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직장 동료가 풀파티를 제안했습니다.
수영장에서 하는 파티라서 pool party 예요.
그 분의 아내가 임신해서 축하 겸, 수영장에서 수영도 할 겸 해서 풀파티를 하기로 했죠.
대부분의 음식은 그 분께서 준비하시고, 참석하는 사람은 각자 먹을거리 하나씩 가져 오기로 했습니다.
예전이라면 저도 뭐 굽고, 튀기고 해서든 제대로 된 '요리'를 해서 가져 갔을텐데 와플이 먹여 살린다고 제가 '넋이라도 있고 없고'의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지라 최대한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가기로 했어요.
제가 미국 음식 만들 때 열심히 참고하고 있는 국산마샤 윤정님의 블로그에서 보고는 "바로 이거다" 했던!!!!
바로 과일 꼬치랍니다.
이 과일 꼬치의 생명은 과일을 예쁘게 순서대로 조화롭게 꽂는 것인데...
아이고~ 와플이 아부지!!!!
구슬도 잘 꿰면 보배가 된다는데, 색색깔 이 예쁜 과일을 줘도 이렇게 밖에 못 꿰는 당신은 진정한 푸드 테러리스트인갑소!!!!
그래도 부려먹을려면 잔소리는 최대한 자제를 해야 다음에 또 부려먹을 기회가 오기 때문에 아닌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삼켰습니다.
어쨌든 풀파티인지라 다들 수영복을 속에 입고 와서 식사가 끝나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할 예정이였지만 저는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기에 평상복을 입고 갔어요.
대신 와플이는 생애 첫 수영장 데뷰의 날이라 수영복 입히고, 목튜브까지 준비해서 데려 갔답니다.
그런데 수영복 준비는 철저히 했는데 그만 타올을 안 가져 왔지 뭡니까!!!
집에 비치 타올들이 몇개나 있는데.... 사기는 아깝고 어쩐다~ 고민하고 있자 남편이 와플이가 좀 기어 다닐 수 있게 깔아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길래 '에라이~ 그냥 비치타올 하나 더 사지 뭐' 이렇게 된거죠.
그렇게 마켓에 갔더니 시즌이 시즌인지라 다양한 비치 타올이 준비되어 있더라구요.
5불짜리부터 15불짜리까지...
15불짜리가 더 좋아보이긴 했지만 집에 넘쳐나는 비치 타올들이 생각나 그냥 저렴이로 사지 뭐~ 하고 5불짜리를 집어 들었습니다.
바닥에 깔아서 와플이가 그 위에서 기어다닐 수 있게 해 주었고, 수영이 끝나고 나서는 와플이 닦아 주기도 하고 그날 하루 잘~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와플이 옷들만 모아서 세탁하는데 비치타올은 와플이만 사용했으니까 와플이 옷 세탁할 때 함께 세탁하려고 세탁기에 넣었답니다.
그리고.........
대참사가 일어났어요 ㅠ.ㅠ
하얀색의 와플이 목욕 타올이.... 이토록 처절한 빛깔을 하고 나타났습니다.
아아아아악~
어쩔거야 ㅠ.ㅠ
모든 흰색 옷들이 딸기우유 색깔이 되어 버렸어 ㅠ.ㅠ
게다가 와플이의 수영복 한번 밖에 안 입은건데... ㅠ.ㅠ
이옷도 한번 밖에 안 입은 새 옷인데 ㅠ.ㅠ
원래는 요렇게 새하얀 옷이였어요 ㅠ.ㅠ
이 광경을 지켜 본 남편의 한마디!
You get what you pay for!!!
싼게 비지떡이지!!
뇌리에 박혀서 영어 공부가 절로 된다잉~ ㅠ.ㅠ
싼것을 사고, 새 옷들을 잃었으나, 한줄의 영어 속담과, 인생의 진리를 얻었으니 그리 억울할 것도 없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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