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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셨습니까? (어색~ 어색~)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포스팅 할려고 노력중인데 포스팅 할 시간이 생기면 잠이 더 고픈지라 '에라잇! 모르겠다' 며 그냥 자버리기 일쑤인 엘리가 인사드립니다. ==> 너무 오랫만인것 같아 인사라도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은... ^^;;;
저번에 미국 병원의 환자식 포스팅2013/11/01 - [미국 생활기] - 이것이 미국 병원의 환자식이다!
에 이어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 역시 미국 병원 이야기 되겠습니다.
와플이가 태어나자 마자 대충 닦인 후, 젖을 물리라며 저에게 주더군요.
그 이후 와플이와 저의 후처치가 끝난 후 와플이는 줄곧 저와 함께 병실에서 지냈답니다.
밤을 꼬박 새며 진통하고, 오전에 아기를 낳았으니 지치고, 피곤한 상태였는데 옆에 아기가 있으니 잠도 안오더라구요.
남편이 자꾸 자라고, 자야 한다며 강제로 저를 재울려고 했지만 내가 인간 하나를 만들어 냈다니 보면 볼 수록 신기하고, 봐도 봐도 또 보고 싶어서 잠을 잘 수가 있겠습니까?
예정보다 조금 일찍 나와서인지, 진화(?)가 덜 되서 아직 얼굴과 온 몸이 긴 솜털로 둘러쌓여 있고, 목욕도 시키지 않고 대충 수건으로 닦여 머리카락에는 태지같은 오물도 덕지덕지 묻어 있지만 내 새끼라 그런지 이뻐 죽겠더라구요. ㅎㅎㅎㅎ
그래도 한편으로는 아기 목욕을 왜 안 시켜주나 신경이 쓰이긴 했습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출산 후 아기를 데려가서 씻긴 후, 신생아실에 두지 않습니까?
그러나 이곳에서는 아기에게 건강상의 문제로 응급 상황이 아닌 이상, 아기를 항상 엄마곁에 두도록 하더라구요.
'취지는 좋다 이거야, 그치만 목욕은 시켜 줘야 할거 아니야!!!'
그렇게 몇시간이 흐른 후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아기 목욕을 시킬테니 준비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아기를 데리고 갈건가요?
아니요, 여기 병실에서 씻길거예요
오잉? 여기 병실에서 어떻게 아기 목욕을 시키지? 아기 욕조를 병실로 가져 올려나? 수도 꼭지도 없고, 배수 시설도 없는데 어떻게 하려는거지?
완전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던 그때 간호사가 병실로 가져 온 것은....
바로 이렇게 생긴 장비(?) 였습니다.
'저기서 어떻게 목욕을 시키지? 수도 꼭지가 달려있나?' 라며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아~ 둘리 돋는 ㅋㅋ) 수도 꼭지는 커녕 어디에도 물 나올 구멍은 없어보였습니다.
게다가 물이 빠질 배수 시설도 전혀 없어보였구요.
'혹시, 미국 병원은 물 목욕이 아닌 무슨 특별한 목욕법이라도 있는건가? '
'서.....설마... 아기를 저온살균 한다던가 그런건 아니겠지?'
아! 진짜!! 저 장비를 보고 얼마나 궁금증이 터졌으면 심지어 저온살균까지 생각했겠습니까?
어쨌든 우리 아기의 생애 첫목욕이니 만큼 동영상으로 남겨 주고 싶어 아이폰으로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간호사가 들어오고, 아기를 저기 위에 눕히더니 목욕을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너무나 평범하게 스폰지에 아기 전용 클렌저를 묻혀서 거품을 내어 아기를 씻기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아기를 살균하거나 그런건 아니니 천만 다행이였지만 물도 안 나오는 이 병실에서 저렇게 거품을 잔뜩 내어 아기를 씻기면 나중에 헹구는건 어찌할건가 싶어 또 궁금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 다른 간호사가 헹굴 물을 준비해 오려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열심히 거품을 내어 씻기던 간호사가 제 맘을 읽기라도 한 듯 꺼내든 것은...
짜잔~~~
이 작은 물통!!!!!!!
뭥미?!?!?!?!?!?! 이건!!!!!!!!!!!!
지금 신생아랑 물총놀이 하자는거여 뭐여~
미소 지으며 동영상을 촬영하던 저는 이때부터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저 간호사는 물총놀이 하듯, 아기의 온몸에 물을 쏘아대기 시작하더군요 ㅠ.ㅠ
'온 몸에 저 풍성한 거품들을 저 물통에 들어있는 물로 어떻게 다 씻길려고?!?!?!'
'서프라이즈처럼 꺼내든 저 물통을 아마 또 서프라이즈처럼 간호사가 어디선가 10개 정도 꺼내 놓을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저 물통에 들어있는 물 한병으로는 아기의 거품을 다 헹궈낼 수가 없었거든요.
아기 씻기는걸 지켜보고 있으면서도 불안불안합니다.
그러나 간호사는 저의 기대를 처참히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온몸 여기저기 물총을 대충 쏘아대더니 비눗기가 곳곳에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목욕이 다 끝났다며 아기를 닦이는게 아니겠습니까??????????
심지어는 저 작은 물통의 물을 한통 다 쓰지도 않고 말이죠.
한 통이 뭐랍니까? 반통도 채 사용하지 않았어요.
헉!!!!!!!!
전 그 순간 경악하고 말았지요.
우리 아기가 접시도 아니고, 외국식 설거지 하는 방법과 똑같이 아기를 씻기다니!!!
아무리 아기 전용 세제가 순하다고 하더라도, 태어난지 몇시간도 안된 신생아인데, 피부가 얼마나 연약한데, 저 거품들을 헹궈내지도 않고, 그대로 닦다니!!!
정말이지 제가 어디가서 물 한바가지 퍼와서 헹궈주고 싶더군요.
그런데 이것을 보고 가슴이 막 벌렁벌렁한 저와는 달리 옆에서 보고 있던 남편에게는 이상할게 없는지 아무런 말도,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이것도 문화 차이인것인가!!!!
사실 생각해보니, 결혼 초 남편이 욕조에 거품을 잔뜩 내어 거품 목욕을 한 후, 헹구지도 않고 그대로 나와서 몸을 닦더라구요. 그것을 보고 제가 경악하며 비눗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왜 헹구지도 않냐며 "당장 헹구지 못할까! 롸잇나우" 를 외친적이 있었더랬어요. 그 이후로는 항상 비눗기 없이 몇번씩이나 몸을 헹구는지라 제가 미국인들의 목욕법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죠.
그런데 그 목욕법이 갓 태어난 신생아에게도 적용될 줄이야!!!!
마음 같아서는 당장 저 물통 열개는 더 달라고 해서 뽀득뽀득 헹궈주고 싶었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악법도 법인지라 (뭔 소리래?) 그냥 입 꾹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에 데려가서 내가 뽀드득 소리 날때까지 헹궈주마~' 하며 말이죠.
그런데 저의 이 굳은 다짐을 간호사가 또 처참히 밟아주신 한마디
오늘 목욕했으니까 이제 배꼽 떨어질 때까지는 목욕 시키지 마세요
철푸덕!!!!!
그렇게 와플이는 약 열흘을 비눗기를 머금은(?) 채로 살아야 했답니다.
그날의 그 장면을 생생하게 동영상으로 보실려면 바로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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