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태기라고 글을 쓰고 잠시 잠수를 탔더니 세상에나~
최근 2~3년내에 최단시간에 최대 공감수와 덧글을 받았네요. ㅎㅎㅎ
우는 아이 젖주는 심정으로다가 옛다~ 하고 주신거죠?
왜 우리 애들이 징징 대는지 이해가 갑니다. 앞으로도 블태기 올 즈음이면 좀 징징대야겠어요.
그런데 이번 포스팅을 계기로 오랫동안 제 글을 소리소문 없이 읽으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러니 또 사그러들었던 의욕이 되살아나더라구요.
덧글 주신 한분 한분들께 답글을 달까 했지만 그 시간을 아껴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것이 제 대답이 될 것 같아서 길어질 예정이였던 블로그 잠수기를 끝내고 이렇게 후딱 컴백 했습니다.
여러분 알러뷰~쏘~ 쏘~ 머치!!!!
우린 이제 동맹 맺은거니까 제가 사라지면 여러분도 사라지는거~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블태기 극복하고 쓰는 첫 포스팅은 우리 와플이 시리즈
애들 키우다 보면 가끔씩 불쑥 불쑥 내 던지는 말들이 너무 순수하고 귀여워서 빵 터질때가 있거든요. 그런 순간들을 나중에라도 기억하고 싶어서 포스팅 할려고 메모 해 뒀는데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좋고, 재미 없으면 그냥 제가 엄마라서 저 혼자만 재미있는걸로요. ㅎㅎㅎ
1. 아이의 동심을 의심하지 말라
작년 가을에 저희 커뮤니티에서 야드 세일이 열릴 때 엘리양과 함께 팔 것들을 모아서 같이 늘어놓고 팔았거든요.
야드 세일 몇번 해 봤다고 이제 요령이 좀 생겨서 가격표 스티커도 물건마다 붙여두었구요.
그걸 보고 신이 난 와플이는 자기도 스티커를 달라더니 숫자를 써서 여기저기 붙이면서 놀더라구요.
엘리양과 전 물건도 팔고, 수다도 떨고 커피도 마시며 야드 세일의 재미를 한껏 느끼고 있는데 와플이가 나타났습니다.
가슴팍에는 자기가 직접 쓴 스티커를 붙이구요.
그런데 우리 아들이 스티커에 쓴 것은.....
아.... 아들아!!!!!!
이게 뭐니?
저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하지만 전 와플이 앞에서 단 한번도 C8 이라는 말을 내 뱉은적이 없습니다.
와플이 앞에서 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전 저 비슷한 말을 사용하지 않거든요. 정말 정말 화가 나면 에이씨~ 정도는 하지만 그마저도 아이들 앞에서는 안 하려고 하는데.... 우리 와플이는 어디서 저런말을 듣고 쓴 걸까요?
저 뜻을 모르고 우연히 썼다고 하더라도 왜 하필!!!
너무 놀라 입이 안 다물어지고 황당해 하자 옆에 있던 엘리양도 보고 어이없어 하며 와플이에게 묻더라구요.
"와플아, 이거 무슨 말이야? "
엄마와 이모의 황당함을 이해 하지 못하는 와플이는 너무나 천진 난만하게 웃으며
"스마일리 페이스 (웃는 얼굴)"
오잉?????
그렇습니다. 이것은 C8이 아니라 눈 두개와 미소짓는 입이 1시 방향으로 살짝 기울어 졌던 것 뿐이죠.
아, 난 이미 마음이 썩은거야!!!
전 이제 동심으로 사물을 바라보기엔 눈도 마음도 다 썩었나봅니다.
(조심스레) 그런데 저만 썩은건가요? ㅎㅎㅎㅎㅎㅎ
2. 그림에 나타난 아이의 심리
요즘 와플이와 워크북을 풀고 있습니다. 작년에 프리스쿨을 가지 못한 와플이가 올해 킨더를 가서 힘들어할까봐 프리스쿨에서 배우는 내용들을 저와 함께 배우고 있어요. 프리스쿨 과정이니 공부랄 것도 없고, 그냥 그림이나 그리고, 숫자나 세고 그 정도가 다~이지만요.
아무튼 그 워크북의 내용 중 와플이가 가족과 함께 하는 액티비티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리고 와플이가 그린 그림은...
우리 가족이 축구 하는 그림이래요.
이 그림을 본 저는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와플이의 심리를 이 그림으로 읽어 내려 애썼습니다. ㅎㅎㅎ
일단 명명백백한 사실은 그림에 재능이 없다는건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그래도 고슴도치 이 애미는 이 그림이 너무너무 귀엽기만 하지만요.
그리고 두번째 사실은 온 가족이 다 웃는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안심했구요. 가족들의 얼굴 크기와 몸크기가 다 비슷비슷한걸로 보아 다들 존재감도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아서 심리적으로 큰 문제는 없어보였습니다 . 아동 심리 미술은 1도 모르는 비전문가의 넘겨짚기 해석이지만요. ㅎㅎㅎ 엄마 몸을 아빠와 와플이 제제랑 똑같이 뼈다귀로 표현해줘서 감사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이 그림에 제가 살짝 손을 댔어요. 와플이 녀석이 자기 머리카락, 제제 머리카락, 심지어 머리가 제일 짧은 아빠 머리카락도 다 그려줬는데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 오는 제 머리카락은 아예 안 그렸더라구요?
이건 왜지?
축구공의 무늬까지 디테일하게 그려 넣으려고 애쓴 녀석이 가족중에 머리카락이 제일 긴 제 머리카락만 빼 먹은걸까요? 제 머리카락이 와플이에게 미치는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요? 아님 제 헤어 스타일이 싫다는 표현인가요?
이 그림 한장으로 와플이 심리 분석 논문 쓸 기세...
그래서 대 놓고 물어봤습니다.
"와플아, 왜 엄마 머리카락이 없어?"
깔깔깔 웃으며 " 엄마가 그려~" 하는 와플이
뭐야, 이 노므자식!!! 그냥 귀찮아서 안 그린거야? 하며 와플이가 보는 앞에서 제 머리카락을 그려 넣고는 우리 아들이 그린 그림이 너무 귀엽다며 사진도 찍고 박수도 치고 그랬는데....
하루가 지나서 이 그림을 다시 보니....
저만 팔 없는 병신 ㅠ.ㅠ
아동 심리 미술 잘 아시는 분! 이 아이의 심리 좀 분석해줘봐봐요~ 도대체 제가 뭘 잘못한건가!!!!
'와플이와 제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가 없는 사이에 두 형제에게 일어난 일 (10) | 2020.08.15 |
---|---|
와플이 시리즈 2 (11) | 2019.03.04 |
와플이의 첫 미국 여름 성경 학교 (3) | 2018.07.12 |
2018년 우리 동네 이스터 에그 헌팅 (3) | 2018.04.09 |
아이들 방 꾸며주기 프로젝트 끝~ (5) | 2018.03.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