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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외국인 차별하던 미국인에게 이보다 더 통쾌할 수 없던 한마디!

by 스마일 엘리 201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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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연은 jay님께서 요청해 주신 미국에서 인종 차별 당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제 이야기는 정확하게 따지면 인종 차별이라기 보다는 외국인 차별에 관한 이야기지만 차별의 범주에 들어가는것이니 괜찮겠죠??  

미국에서 인종 차별은 법으로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요.
자신이 인종 차별 당했다고 느끼면 곧바로 고소 할 수 있고, 또, 상대는 고소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인종 차별을 절대로 드러내 놓고 하지 않아요. 

설사, 인종이나,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할지라도,  "인종 차별은 교양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야!" 라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본심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뒤에 가서는 본심을 드러내는 미국인들을 몇몇 보았다지요)
그런 까닭에, 인종 차별을 직접적으로 표 나게 당하는 일이 더러는 있지만, 절대 흔한 일은 아니랍니다.
당하더라도, 은근히 '이거 차별인가?' 느껴질 정도로 당하는 일이 많지요.

             (올해 초 스타벅스에서 주문받은 직원이 아시안 손님의 이름 대신, 동양인의 찢어진 눈을 그려 넣어
              인종 차별 문제로 이슈화 됐었죠, 그 직원이 결국 해고되면서 일단락 되었지만요 )

저에게 그 일이 있었던 날은 크리스마스 다음날 이였던걸로 기억해요.
남편 친구네 부부와 저희 부부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라스베가스로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아침을 먹으러 미국의 유명 체인 식당에 들어갔었어요.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관광지인데다 연휴라 그랬는지 사람이 무척 많아서 15분 정도 기다려서야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답니다.

서버가 주문을 받으러 왔고, 남편 친구네 부부가 먼저 이것 저것 주문하더라구요.
그리고 제 차례가 되어서 제 음식을 주문했어요.
그런데 서버가 "뭐라구요?" 하면서 되묻는거예요.
그래서 두번째도 똑같이 제가 주문할 음식을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또 무슨말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시 되묻는겁니다.
이때 저는 딱~ 감이 오더라구요. 일부러 못 알아 듣는척 하며 골탕 먹일려는구나~
 
골탕 먹일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한 이유

1. 레스토랑에 일하면서 메뉴에 나와 있는 음식 주문을 한두번 받아본 것도 아닌데, 영어 발음이 아무리 이상해도 못 알아 들을리가 없음 (그리고 절대로 제 발음이 못 알아 들을만큼 이상하지도 않았음).
2. 주문하면서 제가 주문할 메뉴에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얘기했고, 그 서버는 그것을 보면서도 못 알아 듣겠다고 했음
3. 못 알아 듣겠다고 하는 말투에서 이미 비아냥거림이 묻어남


그래서 다시 정확히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 이거" 라고 한 뒤, 그 메뉴 이름을 다시 말했는데, 그 서버분이 다시 말해 달라고 말 할려는 찰나, 남편이 "그녀가 주문할려는건~ " 하고 대신 말을 시작하는겁니다.
근데 그 순간 남편 친구가 "잠깐!!" 하더니 그 서버에게

영어 말할 수 있는 사람 불러 주세요!
지금 그녀가 영어로 말하고 있는데 당신이 못 알아 듣는걸 보니, 당신과는 영어로 대화가 안 될 것 같군요!!!

예상치 못한 남편 친구의 말에 저와 남편은 당황했답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사람은 바로 그 서버!!!!!!
그런데 이어서 남편 친구분이
 
우린 다 미국인이고,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영어로 말하고 있고, 우리는 다 이해되는데, 당신만 이해 못하고 있잖아요?

그러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서버는 쓴 억지 웃음을 지으며 

어.... 미안해요, 제가 다시 한번 도전해 볼께요, 이거 맞나요??

하며 제가 주문하려 했던 음식을 자기가 스스로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자기 입으로 다시 읊어 주는게 아닙니까!!!!
정말 황당하고 어이 없더라구요.
서버가 주문을 받고 돌아가고 난 뒤, 제가 고맙다고 하자 남편 친구가 그 서버의 행동은 누가 봐도 골탕먹일려고 하는 행동이였다며 저보다 더 흥분하더라구요. 그의 와이프 역시 이건 차별이라며 슈퍼 바이저를 불러서 얘기를 해야한다고 했고, 남편이 해결하겠다 했지만 남편의 친구가 자기한테 맡기라더군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 일행의 따끔한 한마디에 서버는 이후 태도가 180도 바뀌어서는 제 앞에서 방긋 방긋 웃으며, 더욱 더 신경 써 주는 척(?)했습니다.
음료 리필을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새 음료 내어오고, 뭐 필요한건 없는지, 음식 맛은 괜찮은지 꼼꼼히 체크하면서 말이죠. 게다가 간단한 음식 이름도 제가 발음하면 못 알아 듣던 그녀가 제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다 알아 듣는 신공을 발휘하며, 복창까지 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 주었답니다.
물론, 이후 슈퍼 바이저에게 얘기해서 사과까지 받았구요.

이건, 제가 겪은 하나의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지만 미국에 살다보면 대놓고 하는 차별이 아닌 이런식의 은근한, 긴가민가한 차별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답니다.
그럴 때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그렇다고 언성을 높이거나, 화가 났다는걸 표내지 말고 ) 차분한 어투로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해보겠다고 불러 달라고 부탁을 하던지, 슈퍼 바이저와 얘기를 해 보겠다고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아니면 웃으면서 농담처럼 "설마 나 지금 인종차별 당하고 있는건 아니겠죠? " 라고 가볍게 얘기하시면 상대도 뜨끔하면서 태도가 달라질거예요. ==> 요건 미국인 친구가 알려 준 방법 ^^;;
일종의 언중유골 화법이랄까요? 은근히 차별하고 있는 사람에게 설마~ 이게 차별은 아니겠지? 라고 웃으면서 가볍게 물어보면 상대가 정색을 하며 아니라고 대답하면서 그 다음부터는 조심한다고 하더라구요.  

이글이 포스팅 된 날, 저는 아마도 한국에 있을겁니다. ^^
덧글 승인이 늦어지더라도, 그리고 답글이 늦더라도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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