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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마지막날, 그러니까 2012년의 마지막날이네요..
아쉽기도 하고, 2013년이 기대되기도 하고 그러네요.
남편에게는 이번주도 연휴라, 저희는 또 스노보드 트립을 다녀 왔답니다.
저도 드디어 스노보드를 조금은 즐길 수 있는 실력(?)이 되고 나니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남편은 완전 얼음 만난 펭귄 마냥 좋아서 씽씽~ 눈 위를 내달리고 저는 몇번 엉덩방아를 찧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스피드도 즐기게 되었네요.
대신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종아리와, 팔에 근육통이 장난 아니네요 ㅠ.ㅠ
오늘의 얘기를 하기전에 여러분께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여러분은 혹시 '친구에게 이것만큼은 빌려 줄 수 없다' 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차" 라고 답하지 않을까 해요.
아니 "차를 친구에게 일주일간 빌려 줄 수 있나요? " 란 질문에 흔쾌히 " 네" 라고 답할 한국인이 몇명이나 있을까요?
우선 저 역시도 누가 제 차를 빌려 달라고 한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라고 못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인지 렌트카가 아닌 차를 누군가에게 빌린다는 생각 조차를 해 본 적이 없었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남편 친구로부터 차를 빌린 경험이 한번도 아닌 네 번이나 있었는데 그 얘기를 해 드릴께요.
1. 남편과 연애시절, 남편을 만나러 미국에 왔을 때 였답니다.
남편의 차를 타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다가 갑자기 남편의 차 본넷에서 연기가 막 피어오르더라구요.
정비소에 가니 수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수리가 다 되면 연락 주겠다고 차를 두고 가라고 하더군요.
이제 어쩌나~ 우리 여행은 이걸로 끝난 것인가 ㅠ.ㅠ 하며 실망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더군요.
큰 부탁이 있는데 들어줄래? 내 여자친구가 지금 미국에 와 있는데 차가 고장났어, 네 차 좀 며칠간 빌려 줄래?
처음으로 차를 빌려 달라는 부탁하는 모습을 본 지라, 당연히 안될거라고 생각했죠.
한국에서는 사실 좀 불가능한 부탁 아닙니까?
그런데 너무 쉽게 남편의 친구는 무슨 지우개 빌려주듯 고심하지도 않고 그냥 OK라고 하더라구요.
나라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이렇게 쉽게 차를 빌려 주지 못할텐데 남편의 친구가 아주 쿨하게 빌려주니 무한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덕에 저희는 나머지 여행을 즐겁게 했답니다.
2. 캘리포니아주에는 자동차의 스모그 체크라는 것이 있는데 스모그 체크에 통과하지 못하면 그 차량을 운전할 수가 없답니다.
남편의 차는 중고차다 보니 이래저래 잔고장도 많았는데 급기야는 스모그 체크에 통과하지 못해서 한동안 그 차를 사용할 수 없었어요.
당장 출퇴근해야 되는데 난감했죠.
그런데 남편의 직장 동료가 자신의 차를 흔쾌히 빌려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와이프 차를 사용하겠다면서요.
그 와이프가 차를 써야 할 경우는 남편을 아침 저녁으로 픽업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데도 말이죠.
(약 한달 반 정도 차를 사용할 예정이였구요)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지만 솔직히 한편으로는 어떻게 이렇게 차를 쉽게 빌려 주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아 남편에게 물어봤답니다.
한국에서는 차가 집 다음으로 큰 재산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남에게 차를 함부러 빌려 주지도 않고, 친구에게 차를 빌려 달라는 부탁도 잘 하지 않아서 좀 이해가 안돼. 미국인들에게는 차를 빌려 주는게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야?
음... 글쎄... 아마도 미국에서는 차가 재산의 개념보다는 생활의 필수품이라는 개념이 강해서 그럴거야. 나라도 차가 2대라면 친구가 빌려 달라고 한다면 당연히 빌려 줄것 같은데?
듣고보니 좀 수긍이 가지 않습니까?
미국에서는 차의 역할이 사람의 발과 똑같은 역할을 하는지라, 차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차를 재산적 가치로 생각하기 보다는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필수품으로 여기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비교적 한국인들처럼 차를 애지중지 하지는 않더라구요 ^^;; )
미국에서는 차가 필수!! 개라고 예외가 있을쏘냐!!! ㅡ.ㅡ ;;;;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3. 미국은 운전면허 시험을 칠 때, 자신이 직접 운전할 차량을 준비해 와야 합니다.
물론,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보호자가 함께 탑승해서 와야죠.
제가 미국에 있는 동안 저한테는 아무런 도움이 안됐던 남편의 차!!
연애할때는 본넷에서 연기가 나지를 않나, 결혼하고 나니 스모그 체크에 탈락되지를 않나, 제 일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 남편의 차는 운전 면허 시험칠때도 아무 짝에도 쓸모도 없었죠.
이유는 남편의 차는 수동 변속 차량이였거든요.
그래서 운전면허 시험을 위해 또 차를 빌려야 했답니다.
이미 두번이나 차를 빌린 경험이 있는지라 이번에도 남편만 믿고 있었는데, 역시나 차를 잘~ 빌려 왔더라구요.
그런데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2시간이나 대기했는데 시험치기 직전에 빌려온 차량의 타이어가 너무 낡았다는 이유로 시동도 켜기 전에 탈락했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차를 빌려준 친구에게 고마움도 표시할 겸 해서 차량 타이어 두짝은 저희가 바꿔주었죠.
(스모그 체크때 차를 빌려준 남편 직장 동료의 아내차였거든요 )
이후 무사히 운전 면허 합격했습니다 ^^V
2012/02/24 - [미국 생활기] - 캘리포니아주 운전 면허증 따기-필기 시험편+예상 문제
2012/02/24 - [미국 생활기] - 캘리포니아주 운전 면허증 따기- 실기 시험편 (동영상 첨부)
2012/02/25 - [미국 생활기] - 캘리포니아주 운전 면허증이 내 손안에...
4. 저희가 샌디에고에서 일본으로 오기로 결정되고, 이사 준비와 함께 차도 팔았답니다.
원래 저희가 일본에 오려고 했던 날짜는 2011년 3월 15일이였어요.
비행기 티켓도 이미 다 발권한 상태였죠.
그런데 갑자기 3월 11일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난겁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원전사태로 인해 위험지역으로 분류되어서 일본으로 오는 것이 무기한 연기되었죠.
언제 일본으로 출발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또 차가 없어졌으니...
어쩌겠습니까? 또 빌려야죠... 에휴~
그러나 이번에는 저희가 누군가에게 빌려 달라는 부탁도 하기 전에 남편의 직장 동료분이 먼저 빌려 주겠다고 하지 뭡니까?
자기집에 차가 세대인데, 그 중에 한대는 남편것, 두대는 자기것이니, 그 두대중 한대를 저희에게 빌려 준다는 것이였습니다.
게다가 귀여운 폭스바겐 비틀!!! (혹시 이것은 게스트용 차량인가? ㅋㅋㅋㅋ )
그리하여 저희는 두달 동안이나 이 분의 차를 감사히 잘 사용했답니다.
솔직히 전 아직도 차를 선뜻 다른 사람에게 빌려 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습니다.
혹시 사고라도 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크거든요.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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