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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새벽 5시에 나갈 일이 있어서 남편을 태워 주기 위해 4시 반쯤에 집을 나섰습니다. (이글은 예약 포스팅이므로 실제 이 일이 있었던 것은 9월 28일입니다)
가을로 접어 들다 보니, 밤이 점점 길어져서 5시가 가까워져 가는 시간임에도 밖은 아직 깜깜하고, 하늘에 별도 어느때보다 더 예쁘게 잘 보이더라구요.
길에 차도 없고, 조용해서 라디오를 들으며 느긋하게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 차 앞으로 흰 고양이 한마리가 뛰어 들었습니다.
저도 너무 놀란 나머지 비명을 지르며 급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정말 심장이 후덜덜하고, 손도 떨리고, 브레이크를 밟은 다리도 막 후들거리더라구요.
다행히 간발의 차로 흰 고양이는 무사히 제 차에 치이지 않고, 도로를 건너갔습니다.
물론 그 고양이도 놀랬겠지만 저 역시도 순식간에 뛰어든 고양이에 한번 놀라고, 비록 브레이크를 밟긴 했지만 차가 조금만 더 미끌어졌어도 제가 고양이를 칠 뻔 했다고 생각하니 진정이 안되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사실 예전에 제 눈 앞에서 총알 택시에 어느 할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시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그 장면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힘들었었거든요. 게다가 제가 유일한 목격자가 되어 버려서 경찰들에게 진술하고, 택시 회사에도 진술하면서 그 장면을 계속 떠올려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 잔상이 오래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저를 남편이 "잘했어, 정말 잘했어" 라며 계속 제 어깨를 다독여 주는거예요.
고양이도 무사하고, 다행히 우리 뒤에 차가 없어서 우리도 무사하고, 아무런 사고가 안 났으니까 괜찮아, 정말 잘했어, 자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검은 고양이가 아니였으니까 더더욱 다행이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검은 고양이가 아니였으니까 더더욱 다행이야.
하지만 남편이 이렇게 저를 다독이는 동안에도, 저는 남편말에 집중할 수가 없더군요.
계속 흰 고양이가 뛰어들던 모습이 생각나고, 아찔하던 그 순간이 생각나고....
그렇게 혼자서 머릿속으로 온통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남편이 저를 다독이면서 했던 " 무엇보다도 검은 고양이가 아니였으니까 더더욱 다행이야" 라는 말이 좀 이상한겁니다.
검은 고양이 횡단 주의 싸인
'검은 고양이를 칠 뻔 한게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말인가?'
한국에서도 검은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있다보니, 불운을 의미하는 검은 고양이를 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의미인가 하면서 남편에게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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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남편이
검은 고양이가 자신의 앞을 가로질러 가면 그건 불운을 의미하는거야, 그런데 앞을 가로질러 간게 검은 고양이가 아니라 흰 고양이였으니까 별 일 없을거야, 일종의 미신이야.
제가 예상했던 검은 고양이와 부딪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이 아니라, 제 앞을 가로 질러 갔던 게 검은 고양이가 아니라서 다행이였다는 말이였습니다.
검은 고양이가 내 앞길을 가로 질러 가는게 왜 불운을 의미하는거야?
그건, 미래에 검은 줄이 그인다는 의미니까, 조만간에 불운이 닥칠거라는 의미거든
ㅎㅎㅎ 흥미롭지 않습니까???
미신이긴 하지만 그래도 남편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 고양이가 흰 고양이라서 다행이네' 하는 안도감까지;;;
모르는게 약이라고, 안들었으면 몰라도, 들은 이상에는 이왕이면, 불운은 피하고 싶잖아요 ^^;;;
검은 고양이가 니 앞길을 가로 질러 간다는 건, 걔도 지 갈 길 가고 있다는 말일 뿐!!!!
남편은 저를 위로 할려고 한 말이겠지만 거기다 덧붙여서
흰 고양이가 우리 앞을 지나갔으니까, 아마 우리에겐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거야!!!
라고 하더라구요. (이건 미신도 아니고, 그냥 남편이 생각해 낸 자기만의 바램~ ㅋㅋㅋ )
그러나 좀 더 이성적인 저는
아니, 내가 흰 고양이의 목숨을 살려준거나 다름 없으니까 난 오늘 좋은일을 한가지 한거야, 그러니까 신이 아마 좋은 일이 생기게 해 주실거야~ (이것 역시 이성적이진 않군요 ^^;;; 신앙적인 발언인가??~ ^^;;; )
흰 고양이가 행운을 가져다 주든, 좋은 일을 해서 신이 좋은 일을 생기게 해 주시든 꼭 꼭~ 앞으로 좋은일이 생기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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