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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기

한국아기 기저귀 갈던 미국인 친구, 경찰 부를뻔...... 한 사연

by 스마일 엘리 2012.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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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인들의 얼굴을 잘 못 알아봐서 엉뚱한 미국인을 제니로 착각하고 인사했던 사연 아실겁니다.
 2012/11/08 - [일상 생활기] - 외국인 얼굴 다 똑같아 보여 ㅠ.ㅠ 미국인들 포복절도 시킨 이야기
그때 제니가 아니라는 걸 알아 차린건, 제니의 9개월 된 딸 얼굴에 있던 붉은 반점 때문이였죠.
그 얘기를 제니에게 하면서 제니의 황당했던 에피소드를 듣게 되었답니다.

제니는 일본에 오기 전에 워싱턴주에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제니는 한국인 이웃을 만나게 되고, 그 한국인의 아기와 제니의 아기가 태어난 시기가 비슷해서 쉽게 친해졌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국인 친구가 급한일이 있어 그러니 세시간 정도 아이를 봐줄 수 있느냐고 부탁을 해 오고, 그녀는 흔쾌히 그 부탁을 들어 주었습니다.

제니는 한국인 친구의 아기를 돌봐주게 되고,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그만 너무 충격적인 것을 보게 되었답니다.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아기의 엉덩이가 멍이 들어 있었던거죠.
순간 그녀는 심장이 벌렁거리고, 손이 떨리기 시작했대요.
아기 엉덩이에 있던 푸른 반점은 그녀의 눈에 분명 학대의 흔적인 멍으로 보였던 것이죠.
몇번을 들여다봐도 멍 같아서 경찰에 신고를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설마 그 친구가 아이를 학대했을까? 만약 이 멍이 학대의 흔적이라면 자신에게 아이를 맡겼을리가 없을텐데... '
'만약 이것이 멍이 아니라면 괜히 경찰에 신고를 해서 문제가 커지고, 친구가 난처해 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
또 한편으로 '이것이 학대라면 내가 이것을 본 이상 방조해서는 안되지...' 하는 생각에 어쩔줄 몰라서 그녀는 남편에게 (의사) 전화를 했답니다. 

"친구의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엉덩이에 멍 같은게 있는걸 봤어, 어쩌지??"

"애기가 아시안이니까 몽골리안 스팟인거 같은데, 그래도 혹시 멍일지도 모르니까 내가 갈때까지 기다려"

제니의 남편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친구의 아이 엉덩이를 확인했답니다.
그리고 그것이 멍이 아닌, 몽고 반점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죠.

 

                                                             출처: google image

그녀는 만약 남편과 바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면 경찰에 신고 했을지도 몰랐을거라고 하더군요..
제니는 그때 처음으로 아시안 아기들의 엉덩이나 등에 나타나는 '몽고 반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요.
그전까지는 아시안 아기들을 돌본적도 없고, 백인 아기들에게서는 그런 푸른 반점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자기로서는 그것이 멍으로 충분히 오해할만했다는군요.

몽고반점이 아시안 아기에게 나타나는 모반(birth mark)인데, 자신이 보아온 birth mark는 백인 아기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붉은색 반점이였기에, 그것이 birth mark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답니다.

                                                  출처: google image

바로 지금 제니의 9개월 된 딸이 가지고 있는 붉은 반점이 백인 아기들의 흔한 birth mark라는군요.
마치 딸기처럼 생겨서 strawberry mark라고 부르기도 하구요.
제니는 남편에게 '몽고 반점' 이라는 것을 듣고서야 그것이 아시안 뿐만 아니라, 흑인, 또는 아시아계와 흑인계 혼혈 사이에서 나타나는 마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반대로 이날 저는 백인의 아기들에게는 붉은색의 모반이 나타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이 birth mark 역시 몽고반점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구요) 

                                                                    출처: google image

아시안 아기의 엉덩이를 보고 학대의 상처인줄 알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제니에게는 놀랍고 황당한 에피소드였겠지만 저에게는 사실 이 이야기가 두번째여서 그닥 놀랍지는 않았답니다. 
다만, 정말로 미국인들이 아시안 아기들의 몽고 반점을 보고 멍으로 오해하는 일이 종종 있는 일인가보다 다시금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뿐이죠. 

제가 미국에 간지 얼마 안되었을 때, 한다리 건너 아는 분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아이를 베이비 시터에게 맡겼는데, 아이의 엉덩이를 보고 멍으로 착각해서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는 바람에 조사가 끝날 때까지 아이와 부모가 격리되어 있어야 했다는 사연을 들었더랍니다.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저도 무척이나 충격을 받았어요. 
첫번째는 미국인들도 다 알고 있을 줄 알았던 몽고 반점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 두번째는 학대라고 판단되면 서슴없이 경찰에 신고하는 철저한 신고 정신에 놀랐답니다.
(몽고 반점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하다가 아이에게 몽고 반점이 있는 아이 엄마가 혹시라도 타인의 오해를 사서 누명을 쓸 수가 있으니 의사로부터 몽고반점이라는 소견서를 받아서 항상 소지하고 다닌다는 글도 보았습니다)

혹시나 저희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면 안되니 남편에게도 알려 줘야 할 것 같아서 남편에게 몽고 반점에 대해서 들어 봤냐고 했더니 모른다고 하더라구요. 
사진으로 검색해서 몽고 반점을 보여 줬더니 남편 역시도 신기해하며 정말로 멍으로 보인대요 ㅠ.ㅠ 

이 다음에 우리에게도 아기가 생기면 그 아기도 이 몽고 반점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잘 알아둬!!!

라며 수십장의 몽고 반점 사진을 들이밀며 보여 줬지요. 
그랬더니 남편 왈~ 

이제 그만 봐도 될 것 같아, 멍도 몽고 반점으로 보일 지경이야!!! 

(이런 이런.... 이것은 몽고반점을 멍으로 오해하는것보다 더 곤란한 상황인데... ㅡ.ㅡ;;; )

한국아기들의 몽고반점, 자칫하다가 미국인들의 오해를 받으면 곤란해 질 수 있으니 몽골리안 스팟에 대해 미리 미리 주변 미국인 친구들에게 알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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