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는 한국인, 한국에서 인터넷 쇼핑하기가 이리 힘들어서야...

어제 정말 속터지는 일이 있었어요.

머리에서 스팀 팍팍~  어디라도 하소연해야 할 것 같아서요.

 

여행 준비를 하면서 와플이의 모자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해야만 했답니다.

11번 거리에서 적당한 제품을 찾았고, 구입을 하기 위해 로그인을 했는데 너무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았기에 그만 비번을 까먹었지 뭐예요. ㅠ.ㅠ

제가 사용했을 법(?)한 비번을 넣고 여러차례 로긴을 시도해 보았지만 저에게 주어진 단 5번의 기회를 잃고 본인 인증을 해야 한다는 메세지가 뙇~ 

해외 살다 보니 '본인 인증' 절차가 떴다하면 의욕상실은 물론 김이 팍~ 새버립니다.

보통 본인 인증 절차는 휴대폰 인증인데, 외국에서 한국 휴대폰의 인증 절차를 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나마 요즘은 아이핀인가 뭔가를 도입했던데 그것도 한국 신용카드가 있거나 한국 은행의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되더라구요.

 

본인인증 절차라는 메세지에 전의를 상실했지만 예전에 아이핀 등록해 둔 기억이 있어서 아이핀으로 본인 인증 절차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몹쓸 기억력은 또 아이핀의 비밀번호도 기억하지 못하는거죠.

본인 인증 절차를 위해 아이핀에 접속 했는데 아이핀 비번을 모르니 또 어찌 본인 인증을 한단 말이오!!

 

에라이!!!!이렇게 먼길을 돌아가느니, 그냥 새길을 내 버리자!

하며 해외 거주하는 고객들을 위해 이메일 인증으로 가입하는 방법이 있길래 차근 차근 처음부터 가입을 했습니다.

 

오오~ 간단해 간단해~

 

개인 정보 넣고, 이메일 넣고 이메일로 인증 이메일이 도착하면 확인 버튼만 눌러주니 가입 완료!!

진작에 이렇게 할걸~ 하며 속이 뻥 뚫리더라구요.

새로 가입한 아이디와 비번으로 접속하여, 산뜻한 기분으로 장바구니에 물품을 담았습니다.

그.... 그런데!!

이런 청천벽력 같은 팝업이 다 있나!!!

 

 

 

이메일 인증 회원은 전세계 배송 상품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이였죠 ㅠ.ㅠ

왜!! 왜에!! 아니 도대체 왜에!!!!

이메일 인증 회원이 해외 거주하는 고객이라 할지라도 쇼핑은 해외에서도 또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거늘, 꼭 전세계 배송 상품만 주문가능할건 뭐란말입니까!!!

 

뻥 뚫린속이 다시 저 밑에서부터 화악~ 막혀 올라옵니다.

그.. "화" 란 녀석이 막 기어 올라오더군요.

'나 지금 화났다잉~'

'침착해!! 같은 제품을 파는 다른 판매자가 전세계 배송 상품으로 등록 해 두었을지도 몰라'

 

그러나 신은 저를 버리셨습니다.

하필이면 이 흔해빠졌을 것 같이 생긴 모자를 파는 판매자가 11번 거리에서는 단 한명 뿐이더란 말이죠.

'괜찮아,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

'그래, 그래, 바로 엄마 찬스가 있잖아'

 

네~ 엄마의 아이디와 비번을 빌려쓰기로 한것입니다.

평상시 스마트폰 어플의 무료 통화를 이용하지만, 저에게는 급박하고, 긴급한 사안인 만큼 유료 국제 전화로 친정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런때에 전화를 안 받더라구요.

그러면 그럴수록 더 애가 타는 법!!!

내가 지금 인터넷 쇼핑몰이랑 밀땅하는것도 아니고, 자꾸 이렇게 꼬여만 가니 꼭 빠른 시간내로 결판을 내야겠더라구요.

어플로도 전화를 걸고, 유료 전화로도 전화를 걸고... 사채업자 독촉 전화 하듯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걸었더니 드디어 친정엄마랑 연결이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엄마, 11번거리 아이디랑 비번 좀 알려 줘"

"뭐라꼬?"

 

"11번거리 아이디랑 비번 좀 알려 달라고"

"뭐라카노?"

 

"아니, 11번거리 아이디랑 비번 좀 알려 달라고"

"뭐라케샀노?"

 

"아니, 인터넷 쇼핑몰 11번거리, 거기에 엄마 아이디랑 비..번"

"요기 시끄러워서 뭐라카는지 하나도 안들린다,

나중에 전화하께 뚝!"

"어...엄마 ㅠ.ㅠ"

 

할말만 하고 끊어버리신 엄마 ㅠ.ㅠ

신에게도 버림 받았는데 엄마에게도 버림받은 이 불쌍한 영혼은 이제 어떻게 인터넷 쇼핑을 해야 한단말입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새로 뚫은 길을 버리고, 다시 옛길로 돌아가기로 하고, 아이핀 인증부터 참을 인자를 새기며 시도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핀 비번 찾기부터 도전!!

아이디를 넣고, 비번 찾기를 했더니 등록한 이메일을 입력하면 임시 비번을 보내 준다네요.

그런데 이 죽일놈의 기억력은 이젠 등록한 이메일이 뭔지 기억이 안나요 ㅠ.ㅠ

한번의 실패를 맛보고, 두번째에 드디어 성공!! 했습니다.

 

오오~ 도착했어, 도착했어~

 

그렇게 이메일로 아이핀 임시 비번을 받고, 아이핀 본인 인증을 성공적으로 마치자, 11번거리 로그인 화면에서 본인 인증이 완료 되었다며 저에게 이메일로 임시 비번을 보내 주겠다는 메세지가 뜹니다.

 

그래~ 되어가고 있어....이제 이메일만 기다리면 돼~

 

등록했던 이메일을 로그인 하려 했더니 이..럴..수..가!!!!!!

오랫동안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아서 휴면처리 되었답니다. ㅠ.ㅠ

아아아~ 진짜 울고 싶다. 뭐가 이렇게 한번에 쉽게 되는게 없어!!!

 

그러나 다행히 로긴을 했으니 자동 휴면 해지가 되었다는 불행중 다행의 메세지가 뜹니다.

이제 기다리기면 하면 돼!!

 

새로 고침! 새로 고침! 새로 고침!

 

10분을 기다려도, 또 10분을 더 기다려도 메세지가 안옵니다.

이쯤되면 욕 나오겠죠.

옘~ㅂ ㅕ ㅇ ~   (저요, 정말 욕하는 여자 아니라구요!!! )

 

다시 11번거리에 접속, 비번 5회 오류의 과정을 한번 더 한 후, 아이핀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자, 다시 11번거리 페이지에서 본인 인증 절차 완료, 임시 비번 이메일로 발송 메세지를 받고, 이메일 페이지에서 또 새로고침을 하며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그런데 여전히 메세지가 안와요 ㅠ.ㅠ

 

'안되겠다! 상담원 강제 소환 절차를 밟아야겠군'

상담원과 직접 얘기하며 쇼부를 쳐야 할 것 같아서 '메신저 상담하기'를 클릭!

 

이런 따블 옘~ㅂ ㅕ ㅇ~  로그인을 하라네?!?!?!?!

 

지금 로그인이 안되서 상담원을 소환하려고 하는데 로그인을 해야 상담원을 소환할 수 있는 이런 개도 안 물어갈 시스템!!!

그리하여 1:1 이메일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상담 문의가 많은 관계로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이해해 달라는 저 안내 문구는 저를 더더욱 애타게 만듭니다.

오늘내로 나의 이 험난한 인터넷 쇼핑의 여정은 끝날 수 있을것인가!!!!

 

 

 

 

본인인증 절차도 다 했고, 임시 비번만 이메일로 받으면 되는데 임시 비번이 도착 안해서 메일 했다니 본인 인증을 위해서 11번거리 고객 센터로 전화를 하라네요.

게다가 구비서류가 필요하다네요?!?!?!

결국 이도저도 안되면 전 국제 전화로 11번거리에 전화를 해야 하고, 본인 인증 확인을 위해서 또 서류를 준비한 뒤,11번거리 고객센터로 보내야 된다는 말이겠죠?

공짜도 아니고, 내 돈내고 내가 물건을 사겠다는데 이리 확인할게 많아서야 ㅠ.ㅠ

한국의 보안 시스템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왜 개인정보는 줄줄 새고 있는건지 말입니다.

하던 찰나!!! 드디어 임시 비번이 도착했습니다.

 

할렐루야!!! 이제 정말 구원 받은거야!!!!

 

이토록 어렵게 어렵게 임시 비번을 받아 드디어 11번거리에 로그인을 했더니

오랫동안 이용하지 않아, 저의 계정이 휴면처리 되었다네요.... 이런 따따블 옘 ㅂ ㅕ ㅇ~

그래도 휴면 해지는 어렵지 않게 금방 가능했어요.

그리하여 결국에는 끝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9800원짜리 와플이 모자 구입 완료!!!!!!

 

아우~ 며칠동안 장에 묵혀두었던 숙변이 다 제거되다 못해 장세척 한 듯 아주 후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