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저번주에 미국인들의 노안에 대해서 얘기 했잖아요.
같은 미국인들끼리는 서로 나이를 잘 알아 보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정말 미국인들의 나이를 알아보기가 너무 힘들어요.
우선 미국인들은 얼굴의 윤곽이나 이목구비가 동양인들과는 다르게 크고 뚜렷한데다 사춘기를 지나고 나면 이미 몸과 얼굴이 성인으로 급성장, 급성숙 해서 동양인에 비해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제가 나이를 묻기 전까지는 (술, 담배 구입시 신분증 확인차) 나이가 짐작이 안되고, 짐작한 나이가 틀릴 떄가 대부분이구요, 또 같이 일하는 동료들 또한 나이를 알 수 없었죠.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서로 친분이 없고, 대화도 하지 않으니 동료들에 대해서 전혀 알 수가 없었지만 말문을 트고 나자 한명 한명 대화할 때마다 서프라이즈가 팡팡 터집니다.
A양 - 누가봐도 예쁜 외모에 큰 키와 날씬한 몸매를 가진 A양은 오직 주말에만 알바를 하는데요, 여행을 좋아해서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 비용을 모으기 위해 알바를 한다길래, 대학생인줄 알았습니다. 16살이라네요.
B양-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 저녁 시간에 주로 알바를 하고, 손님들과 농담 따먹기를 너무 잘해서 사회 경험이 풍부한, 20대 초반의 아가씨인줄 알았더니 17살, 선생님이 꿈인 고등학생이였어요.
C씨- 생계를 위해 3군데의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C씨는 보기엔 30대 후반의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올망졸망 네 다섯은 될 것 같은 애 엄마인줄 알았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손녀가 있더라구요. ^^;;;; 나이는 여쭤 볼 수가 없어서 일찍 결혼을 하신건지, 아님 동안인건지 알수 없는 미세스 미스테리 입니다.
D군- 늘 건들 건들~ 조선시대 이방의 수염을 그대로 이 미국땅에서 재현해 낸... 대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그는 액면가는 20대 중반이지만 실제로는 19살.
E양- 땋은 머리 가닥이 100개는 될 것 같은 헤어스타일의 소유자인 그녀는 늘 심야 시간대에 일하느라 대화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열심히 사는 젊은 처자인것만은 확실해 보였어요. 그런데 19살의 생각보다 많이 어린 처자였습니다.
아무튼, 다들 성인이라고 생각했던 동료들이 알고보니 다들 아직 고등학생이거나,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주 어린 소년 소녀?들이더라구요.
그래서 나이를 알게 될 때 마다 놀랐는데....
근데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 ㅋㅋㅋㅋㅋ
제가 미국인들의 나이를 모르듯, 그들은 동양인의 나이를 잘 모르더라구요.
서양인에 비해 평면적인 얼굴인데다가 체형은 서양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성장이 덜 끝난 초등생 같은 몸매다 보니 그들은 반대로 동양인의 나이를 외모보다 어리게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성장이 덜 끝난 초등생 같은 몸이냐!!! 뭐 한국에서는 누가 봐도 애 낳은 푹~ 가로로 잘 퍼진 아줌마 몸이거늘, 같이 일하는 소년 소녀들은 자기네들 맘대로 제 나이를 짐작했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제 나이를 알게된 D군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리곤 다른 동료들을 제가 있는 계산대로 막 불러 모으더니
헤이, 엘리 How old are you? 너 몇살이야?
이 질문을 하는 D군은 이미 제 나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질문이 뜬금없어서
what?!?!?!? You know how old I am!!! 뭐??? 내가 몇살인지 너 알고 있잖아!
그랬더니
Yeah, you are 21, right? 그래, 너 21살이잖아, 맞지?
'아니, 이 이방같은 녀석이 세상 편하게 사는 법을 다 아네~ ㅋㅋㅋㅋ '
'그러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소년 소녀들 앞에서 내가 거짓을 말할 순 없지.... '
제 나이를 뱉어 낸 순간
일제히
와~~~~앗?!?!?!?!?!?!? Whaaaaaaaaat?!?!?!?!?!?
'아니, 얘들 기분 좋게 왜 이래~ ㅋㅋㅋㅋㅋㅋㅋ '
그 날 정말 난리 났습니다.
도대체 저를 몇살로 생각한건지....
어린 애들이라 더 오바 육바 한 것도 있겠지만 급기야는 저한테 면허증 까라고 해서 결국 제 면허증 보여 주고 나서야 제 나이를 믿더라구요.
이 소년 소녀들은 그냥 제가 많아봐야 21살, 22살 정도로 생각했다더라구요.
키 작은, 가로 본능에 충실하여 옆으로 퍼진 이 아줌마가 나이에 맞지 않게 똥머리 정수리에 올려 질끈 묶고, 캔버스 운동화나 신고 왔다 갔다 하니 원래 나이를 알아 보기 힘들었나봐요. ^^;;;;
그게 아니면......
어린 늬들 하고 같이 일하다 보니 내가 회춘했나보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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