서야 비로소 아, 이게 재난 경보처럼 개개인에게 경보 메세지를 보내 줄 정도면 정말 심각한거구나' 하고 확~ 와 닿았습니다. 그 뒤로는 어플이 미세먼지 농도 ' 나쁨' 으로 뜨면 저도 애들 데리고 외출하기가 좀 꺼려 지더라구요.

그런데 어쩌나요? 저에게 한국에서 주어진 시간은 단 2개월 뿐!

그렇다고 집 안에서만 보내기엔 너무너무 아까운 시간이잖아요.  우리 아이들도 20시간이 넘는 비행 시간을 견디며 한국에 온건데, 많이 많이 보여주고, 많이 많이 즐겨야죠.

 

낙동강변에서는 유채꽃 축제가 한창이라길래, 미세먼지 상당히 나쁨이 뜨는데도 불구하고 나갔습니다.

두달 정도로 치명적이진 않겠지... 나무와 숲 밖에 없는 미국 시골 마을 우리동네에 가면 몸이 저절로 자정작용 해서 깨끗한 폐로 거듭날거야~

뭐, 그릇된 믿음을 철썩같이 믿으며 나갔더니만... 역시나 저 멀리 하늘은 회색빛이였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제제는 지금 유채꽃 밭에서 "꽃보다 남자" 찍고 있음요.

역쉬, 자식 사랑 넘치는 이 애미 눈엔 "꽃보다 내 새끼"

니가 젤루다 예쁘다잉~

제제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유채꽃

유채꽃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니까 본능적으로 냄새도 맡더니...

역시나 본능에 충실하여 꽃을 앙! 하고 먹어 버렸......

그리하여 제제에게 모가지 잡힌 저 유채꽃은 제제의 입술에 꽃가루만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기가 막히게 날을 잘 잡은건지 시차 적응 끝나던 즈음에 벚꽃이 만개해서 벚꽃 구경도 갔었죠.  

봄에는 벚꽃이죠. 3년만에 본 벚꽃에 이 애미의 가슴도 설레이고...

우리 아가들과 기념 사진 한장 남기고 싶었구만...

이 녀석들이 무슨 따오기인가? 잡힐듯이 잡힐듯이 잡히지가 않아요 글쎄~

 

2. 실망스러울 정도의 무매너 운전, 불법 주정차 

아, 진짜 한국에 있는 동안 제일 스트레스 받았던 것이 바로 이것, 운전자의 무매너,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너무나 당연한 불법 주정차, 그로 인한 타인의 불편함은 전혀 생각치 않는 듯한 사람들.

저도 한국에서 운전 몇년 했었고, 처음 운전을 부산에서 가장 복잡하고 운전하기 어렵다는 서면으로 출퇴근하면서 배웠기 때문에 나름 운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 3년, 미국에서 3년 운전하면서 매너 운전, 양보 운전에 익숙해져서인지, 한국에서의 운전자들 보니 도저히 운전을 못하겠더라구요. 친정 엄마가 차 필요할 때 쓰라고 하셨지만 미국에서 3년 운전하는 동안 경적기 소리를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데 한국에 온 이후로는 차들이 빵빵 거리는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서 차를 쓸 용기가 안 나 한국에서는 운전 이제 못하겠다 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도로에 불법 주정차 된 차들 때문에 차선이 좁아져서 아슬아슬하게 다녀야 하는 것도 불안해서 운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요.  그러던중 정말 충격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경남 마산에 이모댁에 방문하던 날,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아파트 근처의 도로로 진입했는데 세상에!!! 2차선 도로에 양쪽으로 차들이 주차가 되어 있어서 차 두대가 동시에 다닐 수 없는 상황인거죠.

이게 저에게는 정말 충격이였어요. 한국 사시는 분들에게는 이게 놀랍지 않은 일이라면 정말 더 충격이고요.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첫째로 주정차 구역이 아닌데 이렇게 주정차가 되어 있는 일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둘째는 만약 이렇게 주정차가 되어 있다면 벌써 모든 차들이 다 견인 되었을것이고, 견인이 안되었다면 누가 신고해도 신고해서 곧 견인 될 예정이니까요.  그리고 불법 주정차로 인해서 다른 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만약에 소방차의 진입을 방해한다면 더더욱 큰일이잖아요?

이 상황이 너무나 화가 났던 이유는 엄연히 2차선 도로인데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양방향 차량이 통행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저희쪽 차량이 이미 진입했는데, 저 도로 끝에서 차량 두대가 들어오니 누가 차를 뒤로 뺄 것인가가 뒤에 차가 없는 쪽이 차를 빼야 한다는 논리로 차를 다시 후진 해야 했던 것을 보고 정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더더욱 놀란것은 2차선 도로에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저기에 떡하니 주차해서 호떡을 팔고 있는 푸드 트럭!!!!

정말 한국 법이 얼마나 우스웠으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교통법규를 어길 수 있는걸까요?

게다가 왜 한국에서는 "보행자 우선" 이라는 기본 교통 개념이 없는건지, 무조건 차가 우선이고, 오히려 이것이 너무 당연해서 보행자가 차를 배려하는게 일상이더라구요. 사실 한국 살 때는 저도 느끼지 못했는데, 미국의 "보행자 우선" 운전 매너에 길들여져 있다가 한국에 갔더니 무매너 운전자들이 너무 많아 화가 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런식의 운전 습관이 너무 당연해서 외국에 나와서 한국에서 하던 대로 운전하며 현지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도 실제로 경험했구요.

괌에 갔을 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주차장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는데 저의 왼쪽편에서 차량 한대가 진입해 오더군요. 미국에서라면 보행자가 지나가기 위해 서 있거나 이미 지나가고 있다면 보행자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거리를 두고 무.조.건 보행자를 먼저 건너가게 합니다.  그것이 당연해서 그 차가 멈추어 줄 거라 생각하고 저는 제제를 한손에 안고, 남편과 와플이는 손을 잡고 주차장쪽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차와 저희는 거리가 약 50미터 정도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진입하는걸 봤다면 충분히 멈출 수 있었고, 또, 멈춰야 했고요. 그런데 그 차는 아이를 안고 걸어가는 저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아주 가깝게 제 왼쪽을 지나치며 주차를 하더군요. 전혀 예상 못한 일이라 너무 놀랐고, 같이 걸어가던 남편 역시도 놀란건 물론이고 몰상식한 운전 매너에 화가 났었죠. 미국에서는 이런일이 일어나면 보행자가 운전자에게 바로 욕 튀어나오는 상황이거든요. 현지의 운전 매너를 가볍게 무시하고 아이를 안고 가는 여자 (미국에서의 배려 대상자 1호 2호) 보행자에게 위협을 가한 운전자는 바로 한국 여행객이였습니다.

만약 한국에서였다면 보행자도 이것을 위협적이고 무매너 운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거예요. 한국에서는 사람이 차를 피해야지 차가 사람을 피하지는 않으니까요. (사실 이런 생각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사실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도 운전법상으로는 "보행자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괌은 엄연히 미국이고, 현지인들은 미국 운전법과 운전 매너를 지키며 운전을 하는데 한국 관광객이 현지에 가서 현지인들에게 욕먹을 한국식 무매너 운전을 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다른 한국 여행객들에게 돌아오겠죠. 보통 잠복 근무로 단속을 하는 미국에서는 한국 여행객들이 단속 대상이 될 확률이 높으니까요.

한국이 현대적으로 앞서가는 것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아직 교통 매너에서 만큼은 시민의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3. 속 터져 죽는 본인 인증 시스템

이건 한국 사시는 분들에게는 너무나 편안한 인증 시스템이라 제 글에 동의 못하시겠지만 해외 사는 한국인들이라면 정말 한번씩은 다 겪어 보셨을 불편함이죠.

그동안 본인 인증 시스템 때문에 온라인으로 간단히 되는 행정업무들을 못해서 속터질때가 한두번이 아니였거든요. 온라인 쇼핑은 물론이고, 졸업 증명서 한번 떼려다가 두시간 동안 씨름하고 결국 포기했던 일이 있었는데 한국에 와서도 이 본인 인증 시스템이 발목을 잡는 일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본인 인증 시스템을 본인 명의의 휴대폰으로 인증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행으로 한국에 나가 있는 제가 제 명의의 휴대폰이 있을리가 만무하죠.  한국에 있는 동안 아이들에게 한국어로 된 책을 많이 읽어 주겠다며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 이용 카드를 만들려는데 요즘은 도서관 카드 신청도 도서관에 마련된 컴퓨터로 해야 되더라구요. 실컷 신상명세 다 쓰고 나니 마지막에 휴대폰 본인 인증 절차가 떠억~

한국에서 신나게 온라인 쇼핑 해 보겠다며 유명 온라인 쇼핑 들어가서 실컷 물건 구경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할려는데 본인명의 휴대폰이 있어야 결제가 되는 시스템? 그래서 에라이~ 비회원으로 구매하고 말지 하며 다시 장바구니에 담고, 배송지 쓰고 주문 다 하고 온라인 뱅킹 하려는데 거래 내역이 없는 계좌로의 송금이라 본인 인증이 필요하다며 떠억~ 미국에서는 본인 인증을 해외 출국자로 해 왔기 때문에 해외 출국 확인으로 선택했더니 사용하고 있는 아이피가 한국 아이피라서 본인 인증을 할 수 없다며 거절 당했습니다. 아놔~

그리하여 집 안에서 손가락 관절 몇번 까딱거리면 물건이 다음날 대문앞으로 온다는 한국에서 물건 주문할 때마다 신상명세 배송주소 다 일일히 입력하고, 은행으로 직접 찾아가서 계좌이체 시키는 2002년식 한국 월드컵 시절의 온라인 쇼핑을 재현했죠.

이 본인 인증 시스템은 하다 못해 아들 녀석 장난감 어플에서도 저에게 엿을 먹여주더라구요. 요괴 워치에 빠진 와플이가 한국에서 요괴 워치와 메달을 구입했는데, 어플을 이용해서 메달을 등록하는게 있었어요. 지금은 잊어버렸지만 뭔가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었던거였던가? (이 죽일놈의 기억력...) 암튼 그래서 와플이에게 또 기대감을 잔뜩 안겨주며 이 엄마가 마치 대단한 걸 보여 줄것 처럼 기다려보라 하고, 어플도 다운 받고, 신상명세도 다 쓰고 했는데 또 막판에 본인 명의 휴대폰 인증 절차가 뙇~

게임 니 따위에게 왜 나를 인증해야 하는것이냐!!!! 젠장~

 

저에게는 한국에서 되는것보다 안되는것이 더 많은걸 보니 이제 미국에서 쭈욱 살아야 될려나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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