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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세포라 일기

누군가에게는 의미있는 이 블로그...

by 스마일 엘리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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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티스토리 블로그를 한지 10년이 되었어요. 지난 10년 중 공백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블로그를 하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처음엔 국제 결혼으로 인해 미국인 남편과 문화 차이, 또는 사고 차이로 겪는 일상이 재미있어서 친구에게 수다 떠는 맘으로 시작했고, 미국으로 이민을 와서는 내가 경험하거나 실수하면서 배우게 되는 미국의 생활 정보들을 공유해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계속해 왔어요.  사실 제 포스팅들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당시에 몰랐고, 그냥 저에게는 경험이 되고, 배움이 되었던 것들이였기에 블로그에 남겨 왔었는데 가끔씩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댓글을 보면 뿌듯하고 좋더라고요. 

특히 기억에 남는 댓글은 저의 일본 미국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전혀 관련 없는 나라의 이야기들이지만 그냥 블로그가 너무 웃겨서 보기 시작하다가 바빠지면서 제 블로그에 뜸해졌는데 어떤 기회로 애틀란타 근처로 이민을 오시게 되서 다시 제 블로그를 보니 생활에 도움되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던 분이 계셨어요. 

그리고 제 블로그에서 미국 생활의 정보를 얻기 위함은 아니지만 어머니 병간호 하느라 고단했던 하루, 한숨 돌리면서 제 블로그 글을 읽으면 그게 그분께는 휴식같은 시간이고 힘을 얻는 시간이였다고 말씀해 주셔서 저 역시 그 댓글에 힘을 얻고, 그분을 생각하면서 글을 쓴 날들도 많았답니다. 

이렇게 직접 힘이 되는 댓글을 주신분들도 계시지만 비록 글을 남기지 않더라도 꾸준히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지금까지 놓지 않고 해 올 수 있었던거예요. 

그리고 이 블로그 덕에 한국인을 찾아 보기 힘든 사우스 캐롤라이나 블러프턴에 살면서도 좋은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또 그 덕에 이곳 워싱턴주에 와서도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어요. 

씨애틀 외곽 도시로 온 이후로는 사실 저도 책 작업과 함께 이래 저래 바빠서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분들을 만나긴 했어도 시간이 없어 작년에 두번 정도 만난 이후로 못 만나고 있었어요.  그러다 5월의 어느 날, 어떻게 시간이 맞춰져 급만남을 했던 '친절한 그녀'님 (블로그 닉네임) 

친절한 그녀님 역시도 오랫동안 제 블로그를 지켜봐 주시던 분이셨는데 제가 워싱턴주로 이사왔다는 소식을 듣고, 제 블로그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기회가 되면 꼭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작년에 첫만남을 이후로 이번 만남이 세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친절한 그녀님은 작년 9월부터 미국의 우체국에 취직을 하신 후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신데, 그 우체국 얘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고 있다보니 빡쎈 스케쥴과 새벽 출근, 잦은 오버 타임도 거뜬히 해 내시는 그녀님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저도 인테리어 책 작업이 끝나고, 9월 새학기가 시작되어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나면 아이들 학교 간 시간에 마트 알바라도 다시 시작해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둘째 제제가 태어난 후로 집에서 아이들만 돌보고 집이나 고치고 하던 제가 미국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 뭔가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렵고, 자신이 없더라고요. 

7년전 미국에 오자마자 몇달 되지도 않아서 크로거 (미국 그로서리 마트) 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 보고, 알바를 구해 일했던 그 자신감은 아마도 미국 생활을 아무것도 몰랐기에 용감하고 패기있게 도전해 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자신감도 상실했고, 선뜻 나설 용기가 없었거든요. 막연히 9월이 되면 뭐라도 일을 시작해야지...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을 뿐! 막상 9월이 되도 제가 진짜로 일을 하고 싶을지는 모를 일이였죠. 

2015.10.10 - [미국 생활기] - 전업주부 미국에서 알바 구하기

 

전업주부 미국에서 알바 구하기

여러부운~ 제가 요즘 이것저것 하는게 많다고 저번 포스팅에서 살짝 귀뜸해드렸죵? 제목에서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저.... 알바 합니다. 우하하하하~ 일본에서는 그래도 잠시 스쳐지나가긴 했었

smileellie.tistory.com

그런 제 속마음을 그녀님께 얘기했더니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시며

"아니 왜요 ? 언니라면 뭐든 할 수 있을거예요!!! 제가 언니 마트 알바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서 얼마나 힘을 얻었는데요! 수많은 미국 생활 블로거들이 인터넷에 있지만 미국에 살면서 카페에서 한가하게 차 마시고 맛있는거 먹으러 다니는 포스팅 그런거 나한테는 아무 도움 안되고, 언니가 미국에서 씩씩하게 마트 알바 구하고, 일하는 포스팅에 힘을 얻어서 '나도 일 시작해 보자' 라는 용기를 얻어서 그때 알바 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니 언니라면 할 수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언니는 뭐든 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볼 때 언니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라고 하는데 주책맞게 눈물이 그렁그렁~ 

이때 진.심.으.로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동이 솟구치더라고요. 어떤 마음이였냐면 제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마음, 제가 도움을 준다는 마음으로 해 왔는데... 제가 지금 제 블로그로 도움을 받았다는 분으로 부터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얻고 있는 느낌이였거든요. 뭐랄까... 내가 뿌린 한개의 작은 씨앗으로 누군가가 하나의 열매를 얻고, 그 열매로 부터 나온 여러개의 씨앗으로 제 품 한가득으로도 모자랄 만큼의 열매를 얻은 것 같았어요. 

그날의 만남은 그냥 만나서 수다나 떨고 떡볶이 먹고, 커피 마시고 헤어질 평범한 어느날일 예정이였는데... 친절한 그녀님이 해 주신 이 말로 인해 그날은 평범 그 이상의 날이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언니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요' 라는 말에 갑자기 의욕이 솟구치고 당장 뭐라도 하고 싶고, 할 수 있을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겼거든요.  그런 긍정적이고 파워풀한 에너지를 얻고 집으로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에 마치 운명처럼 제 눈에 띈 무엇인가가 있었어요. 

이 모든 것이 약 한달여간의 블로그 공백을 설명하기 위한 밑작업인데 ㅎㅎㅎㅎ 운명처럼 제 눈에 띈 그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해 드릴게요. 

그리고 이 포스팅에 덧붙여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찾아와 주신 구독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여러분들로 인해 힘을 얻고 에너지를 얻고 결국 제가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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