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블로그에 오셨다 헛걸음 하셨던 분들 많으시죠 ^^;;;
저 사실 요즘 너무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거든요 ㅠ.ㅠ
남편이 3개월간 미국에 가게 되어서 저 혼자 아기를 돌보고 있어요
후아~ 혼자서, 가족의 도움 없이 하는 육아가 정말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요. ㅠ.ㅠ
그동안 알게 모르게 남편이 얼마나 많이 도와 주고 있었는지 그 존재의 고마움이 있을때는 모르다가 이제서야 절실히 깨달았답니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쓰고 육아 조력자에 대한 그리움이라 읽는..)이 나날이 커져 가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선 당장 한국으로 날아가고 싶지만 와플이의 여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이렇게 일본에 발이 묶인채, 하루 하루 그렇게 지내며 좀비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으허허허허~~~~
아무튼 도저히 포스팅을 할 기운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고 ( 요즘 하루에 한끼 먹으면 잘 먹는편 ㅠ.ㅠ 밥도 제때 못 챙겨 먹고, 와플이가 잠들고 나서야 밤 11시가 되어서 첫끼니를 먹는 날도 있었어요 ) 그러나 하루하루 다르게 커 가는 와플이를 보면서 뭔가 기록을 남기긴 해야 겠고, 나름 경험으로 알게 된 육아 얘기도 하고 싶어서 블로그 앞에 앉았습니다.
이제 134일에 접어든 와플이
그동안 어떻게 커 왔는지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수다 한번 떨어 볼게요~
출생 15일째 되던 날 찍은 와플이 사진.
다른 신생아들과 마찬가지로 24시간을 2시간 간격으로 깨서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던 그때.
이때까지만 해도 2시간마다 와플이의 울음 소리를 들으면 자다가도 자동 반사적으로 벌떡 일어나 영혼 없이 그저 수유하고, 수유가 끝나면 또 자동 반사적으로 침대로 들어가 쪽잠을 청하던 그때.
영혼없는 수유 로보트 시절이였죠.
그러다 50여일이 지나 약 60여일에 접어 들면서 연속으로 3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던 저는 드디어 잠에 대한 갈망으로 스트레스 지수가 점점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좀비 월드로 입성하게 됩니다.
나도 살고 싶다는 생존 욕구가 끓어 오르고 이제 수면 교육을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하여 약 67일쯤이던가 어느날 새벽 배고파 우는 와플이를 애써 외면했습니다. ㅠ.ㅠ
'30분 울다가 자겠지'
했는데 글쎄 이녀석이 1시간이 넘도록 울지 뭐예요 ㅠ.ㅠ
'10분만 더 울면 지쳐 잠들겠지'
했는데 1시간 10분이 지나도록 서럽게 울어 대는 와플이 울음 소리에 그만 제 안압이 상승하더니 봇물같은 눈물이 터져나와 결국엔 와플이 방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곤 아기를 끌어 안고
"엄마가 잘못했어, 수면 교육 이딴거 나 편하자고 말도 못하는 너를 이렇게 울렸어, 미안해 ㅠ.ㅠ"
하며 와플이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엉엉 같이 울면서 눈물로 용서를 구하고 다시 수유를 했답니다.
수면 교육은 실패하고 또 포기했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기본욕구인 수면욕
어떻게 하면 아기를 오래 재울 수 있을까, 울려서 아기가 포기하게 만드는 방법 외에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은 다 시도를 해 보기로 결심합니다.
암막 커튼으로 밤낮 구별하게 하기, 속싸개 싸주기, 자기 직전 배 부르게 먹이기, 수면등 끄고 재우기, 아기 수영시키기 등등...
그러다가 이 모든것들의 콜라보레이션 효과인지, 어쩌다 얻어 걸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느날부터 온밤을 자기 시자하더라구요.
"올레~"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효과적이였던 것이 취침 전 목욕 겸 했던 수영이였던 것 같아요.
매일 저녁 8시반이 되면 목욕을 시키기 전에 욕조에 물을 받아 아기 목에 튜브를 끼우고 아기 수영을 시키기 시작했거든요. 엄마의 자궁속 양수에서 살았던 아기들은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물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정말로 목에 튜브를 끼워 주고 물이 가득 들어 있는 욕조에 넣어주니 한번도 소리내서 웃은적이 없던 와플이가 깔깔깔~ 소리를 내며 웃지 않겠습니까?????
그리곤 첨벙 첨벙 뛰어 오르기도 하고 욕조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너무 즐겁게 수영을 하는거예요.
수영을 끝낸 와플이는 잠들기전 마지막으로 분유를 먹고 나면, 떡실신~
그렇게 해서 밤잠을 길게 자게 되어 이 엄마를 좀비 월드에서 탈출 시켜 주었더랬습니다.
지금까지도 와플이의 수영은 계속되고 있어요.
와플이도 저녁 8시 반에 옷을 벗기고 기저귀를 벗기면 수영할 시간이라는 것을 아는지 막 발을 구르며 소리를 내며 웃어요.
그도 그럴것이 아직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하루종일 누워 있거나 엄마에게 안겨 있다가 물속에 들어가면 자신이 원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고, 가고 싶은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고 몸이 자유로우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밤 잠 잘 자주어서 더 바랄게 없을 줄 알았는데 엄마의 욕심은 끝이 없더라구요.
이젠 낮잠도 좀 길게 자주거나, 아니면 혼자서 놀아 준다면 이 엄마가 밥도 좀 먹고, 집안일도 좀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말 못하는 아기와 하루종일 놀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구요.
그리하여 80일즈음에는 아기의 성장 발달을 돕는다는 일명 '아기 체육관' 을 구입했어요.
그런데 사주면 뭘하나~ 가지고 놀 줄을 모르는데.... ㅠ.ㅠ
그냥 멀뚱 멀뚱 눈 앞에 달린 장난감을 쳐다만 보는 와플이 ㅠ.ㅠ
발 밑에는 피아노가 달려 있어서 발로 뻥뻥 차주면 소리도 나는데
'나는 누구? 여긴 어디? '
하는 표정으로 그저 바라만 보고 있더라구요.
버뜨~ 그래도 잠시나마 여기에 눕혀 놓으면 울지 않고 누워 있으니 그 잠시 잠깐을 이용해 밥도 후다닥 먹고, 화장실도 후다닥 다녀 오고 했답니다.
사실 아기를 보다가 긴급한 화장실의 신호가 왔을 때, 정말 고부갈등 보다 더 심한 내적 갈등으로 고민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어요.
아기를 데리고 화장실을 갈 것인가, 아기를 울리더라도 혼자 화장실을 갈 것인가!
하지만 차마.... 나도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한평 남짓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 (순간적인 소음, 불쾌한 향기?ㅡ.ㅡ;)이 말 못하는 아기에게 블록버스터급 충격과 공포로 기억될까봐 제 대장의 끝에서 좀 더 묵혀 두는걸로.... ㅠ.ㅠ
그래도 안될 땐 그냥 아기를 울리는 걸로...
어쨌든 이제 130일이 지난 와플이는 이 플레이 매트에 달린 장난감을 손으로 가지고 놀기도 하고, 중국 기예단이 울고 갈 발가락 빨기 기술을 연마하기도 하고, 뒤집기 연습도 한답니다.
길어봤자 15분 남짓이지만요.
육아를 시작하고, 육아 월드에 들어서니 알게 된 사실이지만 육아 용품은 한도 끝도 없고, 아기를 키우기 위한 용품이라기 보다 엄마가 조금 더 편하기 위한 용품이 '육아 용품' 이더군요.
플레이 매트가 그러했구요.
또 저에게 시간을 벌어다 준 또다른 효자 육아 용품이 바로 스윙이였답니다.
신생아 시절의 와플이에게도 등센서라는게 작동하여, 실컷 재워서 내려 놓는 순간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울기 시작, 그럼 다시 안아서 2~30분간 재우기 위해 씨름을 해야 했죠.
그리하여 급히 검색하여 주문하게 된 스윙
스윙에 달린 모빌도 엄마표 펠트 모빌로 바꿔 달고 태워 주었더니 빙글 빙글 돌아가는 모빌 삼매경에 20분씩 혼자서 노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 났습니다.
남편 출근할 때 그 얼굴, 퇴근해도 변함 없는 그 얼굴...
두피와 모공엔 내가 모르는 유전이라도 묻혀있는건지 좔좔좔좔 흘러내리는 기름기...
그런 저에게 샤워할 시간이 허락된겁니다.
그런데 스윙에서는 놀기만 놀 뿐, 잠을 안자요.
더더군다나 스윙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제일 느린 속도로 맞춰도 스윙이 슉 슉~
그 속도에 아기가 막 날아 갈 판이더라구요!!!
이건 뭐 이름은 자동 스윙인데, 이름값 못하고, 항상 손으로 살살 밀어주는 수동 스윙으로 전락해 버렸답니다.
그러다 '아니 이 회사에서도 아기를 태우라고 만든 스윙일텐데 뭔가 방법이 있을거야' 라며 열심히 구글링 한 결과!!!
얇은 블랭킷이 양쪽 바닥에 늘어뜨려지도록 아기를 덮어주면 속도가 조절이 된다지 뭐예요.
바로 요렇게요~ (울고 있는 와플이는 잊어 주세요~ ㅋㅋㅋ)
진짜 이 사실을 정말 많은 분들께 알려 드리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스윙으로 검색하다 보니 다들 속도가 빨라 직접 밀어준다는 글들이 많았거든요.
아무튼 이렇게 블랭킷으로 늘어뜨려주면 (포인트는 바닥에 닿게끔 ) 신생아 부터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하여 와플이는 안아서 잠들었을 때 스윙에 내려 놓고, 1단계를 켜 주면 요렇게 낮잠도 잘 자는 아기가 되었답니다.
그래봤자 20분이라는게 함정이지만요.
그래도 그 20분동안 샤워도 하고, 또 다음 텀까지 기다렸다 후다다닥 밥도 챙겨 먹고, 이 엄마를 조금은 인간답게, 인간의 몰골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녀석입니다.
태어난지 93일 째 되는 날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한 와플이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부터 트리 밑에는 선물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크리스마스날 아침, 와플이를 위한 선물들에 둘러 쌓여 엄마 아빠와 함께 하나씩 하나씩 선물을 풀어 보고, 기념 사진도 찍었지요. ^^
그리고 선물을 보내 주신 가족들에게 감사의 인증샷을 보내 드렸구요.
앞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마다 트리에 걸리게 될 와플이의 출생년도와 이름이 씌여진 와플이만의 오너먼트도 걸었구요.
(저희 시어머님은 남편의 'baby's 1st christmas' 오너먼트를 저에게 물려 주셨지만 전 쭈욱~ 제가 간직할려구요. )
크리스마스 기념 촬영도 했습니다.
물론 엄마표예요 ^^;;;
와플이가 태어난 후로 모든 순간 순간이 소중하고, '처음' 이라는 말이 붙는 모든 것들이 소중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 주고 싶더라구요. 저, 쫌 극성인가요? ㅋㅋㅋㅋ
그리고 와플이의 100일 기념 사진!
나름 백일의 테마색이였던 블루, 브라운, 화이트를 뒷배경 삼아 ^^
100일 사진을 찍어 주긴 했는데 뭔가 아쉽고 성에 차질 않아 또 밤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며 컨셉 연구를 했답니다. ㅋㅋㅋㅋ
최대한 집에 있는 소품을 활용해서 스튜디오 분위기나게 찍어 보겠다는 이 저렴한 다짐, 그리고 제 눈에 띈 목욕 타올
그리하여 또 기저귀만 남긴채, 홀딱 벗겨 놓고, 목욕 타올 대충 휙 감아 놓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 댔습니다.100장 찍어서 두장 건지는 막노동이죠.
이렇게 와플이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 무럭 자라고 있답니다.
작년 이맘때쯤, 입덧으로 고생하며, 한국 음식이 그리워 친정행 비행기표를 끊고 있었는데, 벌써 100일이 지나, 소세지 팔뚝을 하고 있는 와플이의 사진을 보며 여러분들께 이렇게 수다를 떨고 있다니.....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동안의 와플이 사진 대방출(?) 했으니 제 블로그의 헛걸음, 아니 헛클릭 하셨던것에 대한 보상이 조금이나마 되었길 바래 봅니다. ^^ 그리고 요즘 블로그 글이 뜸해서 정말 죄송해요 ㅠ.ㅠ 지금 제가 나홀로 육아 중이다 보니 머리에 꽃 달기 직전이라 블로그 할 여유가 없답니다.
친정가서 몸 보신 쫌 하고, 육아 파트너가 집으로 돌아오면 아마도 안드로메다로 직진중인 정신을 붙들어 맬 수 있을 거예요. 그때 정기적으로 업뎃 할게요.
그 전까지는 비정기적, 불규칙적 업뎃이 되더라도 이해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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