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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기

미국인 남편의 직장동료들도 중독된 한국의 맛

by 스마일 엘리 201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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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연애시절 LA에 있는 갈비집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가 남편은 후식으로 나온 수정과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달달한 계피향이 나는 수정과를 맛 본 남편은 대뜸

이거 만들 수 있어? 결혼하면 이거 꼭 만들어줘

 

으...응..... (땀 삐질;;, 쓴 웃음을 지으며) 만들 수 있어. 만들어 줄게......


남자만 연애시절에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따준다고 거짓말하는거 아닙니다;;; 
여자도 합니다. ㅋㅋㅋㅋㅋ 
사실 왕년에 수정과 위에 잣은 좀 띄워봤지만 수정과는 만들어 본적도 없는데, 좌뇌, 우뇌가 핑크 하트로 가득찼던 시기라 핑크빛 거짓말을 하고 말았죠.
 
그리고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남편은 수정과 맛을 기억하고는 정말로 저에게 수정과를 만들어 달라는겁니다.

'아!!!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인가!?!?!?!?!?!'

그래도 한국 음식에 애정을 보이고,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 점점 늘어가는 남편이 기특하잖아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수정과 만드는 법을 폭풍 검색질 한 끝에  두시간이나 걸려 수정과 한솥을 끓여내고, 일주일은 두고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흐뭇했지요.
(알고보니 수정과 끓이는 법은 완전 간단하더라구요. 다만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
남편도 제가 끓인 수정과를 맛보더니

그래, 이맛이야!!! 역시 맛있어!!!


하며 좋아하더라구요.

수정과를 끓인 다음 날, 남편은 한솥 가득하던 수정과를 1.5리터 페트병 두개에 나눠 담더니 직장에 놓아두고 마시겠다며 가져 갔습니다. (뿌듯뿌듯!!! 만들길 잘했어.. 저렇게 좋아할 줄이야;; )
그런데 그날 저녁, 수정과로 가득 채웠던 병들이 빈 페트병들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혼자서 이걸 하루만에 다 마셔버린거야??


라고 남편에게 물으니

내가 수정과를 마시니까 다들 이게 뭐냐고 물어서 한국의 시나몬 티라고 해줬더니 직장 동료들이 다들 맛보고 싶어하더라고... 그래서 나눠서 마셨어, 그리고 또 만들어 오래


또 만들어 오래!!

또.... 또.......또.........

아니 내가 그걸 어떻게 만들었는데??
2시간이나 불 앞에 서서 땀 삐질삐질 흘리면서 만들었는데...
그걸 또 만들라니!!! ㅠ.ㅠ
게다가 남편 동료들과 나눠 먹을 만큼 대량을 끓이라니 ㅠ.ㅠ
눈 앞이 깜깜해지더군요. 
하지만 이 미국땅에서 그들에게 낯설기만 한 한국이라는 나라의 음식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모두들 한국의 수정과를 좋아해주었다고 하니 뿌듯함과 자랑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다음날 바로 좌생강, 우계피를 양손에 들고 굳은 의지로 싱크대 앞에 섰답니다.
대형 냄비 안에서 푹푹 끓고 있는 계피를 보니, 제 속도 끓고, 한편으로는 애국심?도 끓고 뭐, 복잡 미묘한 심경이였습니다. ( 수정과 두번만 더 만들었다가는 온갖 인생철학은 다 논할 기세;;;; )

 우선 추천 버튼 꾸욱~ 누르고 읽어 주실거죠??? 추천에 힘내서 글쓰는 엘리랍니다

 

아무튼 그 이후에도 가끔씩 대량의 수정과를 만들어 남편 직장에 보내곤 했었답니다.
하지만, 남편이 일본으로 전근을 오게 되었고, 이곳에 오고 난 후 부터는 더이상 남편 직장 동료들을 위해 수정과를 만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만 수정과를 너무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한국 식료품점에서 꼬박 꼬박 주문해서 먹었지요.
 


그러다 올해 6월, 미국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가 일본으로 전근을 오게 되었고, 우연히 식당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동료분과 저는 반갑게 서로 안부 인사를 주고 받고, 인사가 끝나자마자 

그건 그렇고, 미국에 있는 동안 엘리씨가 만든 한국의 시나몬티가 너무 그리웠다구요, 저도 일본으로 왔으니, 이제 엘리씨의 시나몬티를 다시 맛 볼 수 있는건가요?
 
이말을 들은 저 기뻐해야 되는거 맞죠??? ㅠ.ㅠ
아~ 기쁘다!!! 아~뿌듯해 ( 아니 근데 왜 자꾸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거지??? ㅡ.ㅡ;;; )
아!!! 수정과여!!!! 미국인들을 아주 그냥 중독시켜 버렸구나 ㅠ.ㅠ

사실, 그 분이 일본으로 오셨을 때 남편이 저한테 이미 얘길 했었어요.

**가 이번에 일본으로 왔어, 근데 나한테 시나몬 티가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 (제 눈치를 흘끔 흘끔 보며;;)

이것은 시나몬티를 만들어 오라는 아주 우회적인 표현이지만 못 들은척 할 수는 없기에, 그냥 눈치 없는 척 했는데 ㅠ.ㅠ

직접 그 동료분을 뙇~ 하고 만나버렸으니;;
게다가 직접 저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니.....
저, 큰 솥 꺼내야 되는거겠죠?? ㅠ.ㅠ
조만간 좌생강 우계피 정신을 다시 한번 살려야겠습니다. (아~ 생각만 해도 더워진다;;; )

***추가 포스팅***
어제, 미국 라디오 듣는데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나오더라구요. 라디오 DJ가 요즘 이 노래와 댄스가 유튜브에서 폭풍인기몰이 중이라며;; 뿌듯뿌듯..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 순수 한국어로 나오는 우리 나라 음악을 들으니 정말 감동적이고 기분 좋더라구요.
싸이,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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