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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제 팔뚝이 굵어졌다며 팔뚝 굵기를 남편과 열심히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남편도 열심히 동의를 하며 연애때 한 손으로도 잡힐 것 같았는데 이제는 양손으로 잡아야 한다며 놀리다가 제 팔뚝에 멍이 든 것을 남편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 자기야 여기 멍들었어, 왜 그래?
몰라, 어디 부딪쳤나보지 뭐.
가끔씩 어딘가에 부딪치고도 금새 잊어버리거나 해서 멍이 들어도 언제 그 멍이 생긴것인지 잘 모를때가 많던 저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그 일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서 제 허벅지에 500원짜리 동전만한 멍이 또 들었더군요.
남편에게 위로의 말(?)을 듣고 싶어 혼자서 막 호들갑을 떨며
자기야, 자기야, 나 다리에 또 멍들었어!!!
아주 안타까운 표정으로 (연기력 짱!!!)
왜, 자기는 매일 자기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거야???
하며 제 다리를 문질러주더라구요.
내가 일부러 다친거 아닌데??? 나도 언제 이렇게 된건지 모르는데? 혹시 자기가 나 자고 있을 때 막 꼬집어서 이렇게 된거 아니야?
그랬더니 갑자기 남편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는 정색을 하며
자기야, 그런말 함부로 하면 안돼! 그리고 농담이라도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자기를 때렸다거나 꼬집어서 이런 멍이 생긴거라고 얘기하면 안돼.
저는 그냥 장난처럼 한 말이였는데, 남편이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나 정색을 하면서 절대로 그런말 함부로 하면 안된다지 뭡니까?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그 이유는 혹시라도 남들이 제가 남편에게 학대 당하고 있다고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농담처럼 한 말이라도, 타인들은 그 말을 기억해 둔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말들이 여러번 그들의 귀에 들어가게 되면 신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더군요.
미국인들은 이웃의 가정폭력을 절대로 방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어요.
저도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였는데, 남편의 반응을 보니, 장난으로 해서는 될 말이 아니였구나 싶더라구요.
한국에서는 가정 폭력이 부부 사이에 어쩌다가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해도, 당사자들끼리 좋게 좋게 해결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부부싸움이 더 큰 사건으로 확대되거나 인명이 희생되고 나서야 경찰들의 초기 대응에 질타를 하곤 하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부부 싸움이라도 폭력이 있었다면 경찰에 신고할 수 있고, 신고 받은 경찰은 즉시 출동하여, 폭력을 행사한 사람을 반드시 체포하게 됩니다.
한 사람이 체포됨으로써 부부싸움은 그렇게 끝이 나는것이죠.
구치소에 갇히게 되더라도 보석금을 내면 나올 수는 있지만 법원의 접근 금지 명령이 있기 때문에 만날 수는 없습니다.
그 상태로 폭력 행위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사소한 부부싸움일지도 모르지만 폭력 또는 폭력에 상응하는 위협이 있었다면 무거운 처벌을 받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폭력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릅니다.
그래서인지 남편 역시도 제 몸에 생긴 멍들이 남편으로 인해 생긴것이라고 농담으로라도 남들에게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한 것이구요. 심지어는 자신 앞에서도 그런 농담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미국의 가정폭력 상담 전화
하지만 위험을 느꼈을 때는 바로 911 입니다.
미국의 가정폭력에 대한 엄중한 처벌 때문에 남편은 농담으로라도 가정 폭력이라는 말을 꺼내기 싫어하는 것을 보니, 한국도 가정폭력 문제를 좀 더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처벌도 더 강력해져야, 부부싸움이라는 명목아래 행해지는 폭력 행위가 근절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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