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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인 시누이가 만든 한국 음식

by 스마일 엘리 201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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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니 제 휴대폰에 페이스북 알림이 떴더라구요.

시누이에게서 메세지가 와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아시안 특별 친선 행사가 있어서 아시안 복장을 입고, 아시안 음식을 준비해 가야 한다며 저에게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일본 음식 레시피를 알려 줄 수 있냐는 메세지 였어요.

이 메세지를 보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시누님아, 내가 한국인인데, 나에게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한국 음식 레시피를 물어야 하는거 아냐?"

 

였지만.... 동양인 하나 찾아 보기 힘든 지역인지라 교회 사람들에게는 '아시아'라 하면 한국 보다는 일본이나 중국이 먼저 떠오를 것이고, 미국인들에게 일본 음식이 더 어필하기 쉬웠을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지요.

 

그리고 이번에 시누이가 셋째를 출산했는데 제가 출산 선물로 이것 저것 챙겨 보내면서 일본에서 기념이 될 만한 선물로 "진베" 라는 것을 보냈거든요.

그래서인지 시누는 메세지에 제가 보내 준 진베를 입은 셋째가 아마도 이번 행사에서 가장 완벽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로 시누이는 "아시안 친선 행사"에서 테마를 "일본"으로 정한 것 같았어요.

복장도 일본풍의 복장이 구하기가 더 쉬웠을테고 말이죠.

 

아무튼 섭섭한 마음은 이렇게 달래고, 시누이를 위해서 미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일본 음식이 뭐가 있을까 생각한 끝에 오코노미야끼 레시피와 오이 초밥 레시피를 보내 주었답니다.

 

이걸로 끝?

아니, 아니죠!!!

제가 누굽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쉬운 오코노미야끼 레시피보다, 그 보다 더 쉬운 오이 초밥 레시피보다

쉬운 수정과 만들기 레시피도 마지막에 붙여넣기로 따악~ 보냈지요.

 

"괜찮다면 한국의 시나몬 펀치 레시피도 같이 첨부할게"

 

하면서 말이죠.  

 

제가 지금껏 미국인 남편과 결혼해 살면서 미국인들의 모임에서 실패하지 않는 한국 음식을 몇가지 발견했는데, 그 중에서도 수정과는 항상, 늘, always!!!  100% 성공이였거든요.

심지어 저의 일본인 친구 이쿠쨩마저 수정과를 미국인들이 주최하는 할로윈 파티에 만들어 가서 대힛트를 치고 왔다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낚시밥으로 오코노미야끼, 오이초밥, 수정과를 던졌지만 전 시누이가 수정과를 덥썩 물것이라는 것을 원 헌드레드 퍼센트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왜냐!!!! 일단 재료가 미국에서 너무너무 구하기 쉽다는거!!!!

둘째! 만들기는 더 쉽다는거!!!

 

 

아니나 다를까 시누이에게서 메세지가 왔어요.

(입질 왔다 왔다 왔다 와~았따!!!)

 

 

 

곶감을 못 구하겠으니 곶감대신 살구를 넣어도 되겠냐면서 말이죠.

 

아싸라비아!!! 물었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아주 제대로 만들려는 듯 곶감까지 구하려 했다니 놀라운뒈?!?!?!?!?!

'곶감을 못 구해서 포기하게 만들면 안돼!!!'

 

시누이에게 곶감따위 필요 없다며 지금껏 제가 만든 수정과에 한번도 곶감 넣은 적이 없다며 괜찮다며 사기를 복돋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에서 이미지 검색으로 곶감이 들어 있지 않은 수정과 사진들을 첨부해 주었죠.

 

 

'봐라! 한국인들도 곶감 없이 먹잖냐!!' 라며...

 

그러나 사진속에 둥실 둥실 떠 다니는 저 잣들이 혹여 시누이의 사기를 꺽을까 염려되어 또 다시 한마디 했습니다.

" 잣도 띄워도 그만 안 띄워도 그만"

"이건 그저 장식일 뿐!"

 

통했느냐?

! 했습니다.

 

시누이는 결국 만들어 내고 말았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사는 미국인 시누이가 수정과를 맛본 적도 없는 미국인 시누이가, 파티에 들고갈 수정과를 만들었습니다!!!

 

 

               

                커피에 잣 띄운거 같지만 수정과 맞습니다!!! 맞고요!!!!

 

 

아~ 기특해!!!!

물론 시누도 기특하지만 전 제가 더 기특해요. ㅍ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동양인 보기 힘든 그곳의 사람들이 흔한 일본 음식이 아닌 한국 음식을 맛보게 될테니까요.

그리고 얼마나 맛있는지도 알게 될테니까요.

 

이날 시누이의 교회에서 있었던 행사, 성공적이였기를 빌어 봅니다. ^^

마지막으로 시누이의 아이들, 저에겐 시조카들의 아시안 복장 사진 한번 보시죠~

 

 

 

 

새라는 14개월때 마지막으로 봤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서 4살이 되었고, 라일리는 아직 한번도 만나 보지 못했네요.

 

 

 

그리고 이번 8월 초에 태어난 제이슨입니다.

와플이 진베를 사면서 똑같은걸로 하나 더 사서 보냈는데, 이번 행사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니 전 선견지명도 있는 여자인가 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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