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와플이와 제제 이야기

와플이의 첫 미국 여름 성경 학교

by 스마일 엘리 2018. 7. 12.
반응형

 

한국에서 한참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때! 남편으로부터 청천벽력..이라 하기엔 2% 모자란 그렇지만 분명 저에게는 앞이 깜깜해 지는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우리 와플이가 학교에 갈 수도 있겠다며 설레발 + 오도방정을 떨 던 그 포스팅을 기억하시나요?

2018/04/23 - [미국 생활기] - 미국 학교 입학 서류에는 어떤 질문들이 있을까

 

 

컥! 보기 좋게 퇴짜 맞았습니다.

그 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Pre-K 과정은 공립학교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도 의무 교육 과정은 아니기 때문에 지원자수가 많으면 선별 테스트를 하고, 선별 테스트에서 행동발달, 사회 발달, 언어 발달등의 지연이 있거나, 저소득 가정의 자녀에게 우선 순위가 있거든요. 전 와플이의 언어 발달을 염려하고 있던터였고, 분명 또래보다는 느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아주 당연히 합격할거라 믿었는데...

대기도 아닌 완전 불합격이였습니다.

친구들은 와플이가 선별되지 않은거니 오히려 언어 지연등 걱정할 필요가 없는거니까 좋은쪽으로 생각하라고 위로해주더군요.

자유부인을 갈망하던 이 가슴에 난 생채기는 어쩔껴?!?!

그런데, 저와 동병상련의 생채기를 경험한 여인이 있었으니, 일본인 친구 모모코였죠. 모모코에게도 와플이와 동갑내기인 '켄' 이라는 아들이 있었고, pre-K에 지원해 둔 상태였거든요. 아무튼 둘다 당연히 학교에 입할 할 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못 가게 되서 아쉽다며 서로 하소연을 하던 중, 모모코가 켄은 방학 기간 동안 여름 성경 학교에 가고 있는데 저희 동네 근처의 교회에서. 며칠 후에 여름 성경 학교가 시작되니 켄과 함께 보내 보자고 하더군요.

나도 왕년에 여름 성경 학교 좀 다녔던 여잔데... 미국에도 그런게 있구나!!!

그래서 신청서를 내고, 드디어 여름 성경 학교에 참가하게 된 와플이!!!

이게 뭐라고, 아이를 단체 활동을 하는 곳에 보내 본 적이 없는 이 애미는 고작 여름 성경 학교에 보내는 첫날, 아이가 학교에 첫입학하는 설렘과 떨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돼~ 여름 성경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보스니까!"

당부에 당부를 거듭하고 아이를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말 못해서 바지에 실수하면 어쩌나~ 아직 혼자서 큰 볼일 보고 뒷처리 못하는데 어쩌나~ 지시 사항 안 따르고 혼자서 마이웨이 하고 있으면 어쩌나~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세시간이 흘러 와플이를 데릴러 갔습니다.

너무너무 재미있었다며 땀내 푹~푹~ 풍기며 말하는 와플이

"오늘 뭐했어?"

그날 했던 크래프트를 보여주며 자랑하는 와플이

그리고는 모두 춤추고 노래했는데 자기는 너무 부끄러워서 춤을 안 췄다고 하네요. ㅎㅎㅎ

여름 성경 학교니까 성경 구절도 배우고, 관련 된 만들기도 하고, 복음송도 부르고 그렇게 보냈나봅니다.

여름 성경 학교 덕분에 갑자기 이 엄마는 일주일간 오전 세시간씩 자유 시간이 생겼어요.

제제가 있으니까 완전한 자유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돌보아야 할 아이가 둘에서 하나로 줄은것만으로도 날개 단 듯 가벼운 느낌이라 어디에도 못 갈 곳이 없고, 어떤 것도 못 할 것이 없을것만 같더라구요.

 그러나 전 아직까지 와플이와 떨어질 준비가 안되었나봐요. 고작 세시간인데 데리러 갈 시간이 되면 우리 와플이가 빨리 보고 싶은?

아이를 데리러 갈 때는 사전이 미리 등록해 놓은 보호자만 데려 갈 수 있고, 신분증을 반드시 확인 후 아이를 저에게 넘겨 주는 철저함에 좀 놀라고 감동했어요.

와플이가 저를 보고 "마미"라고 부르는데도 불구하고, 신분증 확인하고, 심지어 3일째부터는 얼굴도 익혀서 제가 와플이 엄마인줄 알면서도 신분증의 이름과 등록된 이름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하고 보내주더라구요.

데리러 갈 시간이 되면 뒤를 두리번 거리며 저를 찾는 와플이. 눈 마주치면 너무 반갑게 손 흔들어 주는데 저도 막 바람을 일으키며 손을 흔들었으니 누가 보면 백년만에 만나는 모자지간인줄 알았을거예요.

전날 사탕을 못 받았다고 슬프다며 울더니, 오늘은 사탕을 받아서 너무 기뻐하는 와플이

성경 말씀 배우러 갔는데 god는 당췌 무엇이며, jejus는 누군데 우리를 사랑하냐고 질문하던 와플이...

배우라는 성경은 안 배우고, 교회에서 친구들한테 what the hell!! 따위나 배워와서 엄마를 놀래킨 와플이...

 

학교 가면 단체 생활 잘 적응할까 걱정했는데, 여름 성경 학교에서 별탈없이 잘 보내는거 보니 우리 와플이는 이제 학교갈 준비는 된 거 같아요.  다만 공부 준비가 안되었을 뿐!

이제 컸다고 장난도 늘어서 사진 찍자고 하면 이상한 포즈로 엄마의 뜻에 반항을 하기도 합니다.

여름 성경 학교 마지막 날은 작은 공연이 있다길래 기대하고 갔는데...

울 아들 적응 잘 한 줄 알았더니... ㅋㅋㅋ 남들 다 율동하고 노래하는데 두리번 두리번~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또 걱정도 되서 친구들한테 보여 줬더니 전 제 아들만 눈에 들어와서 몰랐나봐요.

친구가 다른 애들도 멀뚱 멀뚱 안 따라하고 있는데 그게 안 보이냐며!!!

그러고나서 다시 보니 여자애들만 열심히고 남자애들은 목 긁적긁적, 아니면 팔 긁적긁적~

이것이 좌뇌 발달아들과 우뇌 발달아들의 차이인가요?

마지막날 기념 사진도 받았는데

아이고~ 아들아!!!!!

우리 와플이는 눈 꼭 감고 양손가락으로 입을 좌우로 힘껏 찢으며 메롱~

평생에 기념이 될 사진인데.. 왜 그랬니?!?!

이 사진을 본 남편은 와플이의 포즈가 특이해서 더 좋다며 잘했다고 칭찬합디다.

뭐, 듣고 보니 그런것도 같고...

이렇게 우리 와플이의 첫 여름 성경 학교는 무사히 마쳤고, 저의 일주일간 달콤했던 세시간 반자유 부인도 끝이 났습니다.

학부형으로서의 생활 미리보기 한 느낌이랄까요?

저도 좋았고, 와플이도 즐거웠던 것 같은데, 이 생활을 너무 못마땅해 하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제제!!!

제제에게 와플이는 형아이기도 하지만 베스트 프렌드 이기도 한데 아침마다 혼자 자기를 두고 가버리니 너무나 서럽게 울어대고, 시시때대로 형아를 찾고, 형아한테 가자며 제 손을 잡아 끌더라구요.

와플이가 정식으로 학교가기까지 남은 1년, 제제도 형아와 떨어지는 연습이 필요해 보이네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