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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이러니 미국 남자들이 가정적일 수 밖에....

by 스마일 엘리 2012.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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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자들은 가정적이다'라는 말 많이 들어 보셨죠?

'가정적이다'라는 의미는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하느냐를 기준으로 본다면, 틀림없이 '미국 남자는 가정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국에 살아보니 가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ㅋㅋㅋ


미국 남자가 가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첫째

제가 미국에 와서 한국과 크게 다르다고 느꼈던 것 중에 하나가 집 밖을 나서면 '아무것도 없다' 라는 것이였습니다.
한국의 경우, 집 밖을 나서는 순간 동네의 작은 슈퍼부터 시작해서 통닭집, 피자집, 분식점, 노래방, 술집이 쭈욱 늘어서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주택가에는 주택만 있을 뿐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식당도 차를 타고 나가야 있고, 한국처럼 상가들이 빽빽하게 밀집해 있는 경우는 없고, 하나씩 하나씩 드문 드문 떨어져 있더군요.
그나마 쇼핑몰 같은 곳에 가야, 레스토랑과 상점가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즉, 한국처럼 유흥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잘 없고, 또 유흥시설이 많지도 않은것이죠.
주택가에서 몇발자국 걸으면 술집 나오고, 또 몇발자국 걸으면 노래방 나오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차타고 20분 나가야 술집 하나 달랑 있고, 또 다른 술집을 찾으려면 차로 또 얼마를 달려야 할지 모릅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와 서울 특별시 엘에이구라고 불리는 한인타운을 제외한 보통의 미국 도시의 얘기입니다)
 이렇게 술집으로의 불편한 접근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유흥시설과 그닥 친하게 지내지 않는 듯 합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를 나서면 있는 주택가 도로 입니다. 
 


 
추천당근 주세용~ ^^ 엘리는 추천당근을 먹고 힘내서 글을 쓰거등요~



미국 남자가 가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둘째

한국에서는 일 끝나고, 회사 근처에서 동료들과 밥 한끼 먹으면서 시원한 맥주도 한잔하고, 그러다 필 받으면 노래방에도 잠시 들려 동네 노래자랑 한판 땡기고 오는 것이 아주 흔한 일이죠. 
일찍 파장하면 전철 타면 되고, 전철 끊기면 택시 타면 되니, 집에 돌아갈 방법이 걱정되서 술을 못 마신다는건 말도 안되는 핑계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술을 마시러 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술을 마시고 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하철과 택시가 널려 있는 뉴욕이 아닌 다음에야, 보통의 미국 지역에서는 지하철이 없는 도시가 대부분이고 버스 같은 공공 교통수단이 있다고 해도 한국처럼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택시는 길에서 보기 드물기까지 하구요.

운 좋게 택시를 탔다고 해도, 택시비를 포함한 운전기사의 팁까지 지불하고 나면 가볍게 마시고자 했던 맥주 한잔 값보다 훨씬 비싼 택시비를 지불해야 한답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인들은 집에 돌아갈 방법이 없기에 일 끝나고 동료들과 가볍게 술을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가 없는것이죠.
이것이 바로 일 끝나면 집으로 직행하는 이유 입니다.



미국 남자가 가정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셋째

저는 한국에서도 그리고 일본에서도 직장 생활을 했었는데,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직장내에서의 회식에 그 배우자가 함께 참석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보기 드문 일이였습니다.
제 경험만으로 얘기하자면, 직장 회식에 배우자가 함께 참석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배우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회사에 소속된 사람도 아닌데, 그런 모임에 끼는 것도 사실 어색해서 참석하고 싶지 않을테구요.
그러다보니 회식은 남편 혼자 참석하게 됩니다.
1차로 식사만 하고 슬그머니 빠져 나올작정으로 참석했다고 해도, 직장 상사와 동료들의 2차 강요에 눈치가 보여 어쩔 수 없이 2차, 심지어는 3차까지 참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미 시간은 자정이 넘은 시각이죠.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남편 직장에서의 회식은 이전의 포스팅처럼 언제나 가족 동반 환영의 분위기입니다.
2012/08/28 - [일상 생활기] - 깨알같이 재미있었던 미국직장의 송별회, 한국과는 좀 다르네!!
결혼한 분들의 경우 대부분 회식자리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기 때문에 어색할것도 불편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한국의 직장 생활과 비교한다면 미국의 직장 분위기 자체가 미국 남자들을 가정적인 남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죠.


이런 미국의 주변 환경이, 미국 남자들을 집으로 일찍 불러 들이고, 그만큼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가정적으로 느껴질수 밖에요.
비단 미국 남자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에 주재원으로 오셨다가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한국인 부부가 계셨는데, 아내분이 하시는 말씀이

미국에 있는 동안은 남편이 회식이다 뭐다 술자리도 없고, 술 마시러도 안 나가서 좋았는데, 이제 한국 돌아가면 널리고 널린게 술집이고, 또 다시 매일같이 술모임일텐데, 그것만 생각하면 한국 가기가 싫어!

라고 하시더라구요.
하루가 멀다하고, 술모임에 늦게 퇴근하던 한국 남자들도, 밤이 심심한 나라 미국에 오면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가정적인 남자가 될 수 밖에 없는거죠. ^^ 

미국 남자들이 가정적인 이유, 이런 시각으로 해석해 보니 재미있지 않습니까? (저만 재미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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