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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야드 세일하는 날

by 스마일 엘리 2017.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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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주말에는 저희 동네에 야드 세일이 열리는 날이였습니다.

올해 봄에 야드 세일 할 때 동네 한바퀴 돌면서 아이들이 물놀이 할 수 있는 워터 테이블과 서랍장을 구입했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야드 세일에 참여해서 물건을 팔아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육아 용품들은 큼지막한것들이 많은데,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빨리 처분해서 공간을 좀 확보하고 싶었고, 쓰지 않는 옷, 가방, 신발들 버리자니 너무 아깝고, 가지고 있어도 몇년째 사용하지도 않고 있던터라 누군가 잘 사용해 준다면 좋을 것 같아서 내 놓아 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도 3주 전에 마사 윤 언니네에서 야드 세일을 할 때 팔고 싶은 것들 몇개 챙겨 갔는데 과연 사 가는 사람이 있을까 했던 것들이 다 팔려 버리는 것을 보고는 깨끗하고, 상태 좋은 것들은 일단 다 내놓자 싶어 야드 세일 전날 급하게 이것 저것 물건들을 정리해서 다음날 아침 일찍 쫙~ 펼쳐놨습니다.

 

이웃들은 어떤 것들을 팔고 있는지 먼저 페이스북으로 구경부터 좀 하구요~ ( 동네에서 지정 된 날짜에 야드 세일을 하더라도 모든 집들이 다 야드 세일에 참여 하는 것은 아니니까 야드 세일 하고 있다는 것을 동네 페이스북에 주소와 팔고 있는 물품들을 대충 올려 두더라구요)

 

 

 

 

작아서 못 입는 아기들 옷과 시즌마다 집 데코레이션하면서 싫증 난 장식 용품들과 그림들을 주로 팝니다.

 

 

역시나 작아져 버린 옷들과 할로윈도 다가오니 지난 해에 입었던 코스튬들도 내 놓고요.

해마다 다른 코스튬을 입는데 이렇게 야드 세일하는 곳에서 득템하면 좋을 물건이 코스튬인것 같아요.

한번 입고 마는것인데, 20불~30불씩 주고 구입한 후, 이후로 입을 일이 없으니까요.

 

 

더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들,

아기가 커서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는 기저귀 교환 테이블..

저도 기저귀 테이블을 내 놓을 생각인데, 이 분은 저의 경쟁 셀러가 될 뻔 했지만, 저의 기저귀 테이블은 야드 세일 전날, 페이스북 중고 마켓에 내 놓았더니 벌써 임자가 나타나서 픽업을 기다리는 상태였습죠. ㅎㅎㅎ

 

 

야드 세일 처음 해 보는거라, 진열할 테이블도 없고, 행거도 없지만,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아지는 법!

 

 

행거 대신에 빨래 건조대에 판매할 옷들 진열했습니다. ㅎㅎㅎ

왠지 밤무대에 입어야 할 것 같은 저 파란 드레스와 빨간 드레스

미국에서 마린 창립 기념 파티가 있을 때 입기 위해서 맞춤한건데 정말 파티가 있던 날 딱 한번 입고, 두번 입지도 못하고 벽장속에 고이 모셔뒀던 것들...

언젠가 또 입을날이 있겄지 했지만 적재 적소 분간 못하고 온 몸에 평준화를 외치며 재배치 된 지방들 덕에 지퍼도 안 올라가니 두번 다시 입을 일은 없을 듯 하여 구입 가격의 1/20로 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여자분께서 드레스 두벌 다 마음에 들어하셨는데 우선 블루 드레스만 구입하고, 레드 드레스는 만약 안 팔리면 자기에게 연락을 달라며 전화 번호를 주셨어요.

놀랍게도 그 분도 저 드레스를 마린 창립 기념 파티때 입기 위해서 구입하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일본 살 때,  하나비 (불꽃놀이) 보러 갈려고 구입했던 유카타 제것과 남편것도 할로윈 시즌을 맞이하여 혹시 커플 코스튬으로 입을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 꺼내봤어요.

 

그리고 그 외에 옷들은 1불

 

사실 1불에 팔기에 아까운 옷들도 있지만 어차피 제가 가지고 있어도 자리만 차지 하는 것이니, 1불에라도 누군가가 잘 입어 준다면 좋으니까요.  

 

근데 2불에 내 놓은 옷을 어떤 십대 소녀가 오더니

 

" 그냥 1불만 받을래? " 하길래

 

그러지 뭐, 하고 줘 버렸어요.

 

이게 야드 세일의 재미라면 재미이고 복병이라면 복병인데요.

어차피 전 필요가 없어서 내 놓은 물건이니까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후려치는 가격을 부르더라도 팔게 되더라구요.

 

 

위에 블루 드레스 구입하신 분은 제가 모자도 각각 1불씩 두개 내 놨는데 드레스 10불, 모자는 그냥 2개에 1불로 해 달라고 하셔서 그러겠다 했는데 딱 10불만 가져 오셔서는

 

"지금 가진 현금이 10불 밖에 없네, 그냥 10불에 이거 다 주면 안돼?"

하시니 저도 뭐 그냥 "오케이~" 하게 되더라구요.

 

이럴려고 이분은 애초부터 밑밥을 까셨던 거 같아요.

제가 팔고 있는 물건들 하나 하나 보시며 무조건 다 뷰리풀이래~ ㅋㅋㅋ

 

 

제제를 마지막으로 NO more baby!!! --> 물론 실수는 용납 됩니다 ㅎㅎㅎㅎㅎ 

이럼 셋째 가지고 싶은 마음 들키는건가요? ㅋㅋㅋㅋㅋ

하지만 이제 나이도 나이고, 밤 낮 없는 육아 근무는 사직하고, 정상 근무하며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

암튼 그리하여 집에 있는 온갖 육아 용품은 다 들고 나왔습니다.

거기다 쪼오기~ 왼쪽 뒤에 보이는 그림 세 점.

 

제 블로그 단골분들은 알아 보실 그림.

제제 임신 했을 때 태교로 색칠했던 그림.

그림보다 액자 가격이 더 비싸 호구될 뻔 했던 사연

2016/11/17 - [미국 생활기] - 호구가 될 것인가? 내 몸을 쓸 것인가? -미국 마이클스 이야기

 

그리고 칠전팔기 정신으로 완성한 거울 아트로 인해 갈 곳을 잃고 벽장속에 쳐박혀 있던 그 그림도 팔려고 들고 나왔습니다.

어떤 신혼 부부가 저 그림을 보자 마자 얼마냐고 해서 제가 각각 1불씩 세 점에 3불 불렀는데 남자분이 깜~짝 놀라면서 자기 와이프에게

 

"베이비! 베이비! 이게 3불이래!!! " 하며 너무 좋아하시길래 한마디 더 던져줬죠.

 

"이거 내가 직접 칠한거야 (번호대로....) "

 

그 신혼부부의 감탄에 마지않는 그 표정을 순간 포착으로 사진에 담았어야 하는데..

 

믿지 못할 가격에 완전 득템했다는 표정으로 땡큐만 열 댓번을 하고 돌아간 그 부부를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좀 더 부를걸 그랬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인간의 욕심이란....

 

 

 

와플이와 제제 재울 때, 수유할 때 유용하게 썼던 수유 흔들 의자

그냥 흔들의자로 앞으로도 계속 쓸 수 있지만 육아 용품 다 처분하고 공간을 확보해서 와플이와 제제방을 새로 꾸며 줄려구요.

 

 

와플이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토마스 트레인 침대는 구입한지 2년도 안되었는데 좋아만 하고, 잠은 절대로 저기서 안 자고 꼭 엄마랑 자겠다며 저희방으로 와서 야드 세일 하는 김에 꺼내놨어요.

팔리면 좋은거고, 안 팔리면 와플이가 계속 쓰면 되니까.

결국 야드 세일에서는 안 팔리고, 야드 세일 끝난 후, 페이스북 중고 거래에 올려봤는데 바로 팔렸지만요.

 

 

이렇게해서 처음 야드 세일을 해 봤는데 정말 많이 팔았어요.

큰 물건들, 아기침대, 토마스 트레인 침대, 바운서, 범보는 물론이고, 신발, 가방, 모자, 옷들까지 팔렸네요.

팔지 못하고 남은 옷들도 있지만 안 팔린것은 중고판매점에 기부할려구요.

 

이렇게 해서 옷장 정리와 집안 정리도 개운하게 하고, 텅텅 비어버린 와플이와 제제방은 다시 새롭게 채워 넣어주렵니다.

 

다음번 야드 세일은 친구들과 같이 모여서 해 볼 생각이예요.

 

물건이 많아야 구경 오는 사람도 많고, 장사도 더 잘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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