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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기

일본인 친구들의 소박한 소원, 제가 이뤄줬어요~

by 스마일 엘리 2012.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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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곳 이와쿠니에 처음 왔을 때 얼마나 우울했는지 모릅니다.
도쿄에는 친구들이나 있지, 이곳에는 아는 사람도 없고, 게다가 제대로 된 커피숖 하나 없어서 읽을 책 한권 들고, 커피 마시러 갈 곳도 없고, 아이쇼핑이라도 하기엔 제대로 된 쇼핑몰도 하나 없었지요.
그나마 낙이라면 슈퍼마켓 야채코너 돌면서 싱싱한 야채들 아이쇼핑하는 재미~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친구가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일본인 친구들이 생기고, 그리고 우연히 제 블로그를 보고 같은 동네 산다며 연락해 온 한국인 언니를 알게 되서 이 시골 생활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죠.
그리고 또 새로운 인연이 생겼습니다.

S언니와 (이와쿠니에 사는 한국인 언니: 본인의 허락을 아직 안 받았으므로 이니셜 처리) 드럭 스토어에 가서 둘이서 한국어로 대화를 하고 있으니 점원 한 분이 한국인이냐며 너무 반가워 하시며 말을 거시더라구요.
이곳에서 한국인을 본 적이 없다며, 한국어를 공부 하고 있지만, 한국인을 만날 기회가 없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서 너무 기쁘시다며,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해서 연락처를 주고 받고 친구가 된 오오하라상!
실은 저희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시라, 나이가 많아 미안하다며 사과하시길래, "친구가 되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 있나요?" 라고 했더니 너무나 기뻐 하시며 다른 친구들을 소개 시켜 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오오하라상의 집을 방문해서 또 다른 친구분 두 분을 소개 받았답니다.
제가 온다고 케잌도 직접 만드셨지 뭐예요 ^^


그리고 소개 시켜 주신 두분의 친구들은 한국어를 각각 5년, 7년씩 독학으로 공부하신 분들이래요.
그 분들의 열정이 놀라웠고, 끈기에 다시 한번 더 놀랐습니다.
물론, 오오하라상도 독학으로 2년간 한국어를 공부 해 오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저를 만나서 한국어 연습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겨서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한국과 한국어에 전혀 관심없던 오오하라상이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미남이시네요"를 보고 장근석을 좋아하게 되면서부터 였답니다.
단지, 장근석이 좋아서 한국어를 공부를 시작하셨다고 하니 정말 한류의 힘은 대단한 것 같아요.
 (공항에서 장근석을 보고 반 실신했던 친구는 이쿠쨩이라는 친구예요 ^^ )




혼자서 공부하셨다는 노트도 직접 보여 주셨어요.
책으로 공부하다가 외워야 할 단어들이 나오거나, 드라마를 보다가 찾아 보고 싶은 단어가 있으면 이렇게 간단한것 부터 써 두기 시작하셨다고 해요.
이건 노트의 앞 페이지 정도에 있던거라 간단한 단어들, 그리고 실수도 가끔 보이지만 그 노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오오하라상과 챠타니상 (다른 한분은 일 때문에 일찍 가셔서 많은 얘기를 못 나누었지만, 저와 함께 한국어 수업을 하기로 했답니다. )은 저에게 한국어 질문,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질문들, 지금까지 궁금했지만 물어 볼 수 있는 한국인 친구가 없어서 물어 볼 수 없었던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 두분이 너무나 궁금해 하셨던 것은

한국인들은 정말로 라면 뚜껑에 라면을 덜어 먹나요???

였어요. ㅎㅎㅎㅎ
그게 정말 궁금하셨던 모양이예요.
오오하라상을 제일 처음 만났을 때도 저에게 물어보셨는데, 오늘은 챠타니상이 저에게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양은 냄비 뚜껑에 덜어 먹으면 맛있기도 하고, 설거지 거리도 줄일 수 있으니까 그렇게 먹기도 하지만 손님이 있는 자리에서는 그렇게 먹지 않는다고 얘기해 줬어요.
너무 신기해 하더라구요.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그리고 한국 여행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찜질방이 화제로 떠 올랐는데요, 두분께서 갑자기 급흥분을 하시더니

정말 정말 해 보고 싶고, 알고 싶은게 있어요.

뭐예요?

한국 드라마 보면 찜질방에서 머리에 타올을 쓰고, 계란을 먹잖아요, 그 타올을 한번 써 보고 싶어요~

ㅎㅎㅎㅎㅎㅎ

두분이 수줍은 듯, 정말로 눈을 반짝 거리며 저의 대답을 기다리시는데 귀엽기도 하고, 두분의 그 간절함이 막 가슴으로 느껴지는거예요.

지금 만들어 드려요???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

했더니 아주 두분이서 꺄아아~ 하시며, 박수까지 치며, 정말로 여기서도 만들 수 있는거냐며, 너무너무 좋아하시는거예요.

우리집에는 보통 가정에서 쓰는 일본 타올 밖에 없는데 괜찮아요?

네, 아무 타올이나 괜찮아요.

오오하라상은 그 즉시 타올을 가지러 나가셨구요.
ㅋㅋㅋ 그리고 두분이 보는 앞에서 간단하게 양머리 타올을 만들어 드렸더니 그 순간의 제 인기는 장근석을 앞질렀다고 볼 수 있죠. ㅍㅎㅎㅎㅎㅎㅎ
 
꺄아아~ 이렇게 간단히 만들 수 있는거였잖아!!!!

귀여워~ 당장 써봐도 돼요?? 사진 찍어 주세요~

라며, 정말 소녀들 처럼 좋아하시며, 양머리 타올을 쓰고, 서로 사진을 찍어 주시더라구요.

 
저 양머리 타올은 한국에 있는 특별한 타올로만 만들 수 있는 줄 아셨대요.

                              
독학으로 한국어를 5년 공부 하셨다는 챠타니상입니다 ^^



독학으로 한국어 2년 공부하셨다는 오오하라상이예요 ^^ 장근석의 팬이랍니다.
얼마나 팬이냐면요, 장근석의 아버지까지 알고 계시더라구요.
그래서 장근석이 오사카에 콘서트를 왔을 때 콘서트를 보러 오사카까지 갔다가 콘서트 전에 오사카성에 여행을 가셨대요.
그런데 거기서 장근석 아버님을 뙇~ 하고 만나셨는데, 오오하라상이 장근석 아버님을 알아 보시고는 인사를 건네시고, 악수까지 하셨다고 해요. ㅎㅎㅎㅎ
정말 팬이라고 할만하죠??

아무튼 두 분이 그 동안 너무너무 해 보고 싶었던 소박한 소원 "양머리 타올 만들어서 써 보기" 제가 그 소원 풀어 드리고 왔어요.
그리고 오오하라상과 챠타니상은 1월에 한국 여행을 가시는데요, 그때 제가 추천해 드린 찜질방에서 제가 알려드린 방법대로 양머리 타올을 쓰고 계란을 먹으면서 인증샷을 찍어 올것을 약속했답니다. ^^ 

(오오하라상과 챠타니상께서는 얼굴 공개도 흔쾌히 허락해 주셨어요 ^^ 아마 제 블로그 읽고 계실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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