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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기

아기 고양이 구조를 위해 일본집 침실 벽을 뚫은 사연

by 스마일 엘리 201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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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후, 거의 열흘만에 인터넷을 연결했네요. 휴~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을지 모르지만 저는 좀 애가 탔답니다.
전해 드리고 싶은 소식들이 많았거든요 ^^


저번주 일요일, 갑자기 남편 친구에게서 급하게 문자가 왔어요.
고양이 분유의 설명서가 일본어로 되어 있으니 해석 좀 해 달라구요.
그 친구네 고양이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왠 고양이인가 싶어 분양 받았냐고 했더니 설명이 필요없는 동영상을 떠억~ 하니 보내왔더라구요.

 

 (추천 버튼 누르고 읽어 주실거죠???? ^^  )



사연인즉슨 이렇습니다. 

제 남편친구 부부는 지난 달에 새로 지어진 신축 단독 주택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침실 천장에서 새 소리처럼 뭔가 짹짹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친구네 부부는 새가 자기네들이 모르는 어느 틈으로 집 천장위 어딘가에 둥지를 틀었나보다 했답니다. 
(지금 일본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시기라, 새들이 무척 바쁘답니다 )

그런데 갑자기 일요일 아주 이른 새벽부터 침실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래요.
그 고양이 울음소리는 쉬지 않고 계속해서 냥~ 냥~ 하며 울어대는데, 누가 들어도 아직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였답니다.
게다가 울음소리만으로도 고양이가 불안에 떨며 애타게 누군가를 찾고 있는 듯한 느낌이였대요.
하지만 그 친구네 부부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어요.
울음소리는 분명 침실 벽에서 나고 있었기 때문에 고양이를 꺼낼려면 침실벽을 뚫어야 했으니까요.

저번에 제가 포스팅한 것 처럼 (읽어 보실분들은 아래의 일본집의 월세 시스템 클릭)
2012/05/02 - [일본 생활기] - 나갈때는 빈털터리가 되는 일본집의 월세 시스템 
일본은 한국과 달라서, 집에 어떠한 흠집이라도 생기면 보증금이 차감되기 때문에, 못 박는 것도 안되고, 벽지를 훼손해서도 안되고, 함부로 집을 리폼해서도 안되는데, 고양이를 구조하자고 벽을 뚫었다가는 보증금을 못 돌려 받는게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이사 나올 때, 집 수리비로 돈을 더 물어내주고 나와야 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렇게 친구네 부부는 새벽 내내 고양이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갈등했답니다. 
아침이 되면 집 주인에게 알려서 고양이를 구조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초조하게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양이 울음소리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고, 점점 울음소리도 잦아들기 시작하자, 
친구네 부부는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구조 되기 전에 아기 고양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집 주인이 자신의 렌트 준 집에 벽을 뚫어가면서 고양이를 구조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미치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친구네 부부는 결단을 내립니다. 

보증금 못 받아도 좋다, 돈 더 물어내도 좋다, 고양이 구조해서 우리가 키우자,
어차피 고양이 분양 받을려면 돈 주고 분양 받아야 하는데, 돈 주고 분양 받은 셈 치고, 고양이 구조하자.
하필이면 우리집 침실벽에 떨어진 것도 분명 운명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망설임도 없이 그냥 침실벽을 뚫어 버렸습니다.

 


아기 고양이는 그렇게 무사히 친구네 부부에게 구조 되었답니다.
펫샵이 문열기만을 기다렸다 고양이 분유를 사 왔는데 일본어를 알지 못했던 친구네 부부는 급하게 저희에게 문자를 해서 고양이 분유 급여 방법을 물어왔고, 밤새 어미젖도 못 먹고 두려움에 떨며 그렇게 울어댔던 고양이는 인공분유도 마다않고 그렇게 쪽쪽 빨아 먹더랍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미 고양이가 침실 벽 사이에 뚫린 천장 구석 어딘가에서 새끼 고양이를 낳은 모양인데, 이 아기 고양이가 천장을 돌아다니다가 뚫린 구멍으로 떨어져서 침실 벽사이에 있게 된 것이죠.
어미 고양이도 내려 올 수 없을 정도인 곳에 떨어진 탓에 어미 고양이도 포기해 버린 불쌍한 아기 고양이였던 것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이 틈이 침실벽사이의 끝이 안 보이는 천장입니다. 저 끝 어디에선가 아기 고양이가 떨어졌습니다)
 

다음 날, 친구네 부부는 동물 병원에 데려 가서 아기 고양이 건강 체크와 검진도 받았고, 아기 고양이는 다친데 없이 건강하다고 했다네요 ^^

이런 인연으로 만난 친구네 부부와 아기 고양이,
고양이의 이름은 "쿨리타"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후문에 의하면, 벽을 뚫은 댓가가 어마어마했다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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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포스팅에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이 생겼네요 ^^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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