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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들 보내셨나요?
오늘은 여러분들께 새로운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저의 근황을 조금 전해 드렸었는데, 그때 와플이가 딸일지, 아들일지 20주가 되어야 알 수 있다고 말씀 드렸었죠?
20주의 정기 검진이 5월 중순이랍니다.
약 2주 정도 남았죠.
그리고 그 정기 검진은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도쿄까지 신칸센을 타고 5시간을 가야 한답니다.
나름 먼 여정이기는 하지만 와플이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서 하루하루 손 꼽아 기다렸죠.
그런데 남편이 아무래도 20주 정기검진때 일 때문에 함께 못 갈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남편이 함께 못가는건 그닥 섭섭하지 않은데, 우리 와플이가 딸인지 아들인지 알게 되는 아주 중요한 순간을 남편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게 섭섭했어요.
남편 역시도 와플이 초음파를 지금까지 두번밖에 보지 못했기에 쑥 쑥 자라, 이제 좀 사람이 된 와플이 모습도 보고, 와플이의 성별도 저한테 전해 듣는게 아니라, 직접 초음파로 보면서 의사에게 전해 듣는 그 순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며 무척 섭섭해 하더라구요.
이쯤에서!!!!!!
아직 성별을 알기 전이지만 남편은 와플이가 절대적으로 딸이라며, 아니 딸이여야 한다며 딸에 대한 염원이 간절했답니다.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요...
하도 딸 타령을 해대길래, 만에 하나 와플이가 아들이기라도 하면 그 실망감은 어쩔 것이며, 정작 아들인 와플이에게 미안해서 어떡할건가 싶어 맘의 준비를 좀 해 두라는 의미로
자기야, 와플이가 아들로 밝혀질지도 모르는데,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된거야?
라고 물었더니
아주 단호한 어조로다가
그런 소리 하지마, 와플이가 딸인데, 자기가 자꾸 그런소리 해서 와플이가 갑자기 아들로 변해 버리면 어떡해!!!
아.....니..... 우리 와플이가 무슨 변신요괴도 아니고, 제 말에 따라 뱃속에서 자유자재로 성별 전환이 가능하답니까, 어디?
그 정도로 남편은 딸에 대한 열망이 강했죠.
미국 아빠들의 로망이라면 로망인 daddy's girl 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요!
그런 남편에게 와플이의 성별을 알게 되는, 어쩌면 운명적인 순간일지도 모르는 그 시간을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 담당 간호사에게 부탁을 해서 일본 병원에 예약을 부탁드렸습니다.
(저희 동네 병원들은 초음파만은 진료를 안 해 준다고 하셔서 그 동안 못 가보고 있었거든요)
단지 성별 확인만을 위해서요.
남편에게 20주가 되기 전에 미리 일본 병원에서 초음파를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해 두었죠.
그게 바로 저번주 목요일!!
신이 난 남편은 반차를 내고 저와 함께 병원에 갔답니다.
아들을 맞아들일 준비는 됐어?
강하게 반발하며 딸이여야 한다던 남편은 갑자기 조금 풀이 죽어서는
음... 아들도 괜찮아, 같이 컴퓨터 게임도 할 수 있잖아! 뭐, 딸이래도 컴퓨터 게임 가르쳐서 같이 할거지만....
병원에 들어서니, 만에 하나 와플이가 아들이기라도 하면 뱃속에서 다 들었을 와플이에게 면목이 없게 되겠다는걸 깨달았는지 갑자기 아들을 언급하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고, 실제 주수 17주, 그러나 액면 주수로는 38주 만삭 같은 배를 까고 누웠죠.
두근 두근 두근~~~~~~
의사 선생님께서는 와플이 머리 사이즈를 측정하시더군요.
그런데 옆에 서 있는 남편의 침 꼴~딱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갑자기 크크큭 하고 웃음이 터졌어요.
긴장 되겠죠....
daddy's girl이 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는데!!!!
이어서 곰발바닥 같은 와플이의 발바닥도 보여 주십니다.
잘 보이지도 않는 초음파 사진 들고, 엄마 닮았네, 아빠 닮았네 할때는 코웃음 쳤는데, 아~ 남 얘기 할거 못되더라구요. ㅋㅋㅋ
검지 발가락이 엄지 발가락보다 긴 것을 보니, 저건 딱 제 발 닮은거예요. 막 이래...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와플이의 다리를 보여 주셨습니다.
보이시나요?
와플이가 다리를 쭉 펴고 앉아 있고, 초음파가 그 밑에서 촬영을 한것이예요.
저 통실통실한 엉덩이 어쩔거야!!!!! 꺄아악~~~~~~~~~
그리고 다리 사이를 자세히 보시면!!!!!!
눈치 채셨나요???
아들일까요? 딸일까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남편의 애타는 마음을 읽으셨던지,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아니 정확하게는 영어와 일본어의 조합으로 남편에게 직접 말씀하시더군요.
가-루!!! 가-루다네, 가-루!!! (걸!!! 걸이예요, 걸)
이 말을 듣고 있던 남편의 표정은....
정말 이 세상에 있는 언어로 표현이 안되는 그런 표정이였어요.
마치 온 세상의 축복은 혼자 다 받은 사람마냥, 자신이 서 있는 그곳에만 눈부신 빛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사람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더라구요.
그 기쁨이 저한테도 전해져와서 저 역시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다만 앞으로 보지 않아도 뻔한 남편의 딸 사랑을 제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앞날이 걱정되긴 합니다요.
여러분!!! 와플이는 "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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