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개방에 관광 버스 대절한 일본인들, 디즈니랜드 입장객수 능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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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골든 위크'라는 황금 연휴가 끼어 있는 날 중 하나인 5월 5일,
제가 살고 있는 이와쿠니에 있는 미해군 기지가 개방하는 날이였습니다.
평상시에는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이지만, 이 날만큼은 기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부대안을 둘러 볼 수 있고, 부대안에서는 여러가지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에어쇼를 보기 위해서 남편과 저도 데이트 하는 기분으로 베이스에 갔답니다.

 

광장 같이 넓은 곳에는 간이 놀이기구들이 설치 되어 있어서 자칫 어린이들에게 지루할 수 있는 미군부대가 즐거운 놀이 공원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생각보다 줄이 꽤 길었거든요.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천막들은 음식들을 파는 포장마차였습니다.
미군 부대에서 주최하는 축제인 만큼 음식들은 주로 미국 음식들이였습니다.
간단한 핫도그나, 햅버거, 타코등등, 그렇지만 일본이다 보니 빠질 수 없는 타코야끼와 야끼토리도 인기 메뉴중 하나 였습니다.

미군 기지 답게, 군용 항공기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파일럿과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각 항공기 마다 파일럿들이 대기 하고 있더라구요.

시간이 지나니 점점 사람들이 많아 진다 싶었는데, 저 멀리로는 아예 빽빽하게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라구요.
제 블로그에 지겹도록 했던 말이, 젊은 사람은 정말 보기 힘든 시골마을 이와쿠니라고 했는데, 다들 어디서 나타 났는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습니다.

사실, 기지 개방하기 전날부터 일본인 친구가 당일은 차를 운전할 수 없기 때문에 집에 꼼짝말고 있어야 한다길래 무슨 소린가 했더니, 개방 전날인 5월 4일부터 이곳 이와쿠니는 기지 정문근처에서부터 차량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당일이 되니, 차량 정체가 되어, 아예 차량은 움직일 생각도 안하기 때문에 다들 이와쿠니역에서 내려서 걷기 시작하는데 무슨 행렬을 방불케 했답니다.
(역에서 기지까지 자동차로 15분 거리, 도보로는 40분이 넘는 거리임 )

미군기지 개방이 뭐가 그리 특별한 행사라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나~ 했는데,
저를 더욱더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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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관광 버스들이랍니다.
세상에나!!!!!!
조그만 시골 마을에 있는 이 미군기지 개방에 주변 타지역에서 관광버스까지 대절해서 미군 기지 구경을 왔습니다.
관광버스에 붙여진 안내판에는 "** 여행사" 로, 일본 여행사들은 미군 기지 관광 상품을 판매했던 것입니다.
이 흔하지 않은 광경을 보니 웃음이 나더라구요.

일본 역시도 한국처럼 미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특히나 이곳 이와쿠니 기지는 기지 확장때문에 지역주민과 마찰도 많아서 때때로 기지 앞에서 농성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기지 개방한다고 하니 관광버스 대절하고, 여행사에 판매하는 관광 상품으로 구입해서 기지까지 관광을 오다니,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텐트까지 들고 와서 잔디밭에 텐트촌이 만들어졌습니다.

수 많은 인파들 뒤로 늘어선 관광버스들의 대열이 보이시나요???
이곳 이와쿠니의 전통 축제였던 '킨타이쿄 마쯔리'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을  이날 보았습니다.
2012/04/30 - [일본 생활기] - 국적불문,남녀노소 참가하는 일본의 마을 축제 '이와쿠니 킨타이쿄 마쯔리'

다행스럽게도, 이곳에 와서 알게된 언니의 남편분의 직장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얼떨결에 참석하게 되어서 저와 남편은 저 많은 인파들을 피해서 아주 상석에서 편안하고 조용하게 에어쇼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피자를 팔고 있었는데요,
일본 피자와 사이즈부터 다른 미국 피자에 열광하며 1인당 기본 2판씩 사가던 일본인들!!!
한 판 사 먹을까 했지만 이것도 줄이 50미터도 넘게 늘어서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공중에서는 에어쇼가 한창입니다.

비행기로 하트도 그리고, 그 하트에 큐피드의 화살을 쏘는 중입니다.

수많은 인파들의 머리위로 시원스럽게 비행기들이 날아 다니며, 곡예를 펼칩니다.

에어쇼를 보느라 하늘에 집중하는 사이, 더욱더 빽빽하게 들어찬 일본인 미군기지 관광객들!!!
이 날, 기지에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수는 280만명
도쿄의 디즈니 랜드와 디즈니 씨의 2011년도 입장객수가 2534만명
그렇다면 하루 평균 입장객수는 211만명이 되는데, 이 작은 시골 마을의 별로 볼것도 없는 미군 기지에 관광버스까지 대절해 다녀간 일본인 입장객수가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의 하루 입장객수를 능가하다니...
그저 웃음밖에 안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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